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빛속에|강경옥|1986-1990



환상적인 별풍경을 볼 때마다 무슨 애국가 부르고 시작하는 것처럼
잠깐씩 별빛속에의 한장면을 떠올리곤 했었다.
검은 종이 위에 아마 하얀 물감을 뿌려서 그렸을 그 장면 한구석에
`아름다운 별이다`라는 짧은 대사가 있는 페이지.
오랜만에 다시보니 마지막 페이지였다.

불법스캔 죄송합니다...(처음도 아니지만--;;)

지구에서 카피온에서 
원하던 모든 것을 두 번이나 다 잃고 우주를 유영하면서도 
끝까지 신과 인간의 의지를 고민하는 시이라젠느.
우주를 살아도,
군주가 되어도,
인간이구나, 너.

아마도 순정만화 최고의 생각 많은 주인공일 시이라젠느.
그래서 아르미안의 네딸들의 샤르휘나가 꽃돌이들 때문에 
종종 미움과 질시의 대상이었던 것에 비해 
비슷하게 만나는 남자들마다 한눈에 꼬셔버리는 시이라젠느임에도 불구하고 
그다지 부럽지도 밉지도 않다. 
부귀영화와 얼굴에 꽃받침을 하고 있는 그 많은 남자들을 코 앞에 두고도 
머리가 깨지도록 괴롭게 사는 인생
-더 이상 어떻게 불쌍할까. 행복은 정녕 성격탓이더냐......
레디온은 생각만 해도 가슴이 아프니 그만 하겠다.

나름 분위기 전환을 위해 이 괴력커플의 결혼생활이라도 상상하려 해보았으나 
10권이 다 끝나도록 평범한 연애질씬은 단 한 장면도 없어서 
도대체 이들의 일상적인 연애나 결혼같은 건 상상이 안된다. 
신혼여행을 텔레포트로-이건 부럽군.

한숨 나오도록 우울한 후유증을 알면서 
왜 갑자기 이 책을 또 뽑아들었을까나...
그러고나서 절판된 노말시티를 눈알이 빨개지도록 찾다--;;
그러다가 발견한 별빛속에 애장판에도 침흘리다...
있는 거 팔고 애장판 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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