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비엥 마지막날
역시나 어제만큼 시크한 서빙청년들.
오늘은 두눈을 똑바로 뜨고 코코넛쉐이크를 갖다주면서 파인애플주스라고 우기기까지했다. 나한테 왜 이래~~ 하지만 맛이 괜찮아서 그냥 먹었다. 주문은 왜 두번이나 확인한 걸까...나중에 보니 계산서에도 코코넛쉐이크로 되어있었다던데. 아마도 살짝 하이였을까.
사원앞에 맛있는 길거리음식판이 벌어져 있는데 안타깝게도 내가 먹어보고 싶은 메뉴을 파는 집은 앉아서 먹을데가 전혀없이 비닐봉다리에 포장판매만 하고 있다. 소시지랑 야채랑 밥이랑 먹고 싶었는데..... 아쉬움을 달래며 인도 식당으로. 오랜만에 먹어본다, 인도카레.
와~~~맛없다~~! 주문한지 오분만에 잽싸게 나오더라니 카레냄새나는 국에 닭고기가 잠겨있다. 갈릭난에서는 살짝 군내가 나는 듯하고, 다 먹고 나니 입안에 은근히 착 감기는 조미료맛 역시 라오스에서는 라오스 음식을 먹어야 겠다. 그래도 낮에 먹은 스파게티는 쫌 불은 것 빼고는 먹을만 했는데......아무래도 Nazim은 인도식 패스트푸드점인듯. 보너스로 서빙하는 꽃처자는 전화삼매경이라 딱 하나있는 손님을 못본다. 할수없이 아쉬운 내가 카운터 옆에서 재떨이를 찾아왔다. 그리고 정말 음식에 있어서 론리플라넷 저자들은 믿을 수가 없다.
길거리 바베큐 고르기 팁: 돼지고기라고 산 건 곱창이었고, 소고기라고 산건 간(아마도 안전한 건 닭). 난 두 가지 다 좋아해서 선택은 괜찮았는데, 헐....돼지곱창이 죽 이어져 있는거다. 생각해보니 아까 잘라준다고 하긴했다. 고긴줄 알고 됐다그랬는데...아무리 좋아하는 곱창이긴 해도 그걸 이빨로 끊어먹다보니 완전 질렸다. 당분간 꼬치가 다 안먹고 싶을 듯.
빙비엥 둘쨋날
2-3년 여행을 생각한다는 활기넘치는 중국 청년과 잠시 말벗을 하다가
좀 떨어진 제일 큰 동굴을 가기로 결심,
자전거를 타야하는 청년과 헤어져 가던 중 애매한 표지판 앞에서 잠시 망설일때
다행이 헷갈리던 길을 먼저 갔다가 되돌아 나오던 자전거배낭족의 제보로 계속 제 길을 가다.
뒷자리도 없는 1인석 안장에 꽤나 힘들어보였음에도 걷고 있는 내게
걸어서 갈 수 있겠냐고 물어봐주는데,
해줄 수 있는 게 없을 때는 물어보지도 못하고 지나가면서 내내 마음 불편한 나와 달리
뭘 해줄수 없을 처지에서도 말 한마디 건네는 친절이 좀 고마웠다.
하지만 뭐, 괜찮다고 할 밖에-하하하.
가던 중에 나처럼 미련(^^)하게 걸어서 땡볕 6km 대장정을 가고 있던 네덜란드 처자와
일일 동행을 하다.
자전거와 오토바이를 너무 못타서 걸을 수 밖에 없었던 나와 달리 이 처자는 그저 걷는 것이 좋아서 였다고.
가다가 드디어 찾던 블루라군을 발견-생각보다 아담한 자태에 실망했지만
내 발이 닿을 깊이라 맘 편히 수영을 했다.
처음엔 아무도 없었는데 하나둘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
거기서 몇달 있다가 한국여행을 오겠다며 강남이 어떠냐고 묻는 쾌활한 캐네디언과
한국여행에 관심을 보이던 스패니시를 만났다.
강남스타일-라오스도 비껴가지 않는다...참...
수영 잠깐 하고 노닥거리다 나왔는데 여기가 아니라 진짜 블루라군과 큰 동굴은 따로 있다는 정보를 입수-다시 행군 시작. 나중에 우리 둘다 여러번 얘기했지만 혼자였으면 너무 힘들었을듯.
결국 찾아간 그곳은 TV속에 나오던 방비엥의 바로 그 모습이었다. 하지만 물이 깊어 수영은 제대로 못하고 물에서 올라오다가 미끄러지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빽다이빙 ㅠㅠ 보는 사람 없었던 것도 물 안먹은 것도 정말 다행--;;
돌아오는 길에 해가 꼴딱 넘어갔다.
생각해보면 왕복 14km를 걸은 셈이니 하루가 갈만도 하지. 너무 배가 고파서 막 문을 닫고 있던길가식당 문을 다시 열고 들어가 볶음국수를 막었다. 정말 보람찬 하루였지만 녹초가 되는 바람에 야심차게 맘먹었던 맥주의 밤은 안타깝게도 무산 에잉.....
참 까먹었을 번 했네-동굴안에서도 길을 잃음^^
무슨 명목인지 다리 건널 때마다 돈 걷는다
(근데 other side게스트하우스쪽으로 가면 돈 안 걷는 다리도 있다-LP에 시즈널브릿지라고 나와 있는 다리)
비엔티엔 구경
조마커피 맞은 편 선물가게 구경하다가
녹차비누랑 모기물린데 바르는 약을 사고
(근처 서점에서 훨 싸게 팔고 있었음)
가게를 대신 봐주는 옆집 착한얼굴언니네서
커피를 마시고
잠깐 들어갔던 여행사에 전화기를 두고 와서
땡볕에 똥개 훈련 좀 하고
비엔티엔 유일의 쇼핑몰까지 찾아가서
라오스 처자들이 신고 있는 예쁜 조리를 사려했지만 결국 내가 산 것은......
(것도 나중에 생각해보니 바가지)
나머지 시간들은 절구경으로 때웠다.
금칠이 번쩍하는 것이 태국 스타일과 비슷해보이는데 훨씬 더 많은 것 같기도. 희안하게 여기 용들은 혓바닥의 기상이 대딘해 보인다. 어느 절이나 마당에 의자와 탁자가 있어서 나그네들 앉았다 가기 좋다.
숙소 근처의 절. 정말 보리수 밑의 부처 같은 느낌.
저녁에 숙소 바깥주인과 한잔.
한반 마시면 멈출 수 없어 시작할 수 없다고 빼는 안주인과 다음엔 청소도우미를 구해 놓고 한잔하기로 약속 ^^
다른 투숙객의 안내로 인근 구이집에서 장만한 자녁 메뉴-닭고기, 닭간, 어묵 등등
비엔티엔에서 방비엥으로
그 사이 숙소동기 일본처자와 잠깐 수다.
천천히 다니는 스타일인 이 친구는 남쪽을 여행하고 이제 일본으로 돌아갈 참이어서 비엔티엔과 장거리 밤버스 정보를 알려줬다. 밤에 개들의 전쟁이 시끄러운데도 이 친구는 다섯마리 개들과 세마리 고양이들과 노닥거릴 수 있는 이 숙소가 아주 맘에 든단다. 론리플라넷엔 없는데 일본가이드북에는 집같이 편안한 곳으로 소개되어 있다고. 하긴 나도 안주인과 맥주마시러 다시 올거긴 하지만 ^^
잠깐 본 일본가이드북은 사진이 많아서 좋아보였다.
방비엥가는 길은 보기보다 길이 평탄치 않아 참 오랜만에 거친 드라이브를 했다. 냅다달리는 통에 큰버스보다 좀 빠른듯. 세시간만에 도착해서 다시 툭툭으로 옮겨탔는데 꽤 찼는데도 출발을 안한다. 언제 가냐니까 돌아온 답은 원미닛 ㅋ 그걸 누가 믿어 했는데 헐 금방 미니밴들이 도착해서 진짜 일분만에 출발했다는--;;
아고다에서 급하게 검색한 Jamme Guesthouse에 짐을 풀었다. 환락가에서는 한 1.5km정도 떨어져 있는데 음..운동 좀 하기로 했다.
가는 길 휴게소? 옆 풍경
애기가 제법 복잡한 랩스커트를 혼자 입는 모습
숙소 베란다 전망
Heuan Lao Guesthouse
첫인상은 그저그랬고
시내에서 꽤 떨어진 위치 때문에
택시비도 더 나왔고
첫날 밤 내내 라이브뮤직이 들려서
변두리 술집 맞은 편인줄 알고 쫄기도 했지만
(알고보니 그것은 그 유명한 라오스 결혼식-보통 삼일간 먹고 마시며 모르는 사람도 막 초대해준다는 인심좋은 파티^^),
밤마다 개들의 표효전쟁에 선잠을 자기도 했지만
나는 이 집이 맘에 들었다.
매일 바가지를 긁어도 될 것 같은 '혼자만 행복한 남편'을 두고도
얼굴에 발랄한 미소가 가시지 않는 헐...이름을 안 물어봤네 --;;
암튼 귀여운 주인장 덕분이다.
물론 이 집에는 아담하지만 퍼져있기에 부족함이 없는 정원도 있고
저렴한 가격이라는 큰 매력도 있지만
있기에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주는 건 역시
편안한 주인스타일.
라오스는 유난히 느긋하고 해피한 얼굴의 사람들이 많긴 한데
지금까지 눈에 띄는 해피 얼굴의 소유자는
이 주인장과 조마커피 맞은 편 파투자이 카페의 수줍버전 해피 언니.
보기만 해도 기분 좋아지는 얼굴들.
다섯마리의 개와 세마리의 고양이가 사는 집.
어딜가나 개가 많긴 한데 이 믾은 개들이 거의 다 주인있는 개들이고
혹시 주인이 형편이 안되면 절에 데려다 준다고 한다.
절은 항상 사람들이 음식을 가져다줘서 먹을 게 많으니까.
이 동네 개들은 그래서인지 굉장히 순하다.
낯선사람에게도 으르렁거리지도 않고-그래도 집은 지킨다니까
아마 나쁜 짓 하는 사람은 물겠지 ㅎ
해피한 주인들이 개도 해피하게 키우고 있다.
늑대소년|a Werewolf Boy|2012
감독 참 독특하다.
대놓고 가위손을 떠올리게 하더니 중간 쯤은 폭풍의 언덕을 생각나게도 하다가
어느새 '남매의 집'에서 느꼈던 그 기묘한 분위기-웃기면서도 어딘가 으스스한-를 풍기더니
다시 세상에 없을 완벽한 동화로 마무리를 짓는다.
금지된 장난부터 소나기, 가위손...
연정의 힘이 이렇게 부활할 줄이야.
60년대라는데 70년대로도 기억되는 소소한 세월의 소품들로
-주전자 뚜껑에 물마시기나 밥때 부르던 목소리:이때 철수가 제일 먼저 달려갈 줄 알았는데^^정감어린 배경을 그리면서도
사건이 벌어질때쯤 분위기는 이미 클래식한 공포버전.
클래식이라 별로 무섭진 않지만^^.
어딘가 현실이 더 비현실 같기도 하고 독특한 사람들의 관계도 새롭다.
가위손의 착한 아줌마의 복사판인 엄마는 그렇다치고,
진실을 모르면서도 마음을 거두지 않고, 어쨌든 약속을 지킨 순이는 킴보다 진화했다.
여기에 합심해서 선의의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과
진실을 밝히려는 나쁜 놈의 대결 같은 독특한 장면도 있다.
게다가 천인공로할 인권무시 프로젝트를 사주했던 공권력인데
그 무능함에 오히려 안도한다거나,
비윤리적 실험을 방관하다
나중에 인간애를 보이는 이중적인 교수를 우리 편으로 믿는,
생각해보면 엄청 찝찝한 상황이 좀 심란하기도 한데,
그 어느 것도
예쁜 소년소녀가 울며불며 외치는 사랑이야기의 흐름을 깨지는 않았다.
생각해보면 이 특이한 장면들에 들인 공에 비하자면
로맨스부분이야말로 어디서 안본 적 없는
대놓고 클리쉐 작전이었는데도!
마치 인디감성을 메이저로 포장하면서도
어딘가 인디스런 표식을 남겨 놓을 줄 아는 자신의 재주를 뽐내기라도 하는 듯이.

다음영화에 깔린 엄청난 호평 댓글-혹시나 눌러본 몇명이 다 영화 감상평이 처음인 사람들-이 겹치면서,
살짝 들었다....
별로 스펙터클하지 않으니 좀 참았다가 나중에 DVD로 보는 사람이 많아지면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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