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픈 사랑은
이루어지지 않은 사랑이 아니라
바랜 사랑이라는 걸
마음으로 받아들이게 만드는 이야기.
눈물 나도록 안타깝지만
마리안느도 엘로이즈도 불행해 보이지 않았다.
연인을 떠나보내는 의식이 되어 버렸지만
그게 아니였다면 만날 수도 없었을 두 사람이니
몇 백 년 뒤 다시 태어나시길.
오르페우스의 얘기는 항상
인간의 믿음이나 어리석음에 대한 이야기 같았지만
이별의식이었다고 생각할 수 있던 것도 새로왔다.
설명할 수 없지만
뭔가 끈끈 한 시선을 관객에게 던진 듯
별 일이 일어나는 것도 아닌데
집중해서 보게 되는 두 사람의 이야기.
그 끈끈함이 물리적(^^)으로 표현되는 키스씬에서
셀린 시아마의 신선한 변태 기질 발견 ㅋㅋ
번역이지만
등장인물 모두가 존댓말을 하는 분위기가 우아함을 이어가 줬고
짤막하고도 간결하게 툭 던지고 가는 뭔가 의미있는 것 같은 대사들
-웃으려면 둘이 필요하다든가
음악은 설명하기 힘들다든가
평등함이 좋았다는 수녀원에서의 기억 같은 것-도 좋았다.
비발디의 겨울과 엘로이즈,
그 모습을 바라보는 마리안느의 마지막 장면.
이 사랑은 죽지 않을 것 같아.
제목도 멋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