료의 웃는 얼굴이 조금 위로가 되어주는...
이런 표정이 좋다
대단한 자신감의 소유자.
손짓 하나 표정 하나에까지도 대단한 자신감이 묻어 나온다.
그래서 어떤 모습의 어떤 역할을 하더라도 자연스러워 보이게 만드는 힘이 있다.
피아니스트, 미용사, 파일럿, 카레이서 등등
약간은 숙련된 기술을 가져야 하는 직업을 연기하는 그의 모습이
그다지 어설퍼 보이지 않는 것은
그가 뭐든 빨리 배우는 천부적인 재능을 타고나서라기보다는
자신만만한 태도로 일하는 모습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그런 자연스러움은
누가 보고 있다는 것을 완전히 잊어버리거나 보든 말든 신경을 끄기 전에는 불가능한데
키무라 타쿠야의 자연스러움은 바라보는 시선을 상당히 즐기는 데에서 오는 것 같다.
자신감 같은 건 노력만 해서 얻어지는 것은 아니니까,
아마 이 남자의 속 어딘가에 스스로에게 주문을 거는 장치 같은 게 숨어있는 지도 모르겠다.
몇 년 째 요리프로그램의 호스트로 손님에게 요리를 만들어주고,
종종 망가지기도 하는 건 알고 있지만
그 정도로 존재감이 줄지 않을 만큼의 거리를 유지하고 있다.
자신과 관객 사이에 브라운관이나 무대가 존재한다는 것을 확실히 알고 있는 것 같은 분위기. 이렇게 거리감을 유지한 것이
결혼을 하고 아버지가 되도록 변함 없는 인기를 유지하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가수로서의 그의 매력은 아직 잘 모르겠지만 배우로서의 그는
어쩌면 그의 명성이 배우로서의 재능을 과소평가하게 만드는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대단하다.
화면이 비어있는 자리를 빈틈 없이 채워주는 배우랄까.
그의 드라마들이 시청률 기록을 세워가는 것은 뭐 드라마 자체가 괜찮은 덕분도 있겠지만
아마 나처럼 탐미하고 싶어하는 사람들에게
키무라 타쿠야로서의 매력을 자신있게 뿜어내는 힘 때문이 아닐까.
늘 약간 터프한 스타일의 남자를 연기하지만 그 인물들 사이에는 미묘한 차이가 있다.
몇가지 특유의 매력적인 표정들-웃다가 갑자기 표정을 바꾼다거나
대사를 부러 어눌하게 한다거나-을 매번 전혀 다른 타이밍에 끼워넣으면서 차이를 만든다.
그래서 각각 다른 캐릭터의 모습 속에서도
키무라 타쿠야로서의 매력을 빼놓지 않고 보여주는 것이다.
그것 때문에 늘 비슷비슷한 것처럼도 보이는데 실은 그의 연기스타일이 다 같아서 라기보다는
그 스스로가 이런 장치나 설정으로 모든 역할에
'키무라 타쿠야'라는 스탬프를 찍어서 보여주기 때문이다.
타이밍이 중요한 그의 연기는 그래서 스틸 사진으로는 그 매력을 다 담아낼 수가 없다.
이렇게 인물을 표현하는 과정은 잘 계산되거나 연습한 결과라기보다는
그냥 본능대로 움직이는 듯이 보여서 더 신기하다.
그의 터프함은 마초와는 좀 다르다.
접촉씬(!)들을 볼때마다 느끼는 건데 손길이 꽤나 거칠다.
내용상은 그냥 톡 치거나 어깨 한 번 잡는 건데도 당하는 사람들은 되게 아프겠다 싶게
상대가 여자 건 아이 건 별로 개의치 않는다.
뷰티플 라이프에 나온 표현으로 치자면 마음속의 Barrier Free라고나 할까.
그래서 별로 편견 없는 사람일 것 같은 생각이 든다.
몇 번 노래하는 모습을 봤는데
연기할 때의 터프함은 간데 없이 사근사근 노래하며 춤추는 모습에서는
부드러움과 터프함을 다 보여주면서
이런 취향 저런 취향의 여자들을 모두 사로잡으려는 야심의 냄새도 난다^^.
각종 기록들과 함께 식지 않는 인기가 그를 떠받치고 있는 한
그의 자신감이 좀 오만해 보인다해도 잘 어울리는 컨셉이 될 것 같다.
왕자는 위풍당당하셔야 되니까~
그리고 그 왕좌에서 내려올 때 쯤엔
가수보다는 반짝이는 배우로 새롭게 시작했으면 하는 바램이 있다.
롱 바케이션(ロングバケーション,1996)
얼마 전 야마구치 토모코가 스맙쇼에 출연한 걸 봤는데
두 사람 모두 좀 쑥스러워 하면서 아련한 느낌을 진지하게 말하는 걸 보고
나도 모르게 흐믓해한 기억이 있다.
개인적으로 제일 맘에 드는 커플인데
키무라 타쿠야가 실지로도 연상과 결혼한 걸 보면 역시 이 조합이 괜찮았던 게야~
LoveGeneration(ラブ ジェネレーション,1997)
키무라 타쿠야 버닝의 중간단계 쯤에서 본 드라마인데
내겐 왠지 지루해서 5초 단위 스킵을 해가며 봤다.
그 와중에도 마츠 다카코가 꽤 귀엽다는 생각은 들더군.
잠자는 숲(眠れる森 - A Sleeping Forest,1998)
여기서의 헤어스타일은 정말 원빈스럽다.
화질이 최악이어서 안타까왔지만 상당히 흥미로운 드라마였다. 스릴러.
러브레터의 나카야마 미호와 같이 나왔는데 안 본 사이 팍 늙은 듯한 그녀의 모습이
좀 어색했다.
어딘가 소라호시의 전조를 보이던 독특한 드라마.
뷰티풀라이프(Beautiful Life - ふたりでいた日々,2000)
본격적인 중독증을 보이게 만든 드라마.
굉장히 무뚝뚝한 미용사 역할이었는데 그 거친 손길에도 불구하고 커트장면은 진짜 같았다. 여배우는 좀 별로 였지만 오빠와 친구로 나온 조연배우들의 매력도 만만치 않았고,
오랜만에 보는 본격 최루성 멜로 드라마-정말 많이 울었다, 속이 시원해질 만큼.
그래 울릴려면 아예 이 정도로 해버리는 게 좋아.
히어로(HERO,2001)
온 몸에서 완전히 힘을 다 뺀 키무라 타쿠야의 놀라운 명연기 퍼레이드.
여기서는 남자로서의 매력을 완전히 포기한 듯 보기 드문 연기를 펼치는데
그게 또 이상한 매력이 있어서 중독증을 한단계 높였다.
게다가 한 사람도 빠짐없이 매력을 뿜던 조연들.
다른 드라마에서도 본 적이 있는 배우들이었지만 모두 다 이 드라마에서의 연기가 최고였다.
왜 아직 속편을 안 만들어 주는 거지, 또 보고 싶은데.
코헤이 스타일의 연기도 또 보고 싶고!
ps. 히어로를 보면서 오래전에 처박아둔 AB슬라이더를 꺼내고 싶어지다--;;
하늘에서 내리는 1억개의 별(空から降りる一億の星,2002)
히어로가 힘 뺀 연기의 최고봉이었다면 소라호시는 힘 빡 준 연기의 최고봉이었다.
역할 자체도 모든 여자들을 쓰러지게 만드는 남자였으니 뭐 더 설명할 것도 없지만.
좀 위험한 분위기에 마음을 쉽게 열지 않는 미스테리 꽃미남 요리 견습생.
하지만 후유증이 커서 다시 보는데 좀 용기가 필요하다.
굿럭!!(グッドラック!!, 2003)
파일럿 제복은 제법 어울렸지만 짧은 머리의 키무라 타쿠야는 갑자기 나이 들어 보였다.
열혈파일럿이라는데 열혈치고는 좀 무던하지 않았나 싶기도 하고.
러브제너레이션에 이어 두번째로 5초스킵으로 감상.
프라이드(プライド,2004)
롱베케이션은 그냥 그렇게 넘어갔는데 두번째로 보게 된 프라이드는
키무라 타쿠야의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여주었다.
수줍던 피아니스트는 자신만만한 하키선수가 되어있었고
얘기 자체는 그렇게 흥미진진하지 않았는데도 빼놓지 않고 보고 말았다.
역시 자신만만이 어울렸던 게지.
이때도 좀 여윈 듯한 얼굴이 나이들어 보이긴 했는데.
혹시 굿럭을 먼저 봤더라면 두 드라마에 대한 느낌이 바뀌었을까.
엔진(エンジン,2005)
아직 끝나지 않았고 7회까지 봤는데 좀 재미없다. 하지만 스타일은 최고.
이 정도의 머리길이가 딱 좋다.
매회 조금씩 디테일한 연기의 매력을 보여주긴 하지만 전체적인 내용이 좀 지루하다.
제목이 무색하게도 카레이서 얘기보다 훨씬 비중이 높은 아이들을 통한 강력한 가르침들이
좀 거슬리기도 하고.
이거 끝나면 이제 올 해 안에는 또 볼 게 없을텐데, 정말 아쉽다...
영화|2046(2004)
사실 영화는 거의 졸았다. 기억나는 내용도 별로 없다.
잠결에 언뜻 스타일 좋은 남자를 본 기억이 났는데 그게 키무라 타쿠야라고 들었다.
키무라 타쿠야를 처음 보게 한 영화이자 왕가위와의 작별을 고하게 한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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