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고양아람누리 마티네콘서트 2 - 피아노와 친구들
비오는 날이라 조금 일찍 나갔더니
나름 여유있게 도착.
전형적인 봄날 같은 모짜르트의 첫곡은
피아노가 없는 음악을 들려주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들었다.
피아노 없는 곡 부터 다른 악기 수가 점점 많아지는 방식으로
선곡했다고 했다.
실내악에서의 피아노는 반주처럼 그다지 인상깊은 소리가 아니었는데
이날의 피아노는 빈주라기 보다는 1/2, 1/3, 4/1, 1/5만큼 제 소리를 내거나
이따금은 소리가 커지기도 하는 주인공 같았다.
브람스, 슈베르트, 쇼스타코비치-
이름만으로는 내취향인데
선곡 면면은 박종훈 취향^^
클래식이면서도 한구석은 클래식 바깥쪽으로 팔을 뻗고 있는 음악들이랄까.
오늘은 꽤 많은 연주자들이 등장했다.
더블베이스가 오케스트라용과 독주용이 따로 있다는 것, 독주회로 있다는 걸
처음 알았다.
오늘 나의 베스트는 브람스의 피아노 4중주와 첼로연주자 허윤정.
'피아노 반주'를 예상해서 오늘 공연이 제일 기대가 적었는데
비 때문인지, 더 도톰한 공기방울에 싸여있는 것 같은 피아노 소리가
듣기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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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안티고네|2013
현대라면 절대권력에 맞서는 것은 국민과 정의의 이름일텐데
대신 신의 이름을 빌려 사람노릇을 하고 사람답게 죽겠다고 절규하는 안티고네.
안티고네의 절규와 항변은 크레온의 당위를 덮고도 남는다.
다만, 나는 안티고네는 귀한 것을 위해 목숨을 바치는 것보다,
인정할 수 없는 것을 인정하며 살기를 더 힘들어했을 것 같아서
과연 어려운 선택이었는지-에는 물음표를 살짝 달아본다.
전사같은 짧은 머리, 지금 입고 나가도 될 것 같은 옷차림의 안티고네는
전차 같은 이미지를 나타내려는 것이었다고 한다.
김호정이 살려 낸 안티고네는 그랬음에도 여성성을 잃을 수는 없었지만.
오랜만에 기대를 잔뜩하고서도 만족스러웠던 안티고네.
그리스비극 속 코러스의 존재는 이번에 처음 알았다.
여지껏 현대적인 각색의 흔적인 줄 알았는데.
그 고대극의 특징이
마치 실시간 댓글처럼 현실감 있게 서로의 반응을 주고 받으며 등장할 수 있게 된게
세월의 변화라니..재미있다.
오이디푸스 때와 같은 경사진 무대는
무대가 한 눈에 다 들어와서
관객 입장에서는 연출가가 특허를 내도 될 것 같이 멋지기만 했는데
거기서 걷고 뛰고 춤춰야 하는 배우들에게는 무척 힘든 무대라 한다.
제대로 설 수가 없어서 약간 구부정하게 서 있어야 한다고.
한태숙 연출가는
배우가 한 가지를 해내고 나면
다 바꾸거나 뭔가 더한 것을 시도한다는 김호정의 얘기를 듣는 동안
'내일의 왕님'에서 되돌이고개를 연기하던 토야의 불평이 생각났다.
'넌 어째 사람 잡는 생각만 하냐'...였던 것 같다^^
크레온과 안티고네의 설전이 생각보다 적은 분량이었는데,
그래도 기억에 남는 대사들이 있었는데,
지금은 기억이 안나는데,
...언젠가 읽어보리라.
극과는 다른 모습이지만 아마 그녀는 이 얼굴로 쓰러졌을 거야.
하지만 나는 당신이
모두의 기억 속에 저주받은 왕이란 두꺼운 덮개로 봉인된
그 오이디푸스가 희망이던 시절을 불러일으키려 애쓸 때
눈물이 났었어요.
이런 진폭을 찾아 연극무대에 서는구나 싶던 그.
오이디푸스 보다 쫌 긴 대사로 쫌 더 긴 기쁨을 주신 박정자 마마님은
사진 한 장 없으시네요....섭섭하게.
이것은 포토샵 효과가 아니다...
얼굴만 완벽하게 사라진 아이폰 솜씨-헐....
토월극장은 참 오랜만인데,
이름이 바뀌었다.
대대적인 수리를 했다는데
마이크 달고 다니는 게 기본인 뮤지컬이라면 모를까,
연극에는 도통 어울리지 않는 거의 오페라 극장수준의 객석규모부터
언짢았다.
아마도 이곳은 연극배우들의 발성수준 시험장이 될듯.
모든 객석이 R석인 새라새극장에 한 번 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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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드|그런데도 살아간다|それでも、生きてゆく|2011
약간 백야행 같은 분위기, 어딘가 어색해 보이던 얼굴들 이었는데....
드라마를 모두 다 본 후 둘의 얼굴이 완전히 달라보이던 기적(^^)의 체험.
보기 시작할 때만 해도 포스터의 저 멍~한 남자가 에이타인 줄 몰랐다.
소년살인범의 가족과 소년 살인범이 살해한 소녀의 가족들의 이야기라는
묵직함이 대략 상상되는 이야기다.
살인범의 여동생과 피해자의 오빠가 로미오와 줄리엣인데
예상과 달리 둘은 거의 시작부터 정체를 안다.
모르고 사랑에 빠졌다가 놀랐다가 울부짖는 흔한 기술은 부리지 않았다,
왜냐면.
그런 기술 아니더라도 자신만만하니깐!
이렇게나 주눅 든 줄리엣,
이렇게나 맥 빠진 로미오를 본 적이....
나 뿐만 아니라 아무도 없을 거다.
아마 그 사고가 아니었으면
꽤나 발랄하고 엉뚱한 사차원 처자가 되었을 모습까지 담아
청춘이 슬프게도, 늘 기죽고 눈치보며 살아온 후타바를 연기하는 미츠시마 히카리는
감동이다.
게다가 늘 존재감이 좀 약한, 주인공의 미남친구 같던 에이타도
무거운 심장에 끌려다니는 지친 청년이 되어 있었다.
게다가 놀라운 아키의 어머니, 오오다케 시노부.
이름 외우는 데엔 좀 더 걸리겠지만
이미 감탄은 해버리다...
어설픈 데이트 느낌의 두 사람-이곳이 주 데이트 공간이다.
3번이나 아무렇지도 않게 자고 가면서 아무-일도 없다^^
재미있었던 건 두 사람의 놀라운 패션인데...
우리나라 같으면
청춘스타들은 아무리 설정이 막장후줄근 수준이라해도
후줄근한 척 하는 괜찮은 패션을 선보이기 마련인데
이 둘은 정말 리얼 징한 옷만 입고 나타난다.
뭐 그런 옷을 입고 나와도 둘 다 호감형 인간이긴해도.
저 목이 늘어난 티셔츠도 그렇지만,
진짜 몇 벌 안되는 옷을 11부 동안 돌려입고 나오는 두 주인공이라니
덩달아 몰입되지 아니할 수 없었던 것이었던 것....
젤로 좋은 옷을 골라 입고 나온 이 날도 에이타의 양말패션은 눈부시게 빛난다
후카바의 선택은 정말 반전 같았는데,
혹시 아무 기대도 하지 않는 것이 수 십년 간 우울한 선택습관으로 남아
쉽게 포기해버린 건 아닌지 양 어깨를 세게 붙잡고 흔들며 물어보고 싶어진다.
한 걸음 한 걸음 그들의 마음속으로 이끌어주고
다시 한 걸음 한 걸음 걸어나오는 길까지 친절하게 이끌어주시는
사카모토 유지 사마를 알현하다......
그리고 사이코패스 샘플 하나 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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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드|Mother|2010
상처 있는 어른애기와 애기어른의 사랑이야기, 마더.
까칠한 나오씨와 특이한 레나-츠구미가 운명처럼 만나
먼저 알아본 레나-츠구미의 구애에
결국은 퐁당 빠져버린 나오씨.
상처속에 웃음을 잃어버린 나오가 서서히 웃음을 찾아가던 것,
집에서도 학교에서도 환영받지 못하던 레나가
어디서나 사랑받는 츠구미가 된 것,
모두 사랑의 기적입니다~
츠구미와 나오의 편지는
엄마와 딸이라기보다는 연인의 것 같았다.
'당신은 나에게 그 무엇이었습니다...
당신으로 인해 나의 삶은 빛났습니다....'
이 두 사람 사랑하게 해주세요-를 내가 대신 외쳐주고 싶었다.
서로에 이끌려 사랑하게 된 특별한 엄마와 딸의 사랑이야기, 마더.
선택하지 않고 만나는 평범한 부모자식사이를 꿈꾸던 진한 관계의 주인공.
갑자기 평범한 연애를 꿈꾸었던 착한남자의 마루 생각이 나네...
마더는 엄마의 전시장이기도 하다.
엄마 구해줘...와 구해줄 수 없었던 엄마.
아마도 그 순간 부터 그녀는 스스로를 분리시키기 시작했던 같다.
인생에서 소중한 날은 하루면 충분하다는
속 깊은 우렁엄마.
너무나 의지가 되겠지만, 한 편 너무 마음이 아프게도 만드는 나쁜 엄마다.
가장 멋졌던 엄마.
씩씩하고,
열정적이고,
무엇보다도
태양의 기운이 가득했던 솔직한 엄마.
넌 버림 받는 게 아냐. 네가 버리는 거야.
한 번 더 유괴해 줘...
목소리, 발걸음, 글씨, 슬퍼하지 않으려는 작별인사 속 사랑고백은 더 슬픈...
카라마조프가의 형제들에서 읽은 내용이 기억났다.
자식이 부모에게 왜 부모를 사랑해야하는 지 물을 때
내가 너를 낳았으니까-밖에는 대답할 수 없는 부모는 좋은 부모가 아니라는.
한 번은 엄마를 버리고, 한 번은 엄마를 잃어야 했던 츠구미.
그 상처, 나오의 사랑으로 충분했을까.
처음 헤어져 밝은 모습으로 시설에 있던 츠구미는 나오의 사랑으로 성장한 것 같았지만
마지막 이별 앞에서 씩씩하게 웃으려는 츠구미는
늘 괜찮아-를 답하던 레나일 것도 같아 마음이 쓰이기도 했는데.
하지만 다시 생각해 봐도
어디서 시작되었건
온 인생을 던져 자신을 열렬히 사랑해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그렇게 애타게 찾아갈 사랑이 있었던 건
굉장한 거니까,
엄마가 바라보고 있다고 믿는다는 것으로
그렇게 애타게 찾아갈 사랑이 있었던 건
굉장한 거니까,
엄마가 바라보고 있다고 믿는다는 것으로
괜찮았길 바래.
설마, 크기만 하고 무겁지는 않겠지 싶으면서도
가방자체가 학대도구 처럼 보인다-책가방은 더했어.
왜 츠구미는 저렇게나 많은 짐을...싶은.
근데, 귀여워...!
(책가방은 더 귀여워!)
이게 첫 재회는 아니었으면 좋겠는데....
법은 잘 모르겠지만
이런 유괴는 좀 인정해줬으면 좋겠는데 말이다.
어차피 피해갈 놈들은 다 피해가는 걸,
이런 예외는 좀 안될까.
세 엄마와 세 딸 혹은 네딸...
이상적인 모성애의 전시장인 마더는
드라마 속 하나씨도 말하고 있듯
어쩌면 남자작가 였기에 쓸 수 있었던
환상특급 일 지 모른다.
그럼에도 좀 더 그녀들을 들여다볼 수 있었던
좋은 기회.
옛날에 언니에게 물은 적이 있었다.
엄마가 되면 뭐가 달라-하고.
그때 언니는 대답했었다.
다른 건 모르겠는데 TV건 영화건
엄마하고 아이가 헤어지는 장면은 참을 수 없이 슬퍼서 엄청 울게 된다고.
근데...엄마가 아니어도 그렇게 울 수 있다-나이가 들었더니^^
하지만, 어쨌거나 이 드라마의 가장 큰 후유증은 요녀석.
저를 햄스터에 맡겨놓고 놀러간 엄마에게 즐거워서 다행이라는 통화를 하는 중이다..
연기를 잘하는 건지 못하는 건지 알 수 없는
(왜냐면 아역인데 가끔 오버스럽기도 해서--;;)
이 아가는 세상에나 어쩌면 이렇게 사람을 무방비 상태로 만드는 얼굴을 가졌던 지
드물지만 몇번 소리내서 웃던 장면에서는
정말 깨물어 주고 싶을 지경이다.
저런 볼을 뽀뽀 한 번 안해주고 버틸 수 있었다니
나오엄마는 정말 독특한 엄마임에 틀림없어.
어른의 예쁜 외모는 정성껏 가꾸면 십여년까지도 수명이 길어질 수 있지만
아이의 모습은 정말 그 순간 뿐이다.
웅~너도 이미 커버렸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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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단명 사이코패스(우리 주변에 숨어 있는 이상인격자)|Psychopath|로버트 D. 헤어
사놓고 무려 8년 만에 완독 --;;
"아니, 달라. 사회병질자(소시오패스)는 잘못 자라서 나쁜 짓을 하는 거야.
아마, 사회에 불만이 많겠지.
난 사회에 불만 없고 적개심도 없소.
그저 내 자신일 뿐이오. 난 사이코패스일 거요."
사이코패스는 우선순위나 개인적 가치에 익숙하지 않으며 이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다. 그들에게는 진지한 문학이나 예술로 표현된 인류의 비극, 즐거움, 항쟁 등이 의미가 없고, 삶 자체의 슬픔, 기쁨, 인류를 위한 투쟁 등에도 관심이 없다. 아름다움과 추함, 선과 악, 사랑, 두려움, 유머도 아무런 의미나 감동을 전하지 못한다. 날카로운 지성을 갖추고 있지만 인류의 삶의 방식에 대해서는 색맹이나 다름없다. 비교해서 판단할 수 있는 정보를 인식하지 못하니 설명해 봤자 소용이 없다. 하지만 이들은 미 모든 것을 이해하는 듯 다른 사람을 흉내 내고 입심 좋게 떠벌이기 때문에 이런 사실을 알아채기 힘들다
-허비 클렉클리의 [정상인의 가면] Hervey Cleckley [The mask of saniry]
저자에 따르면 사이코 패스는 '공감'능력이 애초에 없는데도
자신이 이용하려 마음 먹은 사람들과 능숙하게 관계를 맺기 위해
다른 사람들이 공감할 법한 내용을 표현하려 남들의 감성까지 빌려 쓴다고 한다.
이 공감능력의 부족 때문에
시끄럽다고 어린애를 던져버린 사이코패스는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한 참회는 전혀 없고
어린애가 얼마나 자신을 짜증나게 했는 지에 대해서만 계속 화를 낸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 사이코패스들은 절대로 '제 정신'이기 때문에
재판에서 일시적인 정신착란이라든가,
정신질환을 이유로 정상참작을 하는 것에
전문가인 저자는 반대한다.
잔혹한 범죄자들 중에 사이코패스가 많은 것은 사실이지만
사이코패스가 전부 다 연쇄 살인범이 되는 것은 아니며
상대적으로 가벼운(?) 사기 같은 범죄를 치면서 평생 인간 숙주들을 이용하거나,
경쟁사회에서 승승장구하는 성공한 사이코패스들도 많다고 한다.
왜 이런 사람들이 태어나는 지는 알 수 없지만
다행이도 아주 어린 시기에 발견한다면 호전될 가능성은 높다고 한다.
문제는 부모들이 끊임 없이 자신들의 양육방식을 자책한다든가,
진단을 받을 엄두도 못내고(차마 상상하지 못해서)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결국은 예방법-사이코패스의 숙주가 되지 않는 법-으로 끝나는 마무리는 슬펐지만
아마도 사이코패스 분야에서 가장 독보적인 정보집일 듯.
자아실현이 모든 인류의 꿈이어서는 안되는 이유가 한 가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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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순수의 시대|Age of Innocence|1993
ELLEN And May. Does she share these views? ARCHER If she does, she'd never say so. ELLEN Are you very much in love with her? ARCHER As much as a man can be. ELLEN Do you think there's a limit? ARCHER If there is, I haven't found it.
ARCHER You gave me my first glimpse of a real life.
Then you asked me to go on with the false one.
No one can endure that.
ELLEN I'm enduring it.
이상하게도 사랑에 빠져있는 사람들이 늘 더 멋져 보인다.
메이를 사랑하던 아처는 단정하면서도 자유로운 정신을 가진 이상적인 남자,
엘렌에 빠진 아처는 영혼의 자유를 갈망하는 더운 피의 청년.
엘렌을 동경하지만
메이의 아처가 더 멋있었다.
어쩌면 그도 그것을 알았던 게 아닐까.
스스로 선택할 수 있는 많은 기회 속에서
맘 편히 흔들리다 대강 포기하고 살았으면서
스스로를 희생자처럼 여기는 듯한 그의 태도는 맘에 들지 않았지만
오랜 환상의 사랑보다 자신을 알아주는 동반자의 인연을 다시 선택하는 마지막에서야
그를 제대로 이해하게 된 것 같다.
어렴풋한 기억으로 채널을 멈췄다가 끝까지 보고 말았다.
벌써 20년이 된 영화였다니...
20년 전보다 더 재미있었던 것 같다.
우디 엘런의 뉴욕보다는 마틴 스콜세스의 뉴욕이 어쩐지 더 인간적이야.
지금의 헐리웃에도 이런 배우, 이런 영화들이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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