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17 월드컵

숙취로 본의 아니게 일찍일어 났다가 우연히 발견한 여자축구.
내가 보기 시작한 무렵은 후반 끝무렵.
녹화인줄 알았더니 생중계라기에 결과나 보자 싶어 시청.
청소년부는 아동보호 차원에서 연장전을 없애고 그냥 승부차기를 하게 하는 게 어떨까 싶을 정도로
일본이나 한국이나 선수들이 어마어마하게 힘들어 보였다.
하이라이트에서는 그렇게나 멋진 슛을 보여주던 선수들인데.
결국 승부차기로 이기고 시상식을 보는데...
난 정말 이 발랄한 소녀들이 부러워졌다.
사진 모두 www.fifa.com

이겨도 울고 져도 울고.
헝그리정신에 푹 절여져 `한`없는 운동은 없다는 걸 늘 보여주던 안타까운 광경은 사라지고,
월드컵우승이 얼마나 어마어마한 건지 나보다 훨씬 잘 알만한 전문가들께서
경기 끝나자 활짝 웃으며 신나게 우승을 즐기고 있었다.
게다가 감격의 도가니에 빠져 실신을 해도 이상하지 않을 것 같은 3관왕의 여민지까지.
더 보기 좋았던 건,
준우승 일본팀이 입장할 때, 즐겁게 반겨주던 모습이었는데
원래 서로들 장난치고 잘 논다고 캐스터가 얘기를 덧붙였다.

그래, 구질구질한 눈물따위는 늙수레 시청자가 촌스럽게 흘려줄테니
언제까지나 밝고 명랑하게 질주하시게들~

요즘처럼 단체전신성형미인들의 등장으로 어지러운 때에는
민낯 축구소녀들이 아이돌보다 더 이쁘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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