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와 오늘 EBS가 골라준 영화, 메디슨 카운티의 다리와 1981년 김수용 감독의 두번째 만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의 주인공 로버트의 말을 빌자면,
평생 한 번 뿐인,
그것도 아무에게나 오는 것이 아닌,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있는지도 모른다는 특별한 사랑의 이야기이다.
영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는
소설로 읽었던 매디슨 카운티의 모든 감동이
비를 쫄딱 맞고 선,
퍽 안쓰러운 클린트 이스트우드 할아버지의 강렬한 비주얼로
한방에 날아가버렸던 안타까운 기억의 영화라서
딱히 다시 보고 싶은 생각은 없었는데
나도 모르게 끝까지 보고 말았다.
로버트의 절절한 고백이 좀 닭살스러웠던 것은
그의 말의 간절함이
보여준 간절함보다 컸기 때문이다.
그 특별한 운명의 사랑의 시들어감 보다는
일상의 시들어감을 선택한 프란체스카의 선택이 이해가 됐다.
결국은 희생을 한 사람만이 공감도 얻을 수 있다는
연애人들의 안타까운 선택.
순수의 시대에서의 다니엘 데이 루이스를 보는 것 같았다.
그에 비하자면 만추는
그들의 선택은 아니었다.
어쩔 수 없이 끌렸고
어쩔 수 없이 헤어졌다.
다시 못할 재회를 약속하고 털어놓지 않은 남자의 사정은 알 수 없지만
아마도 그렇게 잊어달라는 고전적인 배려가 아니었을까 짐작해본다.
다음주는 탕웨이의 만추던데 혹시 지난주엔 오리지널 만추를 해줬던 걸까?
놓쳤다면 아쉽네....
김혜자와 정동환이라니...멋진 조화.
이미 치열하게 다쳐도 보고 지쳐도 본 여름을 지나
바람부는 계절에 만난 특별한 연인들.
여름의 뜨거운 상처가 가을을 익어가게 했지만
지금은 좀 스산해 보였던 그들의 가을 사랑 이야기.
하지만 누구도 후회는 하지 않았을테니
겨울도 좀 더 따뜻해 지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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