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여주는 여자|The Bacchus Lady|2016

 

가장 들끓던 시절의 대한민국에서 

뒷바라지할 가족도 없었고

재화가 될 수 있는 건 아마도 다 짜내서 먹고 살았을텐데도

아직 남은 일수 빚, 뼈에 새겨진듯 스며나오는 돌봄강박.

그런 미숙씨에게 

예의는 갖춘다지만 여전한 돌봄의 강요.

슬프고도 화가 난다. 

보면서 계속 미숙씨의 마지막을 생각했는데 

돌봄에서는 벗어났지만 

다들 무서워 벌벌 떨던 그 고독까지 무심한 잔인한 엔딩.

평생 돌보다가 누구의 돌봄도 받아보지 못한 미숙씨는 

이젠 없을 것 같지만 

백만개의 다른 그림자로 어디나 있다.

대단한 삶이 아니었다고 해서 

시들어가는 몸따라 영혼까지 빠져나가는 것도 아닌데 

어떻게 죽을 것인가야말로 인권의 중요한 주제가 되어야하지 않나.

아무튼,

허무보다는 분노-이재용 살아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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