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노스바스의 추억|Nobody's Fool



우리나라 비디오 표지는 브루스 윌리스, 멜라니 그리피스, 폴 뉴먼의 얼굴을 모두 따 붙여서 만들었다. 그래서 화려한 출연진에도 불구하고 구닥다리 같은 번역 제목에 너무 안 어울리는 세 사람의 어정쩡함 때문에 몇 번 집었다 내려놨던 비디오였는데, 어찌 어찌 손에 쥐게 되어, 보다가 잠이나 자볼까 하고 한번 틀어본 영화-였는데.
 
난 이런 얘기가 좋다.
인생의 전환점이라는 것이 로또대박이라든가 귀공자의 간택-남자라면 상속녀의 간택쯤이 되겠지-처럼 확률이 거의 제로에 가까운 엄청난 사건으로만 생겨나는 것이 아니고, 또 그 전환점이 있었다고 해서 인생이 180도 바뀌어야만 가치가 있는 게 아니라는 아주 친근감 있는 교훈(^^).
 
이 영화의 또 다른 백미는 대사들인데 서양식의 단순하지만 명확한 표현의 미가 정말 대단했다.
심각해도 웃기고 슬퍼도 웃기다.
따붙였을때는 이상했던 세 배우들의 모습도 영화속에서는 괜찮은 그림이었고.
잉글리시맨이나 오!그레이스를 보면서 그랬던 것처럼 여기저기 낄낄거릴 구석도 많은 동네사람들 얘기는 보면서도 그냥 반갑다. 역시 서양이든 동양이든 작은 동네사람들끼리는 다들 저러구 사나보다 싶은^^  
그리고 평화로운 엔딩.
죽이고 싸우고 울고 소리치는 장면 하나 없이도 오르락내리락 재미있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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