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피텐|Spaten|독일


뮌헨맥주 맛이 이런 것?
강한 향이 있는데
재료는 보리맥아와 홉. 

스텔라 아르투아|Stella Artois|벨기에


좀 진한 첫맛이었는데 먹다보니 조금씩 가벼워지는 맛.
에딩거 류.


마션|The Martian|2015



취향은 예술의 적이라고도 하니
한 번도 보고 싶어할 리 없는 영화를
한 번은 넘들 손을 덥썩 잡고 따라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다는
게으른 저항정신
혹은 화성만큼이나 멀리 떨어진 사회성의 빛을 따라
진짜로 봤다, 보기 전엔 제목도 몰랐던 영화를 ㅎㅎㅎ

1. 인터스텔라 때도 그랬지만 헐...맷 데이먼 닮은 사람인 줄 알았다.
     내 머릿속엔 아직도 윌 헌팅 뿐인가...

2. 그래비티에서 잉태되었지만
    인터스텔라를 지나 화끈한 해피엔딩만을 향하여 돌진하는 게
    마지막에 뚜껑 열고 솟구치는 장면과도 비슷하다 ㅋㅋ

3. 영화 속의 반전은 모두 과학적 반전이어서 마음에까지 와닿지는 않았지만,
     영화 끝난 뒤의 대박반전-감독이 리들리 스콧이라고....!?

4. 군데군데 졸았지만
    좀 피곤하던 차에 꿀휴식을 취함으로써 그 다음 일정까지 소화하게 해주었으므로
    별로 돈 아깝지는 않았다^^

5. 가장 큰 짜증은 오히려 헐리웃 버전의 PPL.
    중국이 제작비를 얼마나 댔는지 개연성 없는 휴머니스트 중국 등장.
    감독이 리들리 스콧이라는 게 또 다시 안 믿김. 

그러나,

6. 승리의 기억이 다시 싸울 가슴을 뜨겁게 해준다는 점에서
     이 임무를 완수한 모두의 가슴 속에 남아있을 뿌듯함과 자랑스러움은 멋있다.

어셈블리|Assembly|2015

폼생폼사!

밀어부치는 진상필이 없는 것보다
반성하는 백도현이 없는 것이 불행(이었는지 문제 였는지 확실치 않지만)이라는 댓글이 생각난다.
정말 이렇게만 자신을 들여다볼 줄 알아준다면-하는 생각이 간절히 들던 국회구경.
어셈블리를 보면서
추경예산이란 게 뭔지도 알았고
법안 하나가 어떻게 결정되는지도 얼핏 볼 수 있었기에
한편으로는 더 갑갑한 생각이 들기도 한다.
뭐 개별 품질은 그렇다 치고
절차상으로는 나름 까다로운 자격을 매긴 대의입법기관인 국회의원들이고
그들의 직업이 법안을 만들고 고치는 것임에도
이렇게나 까다로운 절차가 있다는 것이
진상필의 입장에서야 부당한 일이기도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법의 정신,
법 없으면 안되는 경우를 대비한 법을 만드는 절차로서는 나름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문제는 역시 누가-인셈이다.
현재 대한민국 국회에는
박춘섭의 자리를 차지하고는 있으나
박춘섭만큼의 철학-자신이 대변하는 국민이 누구인가-도 없는 사람과
진상필의 꿈을 가지고 등원했지만
홍찬미가 되었다가 강상호가 되어버린 경우가 부지기수일 사람들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것이다.
오히려 강상호 정도라면 솔직하고 우아한 편에 속할지도 모르겠다.

언제부터인가
다른 나라의 거주민 또는 국민이 되는 것이
나에게는 신나는 상상이 아니었다.
짜증나고 열 받고 부끄러울 때가 있어도,
내가 선택한 게 아닌 채로 익숙해진 것이어도, 
그냥 한국사람으로 죽겠구나-받아들이기로 했는데
어셈블리를 보면서
그 이유 하나가 또렷해지는 느낌이 들었다.
지금은 아니지만,
언제인지는 모르겠지만.
언제든
저렇게도 될 수 있을 것 같은 곳이라서,
될 것 같은 게 안되기도 하고,
정말 안될 것 같은 게 되기도 하고.
알 수 없는,
포기를 막는 에너지가 남아있는 곳이어서.
그 에너지를 밖에서 평가하는 게 아니라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그대로 느낄 수 있는 자격을 그냥 가지고 있고 싶어서.

여전히 이해되지 않는 건 이거다.
폼나게 살고 싶어 뱃지달고 싶었던 인간들이
왜 그렇게 구질구질한 뱃지 인생을 구걸하고 연명하는데 연연하는지.

멋진 드라마의 필수조건.
명연기에 바치는 찬사.

정재영.
박중훈이 연기에 대해 찬사를 받을 때나 미지근한 반응을 얻을 때나
일관되게 '작품'이 중요하다고 하던 게 생각났다.
한 번도 연기를 못한다고 생각한 적이 없지만
확-와닿지는 않았던 정재영이 여기서 그랬다.
진상필은 매력적인 인물이긴 하지만
정재영이 충혈된 눈으로, 쉰 목소리로 연기하지 않았다면
용접공 출신의 말 잘하는 벼락의원의 죄충우돌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극의 흐름을 따라온 입장에서는
그럴 줄 알았던 감성적인 연설이었는데도 눈물이 떨어진 건 그의 힘.
그는 멋졌다.
"어째서 부자를 돕는 것은 투자라고 하고 가난한 사람을 돕는 것은 비용이라고 합니까!"
(룰라가 한 말이라지만 저는 진의원께 들었습니다요~)
-그 뒤에 이어진 '최선'발언은
노동평가를 감정적으로 하는 것 같아 찬성하지는 않지만
정의가 다를 수 있으므로 패스.

장현성.
진짜 이상한 역할이다, 백도현은.
미친 것도 아니고 안 미친 것도 아니고
욕망의 동네에서 대장 노릇을 하겠다면서
이따금 어딘가를 찔려하는 햄릿같은 인간.

언제나 미묘함이 깔려있는 인물.
진짜 있을 것 같은
-다만 백도현 같은 결단은 무기한 미루고 있다는 게 흠이겠지만-
희망과 배신의 아이콘 백도현은 장현성이었다. 
봄이 아빠였던 게 언제였던가....

그 다음은 김서형.
김서형은 데뷔작부터 한 번도 발연기를 한 적이 없음에도
별로 연기파라는 생각은 안해봤는데
여기서는 묘하다.
예전 파리의 연인 이후로
오랜만에 제 옷을 입은 느낌이다.
나경원의 코스프레 같았던 초반에 이어
후반부의 인간적인 변모가
이렇게나 자연스러울 수가.
장면을 사로잡은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다.
마지막 그녀의 고백에서
-그럴리가 많지는 않겠지만-
보고 배우는 사람들이 있으면 참 좋겠다.

내내 기쁨조 해주신 강상호 의원.
내 기억이 맞다면 이 분은 옛날 베스트셀러극장에서 행글라이더를 타던 분이신데
완벽한 이웃을 만나는 법에서도 한 번 놀랐었지만
여기서도 화려하지 않은 명연기를 펼치신다.
뻑하면 혹시 전직 조폭?-을 의심스럽게 만드는 몸짓에
국회본회의장에서 날개없는 천사 시전이라는 무리수를 이 분이 아니었다면 어찌...ㅋㅋ
이원재-이름을 이제서야 찾아보다니...죄송!

뒷심을 발휘하신 조웅규 의원.
따지고 보면 좀 밀리는 순위였음에도
왠지 아나운서 출신일 것 같은 분위기와
그럴싸하게 못된 연설을 일삼는 꼴이 정말 너무 재수없는데도
웃겼다!
어디서 본 것 같은데 기억은 잘 안나지만
앞으로는 어셈블리에서봤던 걸 기억할 수 있을 것 같다.

19회를 못보고 마지막회 중간부터 봤고
끝을 보고 나니 19회는 안봐도 될 것 같았는데
정작 19회를 보고 나니
이게 최종회였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상하게도
분명 대박날 것 같은 드라마였는데 시청률이 그다지 높지 않아서
끝까지 품질이 유지된 것 같은 느낌^^
정도전을 안봐서 몰랐지만
정현민 작가.
 대단하다.

근데 이 드라마는 제목이 참 많이 깎아먹고 들어간 느낌......

EIDF 2015|드론|Drone|2014

토니에 헤센 셰이 Tonje Hessen Schei|78분|노르웨이

뉴스룸에서 슬로안이 드론 공격기사를 들고 흥분했을 때 전혀 실감하지 못했던 참상.
드론에 대해 들을수록 게임과 자연스럽게 연결이 되는데
게이머들이 등장하는 부분에서는 입이 떡 벌어졌다.
진짜 미친 거 아냐.
세살 짜리 쿠르디의 죽음으로 세계가 결단을 내리기 시작한 때에
훨씬 더 많은 아이들이 무방비상태로 폭격당한다는,
더 적극적인 살인현장의 희생자가 된다는 사실을 보자니
무릎이 팍 꺾이는 기분이다.
괜찮다고 생각했던 오바마가 다시 보인다.

Justice binds and blinds.
최근에 들은 말 중에서 가장 인상 깊게 남은 말.
나는 옳으니까 옳치 않은 저들을 처단해도 된다고 믿게 된다고 한다.
그러 면에서 지금 미국의 방침이 다른 나라의 선례가 되면 어쩔거냐는 비난은
설득력이 있다.

역시나 물꼬를 튼 것은 내부고발자,
스스로 전범이 될 위험을 무릅쓴 조종사였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더 편했겠지만
그래도 이 선택이
그냥 그대로 사는 것 보다는
나은 것임은 그도 이미 알고 있을 터.

참 사람들 양심도 없다.
남을 죽이면서 나는 털끝하나의 위험에도 처하지 않겠다,
최대한 멀리서 죽여 비명도 듣지 않겠다니.
드론들에게 드론을 보내고 싶어진다.

그와중에도 희망이 느껴지는 건
전 세계에서 찾아와 함께 있어 준 사람들.
지붕에 희생된 아이들의 사진을 붙인 것이 조금이라도 효과가 있으면 좋겠다.

EIDF 2015 후기

2주간 즐거웠다, EIDF가 아니었다면
찾아보지 못했을 재미있는 영화들과의 만남.
몇 편 안본 상태로 궁금해서 시상식을 봤는데...
헐.
작년도 그렇고 제발 축하공연은 좀 빼는 게 어떨까.
입구 옆자리도 R석 같은 그 작은 장소에서
다큐멘터리 영화제와는 아무 상관 없이
한류의 냄새라도 좀 풍겨보겠다는 안 어울리는 공연시간은
앉아서 보는 사람이나 공연하는 사람이나
그 모두의 그 불편함이
모니터를 뚫고 생생하게 전해진다.
-그래서 그동안은 딴짓함.

그리고
그 여러 편 중 진짜 맘에 안 들던 아주 소수의 영화 중 한 편이 상을 받았는데
그 영화를 제외하고도
수상작들은 공통점이 있다.
전부 다 아주 개인적인 화제에 집중한다는.
사회나 정치나 세상과는 아무 상관없이.
그러고 보니 작년의 화제작 다이빙벨은 후보에도 없었네.
작년의 홈스는 불타고 있다-처럼 워낙의 압도적인 한 편이 없긴 했지만
올 해는 수상작이라도 더 보고 싶어지도 않는 정도이고
오히려 초대작들이 더 호기심을 끈다.
스페인어 배우면서 티타임은 한 번 봐야지..생각했지만.
노르웨이 영화가 많았던 것도 특징.

이번 EIDF에서의 제일 큰 수확은 Dbox를 알게 된 것이다.
다큐전용상영관이라 맘에 든다, 보고 싶은 영화도 좀 있고.
하지만 무료 공개기간 끝나면
흡연장면 모자이크 처리했던 것 같은 TV의 흔적은 지워주셔야지?

EIDF 2015|발레 보이|Ballet Boys|2014


케네트 엘베바크  Kenneth Elvebakk|73분|노르웨이

주섬주섬 주워 읽은 얘기들이 있었다.
비보이였다가 성공적으로 발레로 정착한 무용수,
뒤늦게 발레를 시작했는데 별 무리 없이 주연 무용수가 되었다든가,
발레리노들의 주요 역할이 발레리나들을 들어올리는 거라는 얘기 등등. 
그래서 발레리노들의 세계는 경쟁이 별로 치열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착각이었다.
어딘들 열심히 하려는 사람들 사이에 경쟁이 없겠어.
누군가를 이기기 위해 춤을 추지는 않겠다는 쉐르게이의 한마디가
기특하게 와닿았다.

쉐르게이는 인종차이를 얘기하는 대목에서도 느낌을 남겼는데
한 사회의 성숙도를 얘기할때
성인이 아닌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게 꼭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
어른들은 아닌 척하며 믿고 싶은 방향으로 묻고 가는 것을
유일하게 예리하게 느끼는 시기가
바로 이 때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발레라는 아주 특별한 분야의 이야기였지만
역시나 교육을 생각하게 된다.
MOOC의 수업을 들으면서 감동한 적이 몇 번 있다.
대부분 유학생이 많은 학교들이라 경험이 쌓여 그랬을 수도 있지만
온라인이고--찾아가 항의할 수 없는 물리적인 환경,
선발과정 없이 신청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기에 학생탓 하기 쉬운 조건에
심지어 무료인 수업인데도
끊임없는 학업독려,
그리고 무식에 좌절하지 않도록
학생들이 모름직한 것들에 신경 쓴 구성과 도움,
학생들의 제안사항을 반영하는 소통구조 때문이다.

징글징글한 경쟁력을 배경 삼아
교육과정에 맞을 수 있는 학생들을 뽑겠다며
입시지옥 생존자들의 수학능력을 평가해서 선발하고도
모르면 니가 바보-주의를 고수하는
한국의 교육기관들을 생각해 보면
재능만 아니라 몸의 능력치까지 꼼꼼히 지켜보지만
선발 후에는 냉동실에 보관할 음식의 분량까지 일대일로 설명해주는
정말로 학생의 발전에 대한 관심과
그 관심의 위험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멋져보였다.

언젠가 공연을 보게된다면
무척 반가울 세 얼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