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1년 전이구나
표절이라 하기에 왕자와 거지 컨셉은 너무나 흔하고,
허균과 광해의 행적이 잘 맞물려져 있다보니
이 이야기의 흐름이 더 강렬하게 느껴진다.
다만 오래두고 광해는 대기업 배급사의 무리한 흥행기록달성 대표영화로 기억될 거니까
감독으로서는 썩 행복하지만은 않을 것 같다.
처음부터 대사를 하지 않아도
누가 광해이고 누가 하선인지 알 수 있게 해준 굉장한 이병헌.
의외의 발군이었던 한효주,
처음엔 의아했지만 나중에 왜 그 작은 역을 맡은 건지 알게 해준 심은경,
영화를 보는 내내 전혀 지루하지 않았다.
좋은 왕은 길러지는 것이라고 해서 왕정제가 있었다.
그렇게 왕의 성품에만 기대는 것이 모험이라는 정도전의 제상제에도 솔깃할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좋은 왕은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할 것 없이
백성을 향한 진심만 있으면 된다고 한다.
역모 수괴의 누명을 쓴 중전의 오라비를 직접 찾아가 묻거나
사월이의 한을 개인적으로가 아니라 제도적으로 풀어주려 했던 것 등
하선은 순식간에 왕을 흉내내는 광대에서
진짜 뭘 좀 아는 왕이 되어버렸다.
체인지에서 케이타는 갑자기 수상이 된 후
그저 안 자고 읽고 또 읽으며 필요한 정보는 직접 얻은 뒤 옳은 선택을 했다면
하선은 조내관을 통한 과외도 있었겠지만
느닷없는 임기웅변과 직관까지 노력 이상의 자질을 보여주었다.
좋은 왕이 되려는 노력없이도
그냥 그렇게 하기로 결심만 하면 되는 왕.
백성은 그저 기다리며 알아보기만 하면 되는...
좀 맥 빠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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