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합|한창훈


전라도 버전 메디슨카운티의 다리(P233 태풍 오던 날)


홍합공장 사람들은 투잡족이다.
철 되면 농사도 짓고 틈틈이 공장에 나와 홍합을 고르고, 까고, 찌고, 포장한다.
그들은 대부분 아줌씨 또는 할매들이다.
또 다수가 변변치 않은 남편들 한테 돈 벌어다 주고 매도 맞는다.
그렇지 않은 소수는 남편도 없는 시댁수발에 허리가 휜다.

그런데 그 사람들에게 착 달라붙어 풀어내놓는 일상은
구질구질하지 않고 재미가 있다.
적나라한 전라도 사투리의 특별한 박자가 그렇고
비슷비슷한 사연속에 나이 먹었는데도
아주 다른 개성을 가지고 있는 그 강인한 아줌씨들의 모습도 그렇다.

대하소설 아니면 이런 입말의 재미를 알기 힘들겠다 싶었는데 모처럼 반가운 소설.

읽고나서 홍합이 너무나 먹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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