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나빌레라|2021



인물 하나하나 매력적인 참 오랜만의 드라마.
뒤늦게 보다보니 먼저 봤던 다른 이야기들에게 나빌레라의 여운이 더해져 있었음이 느껴진다. 

심덕출
나이를 헛먹었다고 반성할 줄 아는 꼰대력 제로의 초보 발레무용수.
초반의 귀여움과 중반의 절실함 마지막에는 깊이를 보여주는 그 발레사랑은 
박인환의 땀과 심덕출의 땀이 똑같을 거라서 
더 깊은 감동이다.
어딘가 우아해 보이는 손짓도 보기 좋았다.

이채록
이미 어른처럼 살고 있었지만
출소일엔 그렇게 안절부절이던 어린 채록이는
목표가 생긴 후엔 아빠의 전화라는 유혹도 뿌리치고 연습하며
청년이 된다. 
마지막 공연 점프는 경이롭고.
파수꾼에서 느꼈던 답답함을 상기시켜 주던 무영과 채록이 다시 만나는 결말이라 다행이다.

기승주
뭔가를 오래 공들여 해 본 사람들의 깊이.
누구든 얼마나 처음이든 
같은 동료로 받아주는 그 깊이는
시기나 질투를 넘어 자신이 아끼는 그 일을 좋아하는 사람을 만난 반가움으로도 드러났다. 
시기질투 같은 건 사랑하는 일이 아니라 
사랑하지 못하는 자신에게서 솟아나기 마련이라서.
채록의 신경질과 덕출의 눈치 없음이 덕출의 조급함 때문이었던 걸 읽어주는 매력리노.

은소리
회고에 가까운 대화에서 짐작할 뿐이지만
참 어려운 순간 힘든 시간 속에서 단단해진 사람일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귀여운데 어른인 배우고 싶은 사람. 
기승주와의 합은 모두 다 재미있었다.

할아버지가 발레하는 거 그냥 많은 감동작 중 하나겠지 넘겼다가
결국은 이렇게 보고야 말았는데
한 번 시작하고는 멈출 수 없었다. 
덕출리노의 데뷔와 공연은 
마치 은소리와 기승주가 덕출의 흑조를 생각하는 마음을 
그대로 느끼게 해주는 것 같다.
볼 때마다 찡한 철길에서의 덕출과 채록도 그렇고.
하현상과 최백호의 목소리도 좋았고.

그리고 그냥 생각나는 장면들.
학교 못간날 혼자 1교시 산수공부하던 성산이
재앙에 좌절하는 평범한 하지만 드물게 공격적으로 절망하다가 흔들리던 호범이.

발레|심청|2006





​언제나 귀여워서 기대되는 애기 심청들인데 오늘은 그 짧은 시간에 왠지 모르게 글썽거릴 뻔했다. 뭐였을까. 

아무리 봐도 앵벌이 같은데 그렇게나 애틋해하는 아버지라니 아마도 심학규씨는 안보이는 곳에서 큰 사링을 주시는 아빠였던 듯. 

선원들의 군무가 멋있긴한데 히늘거리는 청이 하나를 이리 끌고 저리 끌고 하는 거 폭력적으로 보이는데 오늘은 심지어 더 직접적이기까지. 밀치고 당기는 장면들만 그냥 효녀에게 예우하는 춤으로 바꿔줄 순 없을까. 불편하다. 그것 거슬려하다가 심청이 입수장면을 놓침. 그와중에 임선우 선장 매우 매우 멋있다. 오른쪽에서 황토색 저고리 입고 춤추던 선원 점프가 높아서 계속 봤는데 발레단 홈피에서 과연 누구인지 알아볼수 있으려나. 역대급 앞자리였음에도 못알아볼 것 같은…암튼 멋짐.

우리 짠한 용왕은 그러고 보니 인어왕자네. 근데 그렇다고 또 뭘 그렇게까지 환하게 보내준대 ㅎㅎ. 눈에 띄는 체격의 유주형 무용수였다. 

간택일의 이동탁 욍은 매우 흐뭇해보여서 약간 신부들

아버지 느낌 ㅎ 저 비슷한 한복입은 처자들 말고 다른 발레 주인공들이 나외서 한바탕씩 하고 가주면 재미있겠다는 근본없는 상상을 잠깐했다.  

그리고 왕과 심청의 이인무. 어딘가 묵직해진 느낌이었지만 역시나 또 인체의 신비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는  

수작거는 손님들이 사라젠 맹인잔치 오른쪽 구석에서 조용히 주전자 째 들이키는 손님 발견 ㅋㅋ

오늘은 심청이 손이 약손이 되어 기적의 번쩍시술 장면으로 마무리 되었다. 그걸 바라보는 이동탁 왕의 표정이 내 눈에는 ‘내가 누구랑 결혼한거지‘하는 것 같아 혼자 많이 웃었다. 늦은 커튼콜 시간까지도 흥이 남은 애기 심청이 끝까지 귀여웠고. 아-멋진 탈춤 공연이 있었다. 이거 전에도 있었나???

나빌레라를 뒤늦게 보고난 후의 첫 발레공연이라 그런지 덕출리노에게 그렇게나 소중하고 간절했을 그 점프들에서 피땀눈물이 훅 끼쳐오는 느낌이었다. 암튼 심청은 심청.

심청 40주년에 통일교 뇌물이라니. 태생적 한계겠지만 단장인터뷰도 그렇고 좀 안타깝다. . 

은중과 상연|2025


"너 같은 사람은 너 밖에 없어"
그래서 좋아하고 미워하고 잃었다가 끝내 다시 찾아진 은중과 상연. 
끝내 받아준 것도 
돈으로 안되는 사람이 되어준 것도 은중이었고
상연은 이상한 사람으로 남았지만
인생을 얘기할 때 항상 필수조건 처럼 등장하는 
단 한 사람의 이야기였다. 
어떤 인생의 마지막 외로움도 걷어내주는 그 단 한 사람. 

선망은 가지지 못한 것을 향하고 
가지지 못한 것의 가치란 갖지 못한 사람에게는 더더욱 높아지고... 
그래서 엇갈린 둘의 선망의 순간은 다 쉽게 이해되었고
그 감정선도 그랬다.  
엇갈린 연애가 이십대에서 끝났더라면
그래서 삼십대는 천상학의 선물이었고, 둘이 그렇게나 좋아했던 일 얘기가 더 이어졌더라면 하는 
아쉬움은 남지만
마음 한 뼘 더 들어가서 천천히 해주는 애기가 좋았다.  

초딩 시절 하루에 열 두 명이 전학온 얘기는 새로웠고
가정환경조사는 담임목소리가 너무 무념무상이라 웃펐다.
초딩의 염정사와 중딩 첫사랑에 이렇게 귀엽고도 설렐 일.

위선을 몰라서 오히려 상연에게는 상처가 됐던 
은중의 인생선생님 윤현숙.
나중에 다시 상연의 눈으로 보여주기 전에도 
상연의 상실감이 너무나도 잘 드러났어서
어쩔 수 없었던 엄마였겠지만
윤현숙은 오히려 올바르고 조용한 악역 같았다.
 
마음을 받으면 어쩔 줄을 모르겠어서 
가식보다는 욕받이를 자처하는 상연의 선택들은 
어느 순간 은중의 엄마 같은 마음으로 보게 됐다. 
항상 남들보다 먼저 스스로 상처주고 있었기에.
굳이 은중의 것을 훔친 건
나 이런 짓도 했던 사람인데 못할 게 뭐 있어-라는 
뭐든 할 수 있는 사람 임을 다시 선언하기 위해서였겠지.
아프고 뻔뻔하고 끝까지 질척대던 상연이,
힘없이 좋아할 때, 망설일 때, 
아마 연습 했을 얘기를 눈물을 참으며 또박또박 말하던 
모든 순간 하나 하나의 상연이 매 번 시선을 끌었다. 
처음 은중을 찾아왔을 때도 함께 스위스로 갔을 때도.
자칭 이기적이고 독하고 못된 나쁜 도둑년 상연이었지만
피할 수 없는 죽음을 정하며 가족을 떠올렸을 때 
그 늦은 사랑도 은중이 만큼이나 외로움을 덜어주지 않았을까. 

머리대로 따라가지 못하는 부끄러움을 고백하기도 했지만 
내 눈에도 부러운 은중이의 성격.
처음 상연에게 좌절을 느끼게 해줬던 은중의 공감력도 그랬지만
해줄 수 있는 게 있어서 기쁘다는 즐거움을 이미 이십대에 알았고,
그리고 해낼 수 있었다는 것도 그렇다.
그래서 역시나 좋은 사람 김상학이었음에도
이별의 이유도, 돌아보지 않은 이유도 충분히 이해가 됐다.  
상연 때문에 걸어들어가게 된 그 어두운 터널이 얼마나 길었는지는 나오지 않았지만
은중이라면 그래도 뚜벅뚜벅 걸어나왔을 것 같다. 
착한 척 하지 않으려는 좋은 사람 류은중.  
상연이가 보고 싶어했던 한국에서 뜨는 해를
윤현숙 선생님을 찾아가 상연과 함께 보는 것 같던 은중은
혼자 돌아오는 길의 두려움을 잘 이겨낸 것이겠지. 

마치 이 두 친구를 옆에서 보는 것처럼
정해진 슬픔의 시간이 아니라 뜬금없이 아무 곳에서나 조용히 울컥하는 순간들이 많았다.
심지어 둘은 웃고 있는데도. 
진짜 은중이와 상연이 같은 둘에 빠져 멈추지 못하고 끝까지 봤다.

김고은의 은중이는 
자신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자신과 선망에 다치더라도 절대 닳지는 않는, 결이 살아있었다.
박지현의 상연이는 
뭐 저런 애가 다 있지 싶은데도 마음이 가고 눈길이 가는, 
어릴 때부터 도대체 일관성이라고는 못할 짓이 없다-는 생존주의자 같은 느낌이고
심지어 병이 걸리지 않았다면 두번째 절교 때의 그 모습 그대로 였을 게 뻔하며
고통의 끝이라는 이유로 은중이를 더 못 보는 것에 아무 미련도 없었고
혼자 돌아가는 은중이에게 미안해하지도 않는
평생 은중이를 호구잡은 듯한  나쁜 년이었지만....
매력적이었다.

성격들이 나와서 웃기고 찡한 대화;
"다 너 덕분이더라,..나 어릴 때 책을 읽기 시작한 것도, 영화에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도, 학교 그만 두고 영화과 간 것도, 회사 때려치우고 드라마 쓰게 된 것도, 다 너 덕분이야."
"대박. 류은중 내가 만들었네"
"어이가 없다"
"나도 그래. 삐뚤어진것두 너 때문이고, 부자가 된 것도 니거 훔쳐서고, 결혼한 것도, 네 저주 때문이고...진짜야. 너 같은 사람은 너 밖에 없어"
"너 같은 사람도 너 밖에 없어"
"왜 그랬을까. 나 한테 친구는 너 하나 뿐인데. 왜 잃어버렸을까."
"결국 찾았잖아"
"정말?"
"그럼."
"너도 내가 보고 싶을까?"
"그럼, 당연히 보고 싶겠지."
"네가 날 받아주는구나. 끝내. 니가."

다봤지만 궁금한 것
:상연이의 일기, 
은중이 남동생의 행방 
그리고 의사들이 시한부 환자의 남은 기간을 계산하는 방법 
무니와 친한 사진동호회 친구였다면서 은중이 만큼도 사진에 대한 얘기를 들은 게 없었단 게 이상한 오맹달

말로만 들었던 조력사의 과정은
그 고요한 절차 속에 
결심을 뒤엎기도 하는 마지막 선택이 있기도 하고 
그 선택까지 기다리게 되는 또 다른 두려움이 있다는 것까지 보여주었다. 
주저없이 선택한 상연이 마음아팠는데 
이런 건 이상하다. 
가장 행복하게 죽는다는 사람의 죽음을 슬퍼하게 되는 것.
죽음이 슬픈 건
누구나 살 수 있다면 살고 싶었을 거라서..?
모두에게 어쩔 수 없는 절망 끝의 제한된 선택이어서...?
그렇지 않다면 안 슬프기도 할까...?

동화책 모음: 안녕달 백희나 한강

수박수영장
수박을 먹는다는 건 수박 수영을 하고 먹구름 샤워를 하며 시원함을 느끼는 것 

그 시원함은 모두가 함께 나누는 것

마지막 아이가 떠날 때까지 기다려주듯.


메리

메리라는 이름의 모든 강아지들. 

넘치는 함께였다가, 

혼자 남은 메리와 할머니는 다시 함께가 된다


당근할머니

손주가 맛있는 거 사주고

누가 오고 누가 가든 자기주도 일상을 살며

함께있는 순간을 말 그대로 만끽하는 

마성의 당근할머니


당근유치원

http://www.bonsoirlune.com/down.html

유치원생 빨강이의 또 첫사랑이야기.

재미없던 유치원이 재미있어진 이유는

곰선생님이 삘강이 마음속에서 ‘목소리만 크고 힘만 쎈‘ 선생님에서

’이쁘고 목소리도 크고 힘도 쎈’ 매력적인 결혼상대자로 변신했기 때문이다.

애기들의 마음을 사로잡으려면 티나는 관심과 편들어주기가 필요했네요. 당근당근. 


겨울이불

추운 겨울 날 사계절이 숨어있는 이불너머.

그 속에서도 틈마다 펼쳐져있는 세상을 보면

지금 내가 앉은 의자 밑, 책상 속 같은 데서도 무언가 들이 즐겁게 살고 있을 것만 같다.

‘애가 몸이 참 따끈하네‘

할머니 할아버지가 덥혀준 아이의 온기가 늦도록 저녁도 잘 못 챙겨 먹은 엄마에게 전해졌다. 


눈아이

눈으로 만들어진 눈아이도 따뜻한 걸 좋아하는구나.

내가 더러운 물이 되어도 우리는 친구야?

너무 자연스러운 애기 말투 때문에 눈물 날 것 같았는데

대답하는 아이의 쪼끄만 응…에도 눈물 흘리며 기뻐해서 더 눈물 날 것 같았다.

다시 만났는데도 왜 슬프냐고…


왜냐면…

예상대로 왜요병 어린이의 이야기지만 엄마의 대답은 전부 다 예상밖이었고

이 어린이도 약간은 똑똑^^ 했기에 보는 내내 나도 모르게 쿡쿡 웃었다. 

이태준의 몰라쟁이엄마와는 완전 정반대 척척박사 엄마.


안녕달 작가는 ‘물 흐르고 경치 좋은 산속 학교에서 시각 디자인을 공부하고

저 멀리 바닷가 마을 학교에서 일러스트를 공부했‘다고 하는데

작가의 스타일 대로 인듯 하면사도 유학파임을 알 수 있게 해주는 신박한 스타일의 소개였다. 


메리에서 밥상 위 생선으로 돌진하는 아이와

겨울이불에서 훌러덩 벗어 놓은 옷가지 위로 귤껍질도 훌러덩 하고 있는 것,

아궁이 목욕탕 수건 마다 다른 글귀 디테일까지 살아있는 예쁜 그림책.

창비에서 나오는 동화책이라는 게 신기했는데

읽기에 좋기도 하지만 부모가 사주고 싶게도 생긴 책이었다.

더 읽어보고 싶었는데 도서관에 없어서 다음을 기약한다.


달 샤베트

전력과다사용으로 정전된 아파트에서 할머니가 달샤베트 나눠주는 대목-와. 

백희나 작가의 동화라서 한 번 읽어 봤다. 


천둥 꼬마선녀 번개 꼬마선녀

21세기에 추가된 소녀전래동화

한강 작가의 동화라서 한 번 읽어 봤다.


창극 심청|2005


이른 어미의 죽음으로 시작한 심청의 일생은
애틋하게 하나 남은 아비였지만
서로 죽일 듯 견디지 못한 적도 있는 그런 부녀사이.
삼백석은 절로 갔는데 갑자기 심학규는 어떻게 부자가 된 건지
아무튼 뺑덕은 알아서 잘 챙겨갔다. 

무대 가득 배우를 채우고 그 공간을 화면으로 나누는 것은 
서랍 가득한 인형같은 걸 자세히 보는데는 효과적이었지만 
무대 위 배우가 
무대의 자신을 흑백으로 보여주고 있는 화면에 시선을 뺏기는 일도 생겼다. 
장이 바뀔 때마다 고수들이 연주를 하는 건 
아마 판소리의 공연 방식을 지켜간 것 같은데 
그러면서도 발레처럼 사이 음악을 두드러지게 배치 한 건 동서양의 조화같아서 재미있었다. 
심청의 선택을 '매매'로 이름 붙인 것이라든가
딸 팔아먹은 아버지가 
눈을 뜨고 보는 게 팔려간 딸의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이었다는 건
이전 심청전의 결말-딸 팔아 눈 뜬 아버지가 왕비 딸의 극진한 그리움의 대상이 되는 것이
오히려 기괴한 결말이었다는 걸 깨닫게 해준다.  

실험적이다-
새롭다-
엄청난 스케일-
모두 참인 건 맞는데 
보통 창극에서 느껴지던 다이나믹이 없었다. 
극이 시작하기 전 관객들의 인터뷰가 내용보다는 분량으로 시간을 채웠던 것 처럼.
사진과 똑같은 독특한 제품을 받았는데 정말 그게 다라서 
그런 디자인의 장점은 무엇인지 알 수가 없는 것 같은 기분이랄까. 
관객들의 대화가 너무 궁금했지만
너무 배고파서 아쉽게도 불참.

고양상주단체 시리즈 - 2025 고잉홈 더 갈라



올 해 탄생이나 서거 기념해가 겹치는 작곡가들의 
완전 유명한 곡과 잘 연주되지 않는 곡들을 일부러 같이 선곡했다는 인사로 시작했다.
재미있는 선곡 포인트.

프로그램에서 죽은 황녀를 위한 파반느를 보고 다른 프로그램은 보지도 않고 예매하고 나서
첫 라이브를 들을 생각에 너무 설렜는데 
공연 소개를 들으면서 이 단체가 오케스트라인 것을 깨달았다. 
무대에 피아노가 있어서 혹시나 기대했지만 
결국 오케스트라 버전이 연주되기 직전 미리 실망했지만 
이 버전의 첫 라이브도  좋았다!

쇼스타코비치의 타히티 트로트 귀여웠고
모짜르트의 질투의 화신으로 더 유명한 살리에리의
곡 멋졌다-당대에 유명했다는데 왜 자주 연주되지 않았을까.
짐노페디의 작곡가 에릭 사티의 가구음악은 진짜 특이한데 
비스트로라는 곡은 되게 장사 잘되는 브런치나 점심시간 식당 같았고 
거실이라는 곡은 아이들이 있는 집의 가족들만의 오락시간 같은 느낌이었다. 
장렬히 전사하는 것 처럼 끝나던 도지사 사무실의 벽지라는 곡도 재미있었는데
사무실에서 돌아가신 분인 건지, 장렬히 전사하시라는 건지 ㅋㅋㅋ. 

지휘자가 따로 없었는데 
공연이 끝나고 콘서트 마스터가 연주자들을 차례로 소개해서 박수 받는 시간을 만들어줬다. 
국립이나 시립 어느 방송국 소속의 오케스트라가 아닌 
어딘가 치아키의 오케스트라 느낌이 나는 오케스트라
예전에 단원들 다 박수 받고 내려가도록
무대에서 기다렸다가 마지막에 퇴장하던 금난새 지휘자 생각이 났다. 




스트라우스가 바이올린 연주자 였다
비제가 죽은 해에 라벨이 태어났다
오늘 처음 알게된 것 중 기억나는 것. 

바이러스|VIRUS|2025

 

약간의 귀여움이 살아있지만...


언젠가부터 기발함은 기괴하고 무서운 이야기들로만 꽃피는 것 같던 와중에 반가운 귀여움
쥐와 바이러스가 큰일하고 있지만 
결국은 로맨스인데
옥택선 사랑스럽고 이쁘고 귀엽고 다하고
이균 멋있고 귀엽고 한데
케미가 없다...
실종된 케미가 짐작되게도
다시 보고 싶은 표정들 중 어느 것도 스틸에는 남겨져 있지 않았다. 
호화 캐스팅과 함께 하는 두 시간 정도의 의미.

PS. 무려 손석구인데 수필이가 이렇게 짧게 사라질 줄이야.
어랏 장기하인데 연우가 이렇게 길게 나올 줄이야...

링컨차를 타는 변호사|The Lincoln Lawyer|2022_2024

 

한 번에 한 시즌 다 보게 홀리는 매직

마약중독자 출신 무적의 변호사
현실적인 정의관과 유능함이 너무나도 잘 섞여있는 이 사람
프락티스와 보스턴 리걸에 이어 오랜만에 만나는 데이비드 이 켈리.
만든 사람들이 이름 앞에 붙은 말들이 상당히 복잡하다.
based on, created, developed, written.
암튼 많은 사람들이 여러 단계에서 손 좀 썼다는 뜻이겠다.

법정드라마는 항상 좀 더 기발한 법의 언어를 기대하며 보게 되는데
링컨 변호사는 거기에 
인간네트워크가 더해진다. 
교도소 마다 이전 의뢰인들이 든든하게 버티고 있다 하고
(근데 승소하고도 감옥에들 가셨다면 대체 얼마나 큰 죄들을 지었을까...?)
첫 전부인과는 아직 남은 사랑이라지만
두번째 전부인과도 어지간함을 뛰어 넘는 의리가 있고
그 두번째 전부인의 연인과 일하는데도 불편함이 없다.
어쩌다 만난 의뢰인 출신의 운전기사 사이의 신뢰관계는 시즌1의 백미.

주요 사건 의뢰인들에게 좀 당하기도 하고
불가능할 것 같은 어마어마한 합의에까지 이르며 
시즌3이 끝났다. 
너무 무법천지 같은게 대놓고 나와서 
옛날 법정극에 넷플릭스의 헐렁 양념이 좀 묻은 맛인데
K드라마 맛도 좀 나는 것이 친근하다. 
다음 시즌에서는 사람 좀 덜 죽였으면 좋겠는데
이미 밑그림이 피맛. 

중쇄를 찍자!Sleepeeer Hit!|2016

 


만화잡지 바이브스의 편집실-
왜 가끔 작가들이 편집자들에 대한 감사를 머리글에 남기는 지 이해시켜 준다. 
연애 1도 없고
주인공의 가족도 등장하지 않는다. 
오히려 코코로가 아닌 인물들의 가족은 등장하기도 하지만. 

마르지 않을 에너자이저 코코로의 힘의 원천은 
일단 체력.
일을 하게 되면서 다시 웃게 된 순간도 잊지 않는다.
자신의 기준에만 집중하기 때문에 
과하건 말 건 필요한 일은 일단 모두 시도한다. 
누구와도 경쟁하지 않는 도전 정신.
좋은 기운을 구경하게 된다. 
재미있는 일이라는 알이 먼저인지 에너자이저 코코로라는 닭이 먼저인지 모르겠지만
잘하고 싶어지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 
이미 성장의 좋은 토대인 건 확실하다.

몇 몇 만화가들이 소개되는데 
아무래도 마지막의 피브전이가 제일 호기심을 자극.

헤다가블러𝐇𝐞𝐝𝐝𝐚 𝐆𝐚𝐛𝐥𝐞𝐫|어울림극장

 


스스로가 원하는 게 없이
타인의 자극에 반응하며 사는 방식이 권태라는 건 새롭지 않다. 
자신의 욕망이 확실하지 않았기에 
테스만에 반응해준 것이 결혼이 됐고, 
뮤즈가 되고, 자극을 받을 수는 있었지만 
삶의 변화가 될 수는 없었던 인연들. 
기대했던 결말이 아니라는 걸 알고 스스로 원하는 결말을 만드는 헤다의 모순은
권태로움을 벗어나기 위해 끝낼 수 있는 별 것 아닌 삶의 권태도 별 것 아니라는 것.
이렇게 파과 뒷풀이.

얼굴이 보이지 않아도 찍는다-이것이야말로 진정한 기념사진


언내추럴|Unnatural|2018


자연스럽지 않는 죽음이라고 해석할 땐 경계가 모호했는데 
자연사가 아닌 죽음이라고 생각하니 좀 알겠다. 
배경이 되는 UDI라는 단체는 자연사가 아닌 모든 죽음의 원인을 밝히는 단체로
우리나라 국과수 같은 역할을 하지만 민간의 의뢰를 받기도 하는 좀 특이한 위치의 기관으로 등장한다. 
부검이 사체를 훼손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 유교 문화권에서 
부검을 통한 사인 규명이란 범죄 의심 상황일 때만 하는 건 줄 알았는데. 

거의 매회 등장하는 사망자들의 이야기로
사인 규명은 범인을 찾는 증거도 되지만  
죽음에 대한 예의이기도 하다는 것도 보여준다. 
고인의 죽음에 대한 예의라는 걸 깨닫게 해준다.

일하는 사람들 나오는 드라마에서는 진짜 일터로 시작해서 일터로 끝나던데 
주인공들의 개인 서사가 큰 줄기가 되는 걸 보고 있자니
이런 것이야말로 K드라마의 영향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오랜만의 비교적 최신작이라 모르는 배우 가득이었지만 흥미진진.

파과|THE OLD WOMAN WITH THE KNIFE|2025


마지막 대결의 마무리는 오랜만의 한국 신파였지만 
이혜영 덕분에 쿨톤으로 조금 다른 느낌.
명분이라는 게 생각보다 즁요하다는 걸 깨닫는 요즘이어서 일까.
어차피 사람백정이지만 
40년 전문직 조각의 ‘방역’소신-어쩌면 명분 찾기 어려운 일이라 더 필요했을 지도. 
과거의 영광이 오히려 조롱으로 돌아올 수도 있는 전설 조각의 
쇠약해져가는 노년이지만
나이나 성별처럼 선택할 수 없었던 것이 아니라
선택한 것을 치열하게 해 나가며 살아남는 모습을 
하나 더 볼 수 있어 좋았다.
조각 다운 필살기 액션이 하나 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은데.
맞고 아파하며 싸우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코믹 코드가 떠올랐었다-
싸울 땐 날아다니다가 싸움 끝나면 여기 저기 다 아픈 자연인이 되는 조각.
그러고도 안 죽다니,
이왕 이렇게 된 거 드라마 시리즈로도 좀 만나봅시다 ㅋㅋ

피도 눈물도 없이 이후 오랜만에 다시 보는 이혜영의 액션만 기대하고 갔는데

아무 때나 열연하는 김강우와 김무열 외 다수 열연 배우들과

김성철의 노래까지

푸짐했다. 

살짝 살짝 대역이 보인 것 정도는 괜찮아요^^

마더나 킬힐 같은 이야기 속에서 구석구석 빛나는 이혜영도 좋지만

조각 이혜영은 또 화려하게 빛나니까.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Daily dose of shunshine|2023

 


치매를 다룬 드라마나 영화들이 그렇듯 
현실의 정신질환은 더 심하겠지만
대사처럼 정말 착한 사람들이 더 크게 다쳐 찾아온 병동이었다.
공황장애 우울증 망상 ...증상 뿐 아니라 칭찬일기 같은 처치법 소개도 해준다. 
그래서 나중에 또 보게될 지도.

가장 인상 깊었던 이야기는 환자 정다은의 이야기였다. 
아픈 가족이 회복되어 사회로 복귀하기를 바라면서도  
돌아온 정다은에게는 극복해야하는 난관이 되어버린 가족의 두 얼굴과
공포는 무지에서 온다는 걸 다시 생각하게 해주는 
동료들이 당연한듯 보여주는 지지의 대비.
 
들어본 적 없는 드라마로 상 받은 박보영이 펑펑 우는 모습으로 알게된 드라마였는데 
밝음의 화신같은 박보영의 우울증 간호사라니-납득이 된다. 
다양한 웹툰의 세계도 보여줬다-촘촘한 리얼리즘을 박차고 나온 헐렁하고 기발한 이야기들일 거라는 편견이 있었는데.

...오랜만이지만 목소리로 알아봤다-아이와 아내를 잃은 환자, 왓쳐의 마지막 거북이. 

드림|DREAM|2023


좌천당한 실력자가 곤경을 벗어나려 
어쩔 수 없이 재능기부를 하다가 
예상치 못한 성장을 한다-는 공식에 매우 충실하여
감독의 명성을 살짝 비껴가지만
일단 홈리스월드컵이 있다는 걸 알려주었고
홍대와 소민의 주거니 받거니 합이 웃겨서 시간은 잘갔다.
넷플릭스 본전 뽑기용.

투자가 아닌 지원인데도 성적이 그렇게 중요한 걸까...를 생각하게 된다. 
작년에 우리나라에서 열렸다는 놀라운 사실.

다음 소희Next Sohee|2023

이거 친구의 마음일까.
어떤 이유가 있겠지 생각해주고
예사롭지 않은 모습이 있었다면 왜였을까 헤아려 보고
그 배경에 아닌 건 아니라고 얘기해주는 것.
시들어가는 소희는 낯선 눈에 더 뚜렷하다.
일을 떠나는 게 세상을 등지는 것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의 결말은
선택이라기보다는 분명,
더 이상은 남은 힘이 없을 정도로 견뎌내며 닳은 삶이 다다른 곳이었다.
진짜 소희에게는 없었을 유진
-누군가는 이렇게 관심을 가지고 다 찾아 물어봐주고 확인했어야 했는데.
안타깝지만 제 잘못은 아니에요, 저도 어쩔 수가 없어요-를 반복하는 책임들만 울창한 숲에서
모두를 대신해 그 안타까움을 다해 외쳐주는 유진을 소희에게 전해주기 위해서라도
다음 소희는 꼭 있아야 했다.
...세상 힘든 얼굴인데 
눈에 띄는 신발
타고난 센스를 어쩔까마는
배두나의 신발과 옷도 같이 연기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무브 투 헤븐: 나는 유품정리사입니다|2021



그루가 잘 배우고 자라서 다행이고
나무 같은 친구가 있어서 다행이고
상구를 잘 돌봐줄 수 있을 것 같아 다행이다. 

그 많은 망자들의 이야기 속에 
잊으면 안되는 비극의 순간들도 같이 한다. 
아주 잔잔한 것만은 아니었는데
착한 사람들을 보며 그 착함의 기운을 느끼는 게 좋았다. 

무연고 장례식에 참석하는 자원봉사자들의 이야기를 읽은 기억이 난다. 
모두가 한 사람의 인생에 예를 다하는 사람들.

이것도 2021년-일당백집사와 같은 해였다. 
비슷한 시기에 죽음 가까이에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많았었구나.
나는 그걸 또 이렇게 다 봤고.

...청년돌연사...라기보다는 직장의 방치로 인한 사고사 청년으로 끝동이 등장.

협상의 기술|2025

 

징계 대상자 자리는 여기니까요

-이 한 마디를 향해 달려왔다는 걸 너무 나도 잘 알겠는 연출.

충분히 유능한 사람은 외칠 필요도 서두를 필요도 없는 거였다. 

다른 일 다른 인생 다른 능력으로

공감할 지점이 이렇게 없는 사람에게도

온전히 전달되는 쾌감.

-멋지다 윤준호.

두고 두고 생각하게 되는 윤준호의 화법

-그럴 수 있겠네요는 매번 같은 뜻은 아니지만

서둘러 설득모드로 뛰어들기 보다는

처음부터 탄탄히 설득의 준비를 해나가는 느낌.

그게 끝이 아니라 그렇다면-이라는 또 다른 물음표를 스스로에게도 던지며

함께 납득할 수 있는 길을 찾아가는 게 신선했다.

말 못해서 죽은 귀신들에게 너무나도 위로가 될 것 같은 바른 정답지.

이런 팀장님이라면

좌천의 기억이 있었어도

기다렸다는 듯이 달려나가는 거 너무나 설득력 있다.


안판석의 극 속에서 특히나 빛을 발하는 배우들 신구의 조합도 좋았다.

지젤|Giselle|고양아람누리

 

지젤 이유림 
알브레히트 임선우


언젠가는 
알브레히트가 죽도록 춤추게 만들어서
춤도 보고 속도 시원할 지젤의 변주를 기다리고 있지만
공연 전 해설에서
자신만의 사랑을 완성했다는 해석을 듣고 나니 
그지 같은 줄거리 하나가 살짝 구조된 것 같았다.
이래서 포장이 중요하네요^^

눈에 띄게 잘 어울려 보이던 지젤과 알브레히트.
군무도 좋았고 눈에 띄는 발레리나가 있었는데 
이름을 찾는 데는 실패.
순회공연이라 나름 좋은 자리를 구해서 무용수들 얼굴을 알아볼 수 있으리라 기대했건만. 
나중에 또 봐요.
















비밀의 정원|Way Back Home|2021

 



사이좋은 신혼부부
편 들어주는 이모와 이모부가 가까이 있고
내켜 찾아가지는 않지만 기다려주는 가족이 있고
잘하는 일이 있고,

범인이 체포된다는 건
드디어 심판의 시간이 왔다는 것이고  
모든 피해자들의 한이 풀릴 계기겠지만
정원에게는 일상의 또 한 번의 소용돌이가 되었다. 

정원의 엄마가 괜찮지 않음을 짐작하며 기다려주었던 건 
그게 제일 좋을 것 같아서 보다는 다른 방법이 떠오르지 않아서 였을텐데
그보다는 더 가까웠던 친구 같은 남편은 
자신도 상처받으면서 가까이 들어온다.
정원이 화도 내보고 변명-아마도 지나간 비난 앞에서 하지 못했던-도 해볼 수 있었기에
과거의 상처에 새 상처가 더해지지는 않았던 것 같다. 
과거의 상처를 덮는 것도 치료하는 것도 아닌
받아들이는 것의 시작.

비밀이 없어진 정원의 시작을 응원한다.

가장 따뜻한 색, 블루|La vie d'Adel|2013

계속 본론을 벗어날까? 아마 그러리라. 안 그럴 수가 없다. 생각이 꼬리를 문다, 난 여자고 이건 내 이야기다. 그 말을 새겼다면 내가 지금 그 특권을 얼마나 아끼는지 알리라. 

내게 관심을 보인 남자애들 중 한 명이 눈에 띄었다. 저절로 눈이 그에게로 끌렸다. 바라보는 것 자체가 행복인 줄 알지도 못한 채 다른 애들하곤 놀았어도 그 애하곤 못 그랬다. 그저 쳐다보는 데 빠져서 마음에 들 생각도 안했다. 
첫사랑은 이처럼 순진하게 시작되나 보다. 너무 달콤하기에 잘 보일 욕망마저 잊는다. 그 애도 남다른 눈길로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다른 사람보다 더 수줍고 사려깊은 눈길이었다. 우리 사이엔 뭔가 더 엄숙한 게 있었다. 다른 남자애들은 대놓고 내 매력을 예찬했고 그도 그걸 모르는 건 아니었겠지만, 적어도 내 생각엔, 나는 너무 혼란스러워서 그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내 자신에 대해선 또 어떤지 알 수 없었다. 

드디어 성당을 떠나면서 나는 천천히 나왔고 걸음을 늦췄던 것 같다. 떠나는 게 아쉬웠다. 가슴 한 구석에 구멍이 뚫리는 것 같았다. 그 자리가 무엇인지는 몰랐지만, 몰랐다고 했지만, 알았는지도 모른다. 떠나면서 그를 보느라 뒤돌아 봤으니까. 그래서 뒤돌아보는지 그때는 몰랐지만. <
마리안의 일생>

왠지 모르게 아델을 끌리게 만들었던 책 '마리안의 일생' 속 강렬한 매혹 또는 사로잡힘이 
아델을 찾아온다.
아무에게나 이런 매혹이 찾아오는 것도 아니지만
매혹이 강렬하다고 해서 아무들의 사랑보다 오래, 영원히 살아남지는 못했다. 

신비로움에 싸인 매력넘치고 아름다운 아델은
엠마의 비슷한 신비로움에 끌렸고 찾아 헤매다 만났고 빠졌고
신비의 층위가 벗겨진 생활 속에서 다름을 부딪히며 방황하다 거친 비난 속에 이별당한다.  
시간이 흘러 다시 만났어도 식지 않은 마음이었지만
아델은 엠마를 다시 얻을 수는 없었다. 
다시 찾아가 자신을 방황하게 만들었던 사랑의 한 모습을 다시 발견하고 나서야 
아델은 인생의 다음 단계를 향하듯 돌아보지 않고 걸어나간다. 
걸음을 늦추지도 돌아보지도 않고.
 
지금의 모자람을 과거로 돌아가 채우고 싶어질 때 
'가봤자 별 거 없다'고 소신있게 얘기해 주는 아델의 인생.
근데, '아델의 인생'이 '가장 따뜻한 색, 블루'가 된 건 무슨 뜻일까?

이 강렬한 연애이야기는 의외로 독서를 부르는데
잘 보이는 것도 잊을만큼 빠졌다는 '마리안의 일생'도
'실존주의는 휴머니즘'이라는 사르트르의 책도 끌린다. 
'얼굴의 신비한 약점'이라거나 
존재가 본질을 앞서니 그 본질을 행동으로 채워야 해서 책임이 막중하다는 말도.
게다가 가슴 한 구석에 구멍이 뚫리는 것과 한 눈에 빠지는 것, 그 운명적 인연을 짚어주며
그 감정이 더해지는 것인지 빠지는 것인지를 질문해주는 고등학교 문학수업이라니.
열심히 들어보고 싶은 수업이다.

받아적다 보니 더 읽고 싶어지는 마리안의 일생-하지만 번역본이 없다.
아델은 '정의'를 뜻한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