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임태경 콘서트 'The 1st'


1부.
익숙치 않은 곡들이었지만 내가 좋아하는 멋진 목소리가 풍부하게 울려나올때
R석으로 할 걸 하는 후회가 잠시 들었다.
1집의 Bon Soir, Bon Nuit과 또 듣고 싶은 천일동안,
제목을 알 수 없는 불어노래.
차분하게 노래 듣기에 좋았던 분위기.

그러나. 
세상에 정말 완벽한 사람은 아빠 친구 아들이나 엄마 친구 아들 말고는 없는 것인지
이 멋진 목소리의 주인공 임태경에게 1부 중간부터 또 다시 체력문제 발생.
첫 단독공연이라는 건 보는 사람보다 준비하는 사람에게 더 의미가 있을텐데
첫 공연의 두 시간 동안도 모래시계 눈금처럼 힘이 뚝뚝 떨어지는 안타까운 일이....

옛날에 한동준이 `그대가 이 세상에 있는 것만으로`라는 노래를 부르다가
삑사리를 심하게 낸 걸 라이브로 들은 적이 있는데
한동안 음반을 들을 때도 왠지 그 부분에서 튈 것 같아 조마조마 했었다.
이런 가수에게 라이브가 취약하다고 말하는 게 좀 이상할 지 모르지만
임태경의 라이브 너무 기복이 심하고 불안하다.
맘 놓고 듣다보면 어느 순간 갑자기 조마조마.
지금까지 내가 본 공연중에서는 몇 년 전 가을밤콘서트의 20분이 가장 안정적이었던 듯.
수제녹음버전으로 떠도는 노래들을 골라 들으면서도 느꼈던 감동을
언제쯤 무대에서 보여주실런지.
아무리 노래하는 게 행복하더라도 체력에 더 많은 공을 들이시길.
프로에게 체력은 기본 중의 기본인데......

아쉬움2는 선곡인데
내가 좋아하는 `사랑이 사랑을 버린다`가 메들리로 엮인 것 보다도,
`넬라판타지아`가 빠진 것보다도,
불의검의 곡들이 하나도 없었던 게 그랬다.
첫 뮤지컬이었을텐데 별로 애틋해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듣는 내가 섭섭했다.
뮤지컬을 못 봐서 라이브로 한 번 꼭 들어보고 싶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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