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의 한 구석에 수줍게 남아있을 법한 설레임들에게
`사랑`이란 이름표를 붙여주는 허진호의 `찾아주는 서비스`.
이제 꼼꼼히 찾아헤매다 기억의 귀퉁이쯤에 있는 옛사랑에까지 이르렀다.
지나고 나면 알게된다는 사랑의 정체는
그것이 현재인 동안
`이게 사랑일까`라는 물음 앞의 머뭇거림이다.
그 질문에 자신있게 답할 수 없었던 소심한 전직연인에게 허진호는
그거 사랑이야라고 토닥여주는 연애물의 감초친구 같다.
어쩌면 그는 죽을 만큼 그리워 하거나
저주를 퍼부으며 잊으려 하거나
미칠듯이 달려가 보진 못했지만
사라지지 않는 오랜 떨림들의 온기를 기억하며
자신의 연정을 정성껏 포장하면서,
사랑을 묻는 현재의 연인들에게
격려를 보내고 싶은 게 아닐까.
어찌됐든 해피엔딩매니아에게는
신뢰할만한 감독....이지만
앉아있는 동안 시계를 네 번 보고야 말았다...
연애물의 주인공들은 늘 상대의 시선으로 그려지기에
신체조건에 상관없이 몰입한 만큼 멋있기 마련이다.
이따금 오바스런 엽기캐릭터까지 동원하며
거부할 수 없는 운명적 사랑의 농도를 강요하는 사람도 있지만
허진호의 연인들은 연애물의 주인공들답지않게 참 평범하다.
그게 그들의 연애를 남의 일 같지 않게 만들면서 몰입을 돕기도 하지만
그냥 그렇게 만났을 뿐이지 꼭 서로에게 꼭 `그`일 필요도, 꼭 `그녀`일 필요도 없게 만들기도 한다.
이 밍밍함의 정체가 배우들인지 허진호인지는 잘 모르겠다.
뭐, 그녀는 예뻤고 그는 멋있었다.
근데 뭐가 그렇게들 좋으셨는지는 전혀 눈치챌 수 없었다.
딱 한 번, 동호가 등장한다. 망설이다가 어정쩡하게 메이의 머리에서 꽃잎을 떼주는 장면.
그때를 빼고는 내내 매력적으로 보이고 싶어하는 안쓰러운 전직미남 정우성이었을 뿐.
아직도 외모때문에 연기력이 평가절하된다고 믿고 있는 걸까?
그렇게 믿는 동안은 앞으로도 희망이 없을텐데...
외모로는 더없이 잘어울리던 그녀.
하지만 계속 웃고 있는 그녀를 보면서 참 힘들었겠다는 생각이 몇번 들었다.
요즘 내가 술자리에서 참 말이 많네..후회가 들곤했는데
이 분이 딸랑딸랑 경종을 울리고 가셨다.
자, 진상 경계경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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