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100페이지쯤 읽었을 때 책 괜히 샀다 후회를 좀 했었다.
짧은 챕터가 하나씩 끝날 때마다 어김없이 등장하는
'궁금해죽겠지~' 코드들.
대단한 걸 보여 주겠다고 큰 소리 탕탕 치는 작가의 수법이 아주 빈정상해서
그 손에 놀아나고 싶지 않은 반항심이 생길 지경이었다.
그러다가,
빨리 읽고 남들 많이 빌려줘서 본전 뽑을 생각에 마음을 붙이고 읽다보니
200페이지를 넘어갈 즈음부터 재미있어지기 시작했다.
다빈치코드는 기독교문화인인 서양 사람들이 더 재미있어할 만한 내용이었다.
아마 오래 전부터 있었겠지만 정론으로는 인정받지 못한, 그러나 논리적인 '예수'의 또 다른 역사는 흥미로왔다.
마지막의 반전은 너무 빨리 짐작을 해버려서 뒷부분에 다시 느슨해지긴 했지만
읽어볼만은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얼마 전에 '동방박사와 헤로데 대왕'이라는 기독교를 소재로 한 프랑스 소설을 읽었는데
비교하자면 다빈치코드는 아주 미국적인 구성이었다.
사람은 별로 중요하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사건과 스토리로 밀고 나간다.
계속 궁금해하도록 미끼를 던지고 도망가면서 다시 이어가는 재주는 영화나 드라마를 보는 것 같았다.
정말로 영화를 만든다고 한다.
블럭버스터를 꽤 매끈하게 만지는 론하워드 감독이 톰행크스와 함께.
윌리엄허트가 조금만 젊었어도 딱 이었는데.
아니면 조지클루니가 좀 섹시모드로 갔어도 좋았을텐데.
좀 아쉽긴 하지만 영화를 볼지 안볼지도 모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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