즐거운 춤바람
소외된 두 사람의 댄스레슨을 통한 힐링-이 이 극의 홍보문구였다.
내내 춤노래 좋아하시는 모친께서는 헤벌레 모드로 관람하시는 듯 했으나
역시, 마지막 즈음 두 사람의 힐링대화가 절정을 이루던 부분에서 그만,
내게 숙면의 순간을 들키시었다.
요즘 TV에서 볼 수 없는 고두심의 매력과
울엄마가 너무 좋아할 것 같은 강렬한 예감에 선택했던 이 연극.
공연 내내 관객들의 반응은 뜨거웠고
배우들의 호연도 멋졌다.
하지만.
솔직히.
누구에게도 권하기는 싫은 연극이다.
홍보가 잘 먹혔는지 객석은 다른 공연과 달리 울엄마 또래의 관객이 많기는 했고
나처럼 모녀동반 관객이 꽤 많았던 것도 사실.
목사의 아내, 사별도 숨기고 살 정도인 소심한 학습된 여성성의 소유자 이면서
오래 전 딸과 함께 하던 '춤'을 잊지 못하는 여자, 릴리는
꽤나 극적인 옥신각신을 겪으며 만난,
다른 이유이긴 하지만 역시 아내가 있다고 거짓말 한 마이클과
처음부터 연애감정이 거세된 관계를 시작한다.
하지만 그것이 완전히 인간적이지도 않은 것이
어머니와 아들이라는 구태의연한 모성애로 마무리되기 때문이다.
역시 여자는 엄마가 되어야 힐링--;;
적당히 웃다가 적당히 울리려 시도할 거라는 예상을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하는 답답한 연출에 짜증이 났지만,
커튼콜을 하던 고두심의 '여배우'로서의 자태에 가까스로 기분전환하고 나왔다.
예상을 넘어선 댄스공연에도 박수!
롤리타에 은교까지 넘실대는 이 시절에
역시 여자는 엄마.
남편 대용 아들은 필수-없으면 가짜아들이라도.
발칙함과 도발마저 차별 중이라니
완전 짜증.
피해다닐 이름
원작: Richard Alfieri (혹시 이게 첫 희곡이라면 좀 봐줌)
연출: 김달중(첫 연출이라해도 못 봐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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