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IDF 2015|발레 보이|Ballet Boys|2014


케네트 엘베바크  Kenneth Elvebakk|73분|노르웨이

주섬주섬 주워 읽은 얘기들이 있었다.
비보이였다가 성공적으로 발레로 정착한 무용수,
뒤늦게 발레를 시작했는데 별 무리 없이 주연 무용수가 되었다든가,
발레리노들의 주요 역할이 발레리나들을 들어올리는 거라는 얘기 등등. 
그래서 발레리노들의 세계는 경쟁이 별로 치열하지 않을 줄 알았는데
착각이었다.
어딘들 열심히 하려는 사람들 사이에 경쟁이 없겠어.
누군가를 이기기 위해 춤을 추지는 않겠다는 쉐르게이의 한마디가
기특하게 와닿았다.

쉐르게이는 인종차이를 얘기하는 대목에서도 느낌을 남겼는데
한 사회의 성숙도를 얘기할때
성인이 아닌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게 꼭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든 것이
어른들은 아닌 척하며 믿고 싶은 방향으로 묻고 가는 것을
유일하게 예리하게 느끼는 시기가
바로 이 때라는 생각이 들어서였다.

발레라는 아주 특별한 분야의 이야기였지만
역시나 교육을 생각하게 된다.
MOOC의 수업을 들으면서 감동한 적이 몇 번 있다.
대부분 유학생이 많은 학교들이라 경험이 쌓여 그랬을 수도 있지만
온라인이고--찾아가 항의할 수 없는 물리적인 환경,
선발과정 없이 신청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기에 학생탓 하기 쉬운 조건에
심지어 무료인 수업인데도
끊임없는 학업독려,
그리고 무식에 좌절하지 않도록
학생들이 모름직한 것들에 신경 쓴 구성과 도움,
학생들의 제안사항을 반영하는 소통구조 때문이다.

징글징글한 경쟁력을 배경 삼아
교육과정에 맞을 수 있는 학생들을 뽑겠다며
입시지옥 생존자들의 수학능력을 평가해서 선발하고도
모르면 니가 바보-주의를 고수하는
한국의 교육기관들을 생각해 보면
재능만 아니라 몸의 능력치까지 꼼꼼히 지켜보지만
선발 후에는 냉동실에 보관할 음식의 분량까지 일대일로 설명해주는
정말로 학생의 발전에 대한 관심과
그 관심의 위험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멋져보였다.

언젠가 공연을 보게된다면
무척 반가울 세 얼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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