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성년|Another Child|2018


여기서 '너'는 누구일까요 ㅋㅋㅋ

그냥 한 번 눌러봤다가 바로 몰입. 
낯선 얼굴의 두 여고생 등장이 이렇게 흥미진진할 일?ㅋㅋㅋ
생각해보니까 스카이캐슬로 한창 상승세이던 염정아의 출연작이자 김윤석의 첫 감독작이라고 홍보되던 걸 본 기억이 났다. 
제목이 약간 사강의 '슬픔이어 안녕'보는 느낌인데 왠지는 모르겠고
보고 난 뒤 만족감은 업.

해서는 안될 결정을 하는 성년과
필요충분적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는 미성년들.
물리적인 나이로 미성년에 속하나
그 둘의 선택과 반응은
최소한 영화속 어른들 만큼은 성숙하다.
마지막 선택은 좀 엽기였지만
십대의 집요함(^^)과 호기심 속에서도
괜찮은 어른의 성장기를 보여준.

맨발로 도시락 갖다주던 염정아-한 장면에도 넘치는 에너지가 굉장하다.
처음 보는 두 여고생-김혜준과 박세진-어딘가 영화 속 주리와 윤아처럼 기대감이 드는 배우들이다.
연출 하느라 그랬는지 김윤석은 오히려 평작이었지만^^
각본 김윤석에서 다시 한 번 놀랐다. 

불륜이고 뭐고 내새끼들 앞에서는 당당한 특이한 엄마여자


 친구 같으면서도 별로인 아빠-훌륭한 까메오 이희준



언니가 거기서 왜 나와요-느닷없는 웃음 종결자 이정은

걸캅스|Miss & Mrs. Cops|2018

그냥 웃긴 장면^^

여배우들이 두 주연을 다 차지했던 '피도 눈물도 없이'가 벌써 18년 전 영화인데
걸캅스는 둘이 경찰이란 거 빼고는 오히려 뒷걸음질 같은 느낌이다.
살아남기 위한 직장생활을 갑자기 인지상정으로 뒤집은 박형사,
특히 팀 내 다른 선배 형사들을 다 오징어로 만들어 버리던 정의감까지 과격하고
애초에 방향성도 없었다가 갑자기 각성하는 조형사는 좀 쌩뚱맞았고,
평소에 욕 잘하다가 막판에 웬 순화버전 십탱아도 뻘쭘하고,
이미 연대감은 확인됐는데 마지막에 굳이 눈빛을 주고 받는 건 좀 과하고...
코미디 영화의 흔한 빈 칸은 변함 없이 이렇게 등장한다.
그게 여주인공 둘이라는 이유로 더 근사해보일리도 없지만
비슷한 코미디 영화들에 한 참 못 미친 흥행 수준 만큼만 욕먹는 게 맞다.  

제일 아쉬운 건 N번방 범죄의 전조를 이렇게 보여주고 있는데도
그 범죄의 심각성에 대한 관심은 전혀 끌어내지 못한 것.
아무리 코미디라도 진짜 힘없는 영화다.
불법이 아니면 범인을 못 잡는 흔한 형사들이
이번에는 근무시간에 수시로 이탈까지...
그러고도 표창을 받으면 아무나 근무시간에 나가서 좋은 일 하고 돌아오자.
그래서 여자형사 기동대들은 시대와 함께 그냥 해체되어버렸다는 거?
궁금한데 안 알려준 것도 불친절.

근데, 웃겼다^^
엄청 꼼꼼하지도 엄청 기발하지도 않은 이 영화의 웃음의 비밀은
다른 코미디 영화를 볼 때와는 다르게 웃기는 듯 했으나
결국은 비슷한 방식이었다는 걸 깨달으며 터졌다.  

여자주인공 많아 봤자
단순하게라도 일관성을 지키는 건
소신이 연애사에 까지 이르러 항상 '형이 거기서 왜 나와'를 시전하던 윤상현 뿐이었고,
영화 한 편 분량의 욕을 몰아준 한 사람이
하필 샤방의 대명사 걸그룹 출신 수영이었다는 것(수영의 연기력도 이전에 비해 일취월장),
웃기려고 안하는 것 같은데 웃긴 장면을 만드는 라미란과
그에 밀리지 않는 이성경의 조합도 괜찮았다.
(꽤 얘기 나올 법 한데 둘 사이의 서사는 없고 그냥 윤상현 잡을 때만 의기투합 하는 게 좀 아깝긴 했어도...)
안재홍과 하정우의 짧지만 성심성의가 보이는 출연에
좀 게을러 보였어도 반가운 성동일(쫌-실망입니다 ㅋㅋㅋ)도 볼만했고.
하지만 제일 중요한 건 양도 질만큼이나 중요하다는 걸 알려준 것이었다.

대박 코미디 영화들은 대부분 여자캐릭터들의 수가 적거나 보조적이거나
'어머니'와 '여편네'를 벗어나지 못하는 것 때문에 지적받았고
코미디를 뭐 그리 심각하게 보냐는 핀잔이 많았음에도
다음 코미디 영화에서는 조금씩 나아지려는 노력의 흔적이 조금씩 보이는 중인데,
이 영화는 그 상황을 간단하게 반대로 뒤집는다.
누가 해도 아름다울 리 없는 욕이나 폭력은 다른 코미디 영화만큼 나올 뿐이고,
코미디 영화에서는 흔한, 당하면서 웃음을 주는 캐릭터가 등장한 거지만
중요한 여자캐릭터 수를 늘려 다양해졌다.

걸캅스는 해방감의 화살표를 바꾸려는 실험을 한 척 했지만  
그 건 다른 많은 오락영화들이 (캐릭터 외에)비판받는 지점에서 벗어나지 못했기에
방향을 가진 도전이라고는 부를 수는 없다.  
하지만, 코미디의 기본전략인 익숙하던 것들을 뒤집기는 했다.
그것도 아주 단순하게 갯수로.
이게 콜롬부스의 달걀 같단 생각이 든다.
알고 나면 쉬운데 처음이기는 한.
그래서 다른 코미디 영화의 여자캐릭터들이 불편했던 사람들과
그 영화들을 전혀 불편함 없이 즐겁게 봤던 사람들이
불편함의 자리를 바꿔앉을 법도 했을 듯.

PS. 부당거래를 생각나게 하던 마지막 대결 장면에서 마동석 캐릭터가 좀 새롭게 등장했더라면
주인공을 여자로 바꾼 걸로 충분하다고 만족해버린 건 아닌지-하는 의심이 덜 들었을 지도. 

윤상현의 찌질은 언제봐도 성공률100% ㅋㅋㅋ

완벽한 타인|Intimate Strangers|2018


분명히 내가 아는 내용이고 별 거 없던 확실한 기억에 마루에서 보고 있는데
가족들이 왔다갔다 할 때만 같이 보기 뻘줌한 장면이 어디선가 나타나던 기억.
그런 건줄 알고 되게 재미있겠다 생각하면서도 이상하게 극장에서는 계속 놓쳤던 영화인데
그때 놓치길 잘했다^^

일단 이런 공개 통화의 곤경은
형식상으로는
남들은 신경 안써도 굳이 보여주기 싫은 것과
남이 알면 뻘쭘한 것
남이 몰라도 이미 큰 일인 것이 있을 것이고
내용상으로는 별의 별 게 다 있을 법한데
각각 다른 범주들이 좀 다양하게 튀어나왔으면 더 재미있었으련만
하필 그건 한 건을 제외하고는 다 불륜과 성적인 범주.
정작 그 자리에 있던 둘은 걸리지도 않고 넘어가고,
나머지는 남자들은 다-라는,
진짜 그런 지 전수조사로 반증해보고 싶은
게으른 통념으로 편하게 마무리하고 끝난다.
시간보내기는 좋으나 뭔가 개운찮은.

쉘로우 그레이브|Shallow Grave|1994

가운데 청년은 이후 우주대스타가 된다^^

봤는데 기억 잘 안나는 영화 다시보기 시리즈1.
재밌었던 기억만 남아있었는데
역시 다시봐도 재밌다.
그때도 아마 트레인스포팅이 히트하고 나서 뒤늦게 봤던 것 같은데
범죄자들이 실패하는 이상한 범죄영화라는 신선함과
지금봐도 흔치 않은 속도감 넘치는 인트로-폼난다.
감각적인 소중한 우정을 다시 보게 만드는(^^) 건 덤.
좀 잔혹하긴 하지만
가장 맘 약해보이던 알렉스의 마지막 미소는 귀여운 반전.
그래도 그 돈이 없던 때로 돌아가고 싶지 않을까.

목소리의 형태|A Silent Voice|2016


궁금하다, 이런 드라마를 굳이 애니메이션으로 만드는 이유는 뭘까.
일본 애니메이션 속 교복입은 여학생들은 나도 모르게 성도착증 환자들의 눈요기거리와 연결되서
일단 이미지 자체가 불편했는데
이걸 본 건 100% 제목 때문이다-원제를 보니 번역제목 붙인 사람에게 당한 듯.

솔직히 매우 불편한 영화다.
반딧불의 묘와 오아시스의 불편함을 모두 합쳐놨다.
왕따의 피해자가 그나마 다가온 단 하나의 이성인 왕따가해자에게 호감을 갖고
결국은 가해자에게 미안함을 버리지 못하게 된다는 것.
옛 생각을 하고 찾아갔으면 당연히 사죄가 먼저일 줄 알았는데
그것도 극의 절정을 위해 뒤로 미뤄졌고
그 사이에도 피해자는 계속 사과를 하고 있다. 
2016년에도 이런 이야기가 이런 수준으로 만들어진다는 게
참 답 없고 짜증난다.
한 가지 인상깊은 건 니시미야가 포기하지 않고 계속 목소리를 내려했던 것 뿐.

위대한 레보스키|The Big Lebowski|1998

알고보면 정직한 포스터

봤는데 기억 잘 안나는 영화들 다시 보기 시리즈2.
그렇게나 좋아하는 제프 브리지스의 주연작이었는데도 딱히 기억나는 게 없던 이 영화.
이렇게 웃긴데 기억을 못했다니^^

좀 묘한 영화긴 하다.
줄거리 소개는 기발해 보이지만 영화속에서는 오밀조밀한 이야기로 이어지기 보다는
오히려 그 사이를 레보스키의 큼직하게 헐렁한 개성과 상상으로 넘어간다. 
포스터의 이미지도 신선한데 사실 이게 가장 정직한 영화의 예고였다. 
서사가 강조되는 영화들과 대비되는 신선한 이미지들의 향연.
중간에 레보스키의 상상 속 짧은 영화를 보다보니
왜 레보스키가 볼링을 그렇게 좋아해야 했는지 이해가 간다 ㅋㅋ
다시 없을 세 친구.
헐렁하지만 나름 지네 동네에서는 신망을 받는 레보스키,
우리나라 강성 해병대 참전용사를 닮은 월터,
흠잡을 데 없이 평화로운 앤디-착한 사람 결말 그렇게 만드는 건 반대함.
세상이 바쁘게 돌아가고 성취가 인생의 전부라고 강변할 때
이 한량들이 
살아감이 인생이라는 걸 보여준다.
한때 치열하게 자유를 위해 불의에 맞섰던 레보스키를
모든 성취에서 동떨어진 유유자적 삶을 살아가게 만든 건 
자발적 선택만은 아니었겠지만
거기에 레보스키의 성격도 한 몫했을 건 당연.
부디 남은 여생도 볼링값 맥주값 떨어지지 않고 잘 살아가길.
이렇게 일찍부터 연기잘하는 줄 몰랐던 줄리안 무어 굉장했고, 
레보스키의 제프 브리지스는 여전히 빛난다. 
춤추고 노래하고 당하고^^ 아주 혼자 일당백을 하시는데 보기 즐겁다.
요즘은 보기 어렵지만 한 때 신스틸러를 톡톡하게 담당하시던 스티브 부세미와 존 굿맨, 좀 터투로,
이제는 볼 수 없는 필립 세이무어 호프만의 풋풋한 모습도 반갑다.

나, 다니엘 블레이크|I, Daniel Blake|2016


영화의 시작은 누구나 겪었을 법한 울화증 걸릴만한 상황이다.
같은 질문, 인조인간 같은 응대를 원칙이라며 반복하면서 시간을 쓰게 되는 절차.
다수에게, 악용되지 않으며, 공평하게 적용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이 '절차'는
사실 만든 사람의 무능력을 다수가 시간과 노력을 들여 견뎌셔 상쇄되도록 만들어져 있다.
버스를 한 번도 타보지 않은 설계사나 디자이너가 버스정류장을 기한 내에 만든다.
디자이너는 물론 디자인 전문가지만 버스이용객이나 버스회사나 버스운영에 대해 충분히 고민할 시간과 열정이 부족하다.
얼추 그럴싸해보이는 버스정류장이 생기지만 모두에게 불편하다.
그 불편이 전달되기까지 다시 확인이 필요하며 아마도 여러 차례 검토과정이 필요할 것이고
다시 고쳐질때까지 당연히 사람의 시간과 비용이 든다.
그리고 편의를 위해 만들어진 시설은 그 사이에도 모두를 조금씩은 다 불편하게 만들며
누군가를 더 결정적으로 괴롭히게될 수도 있다. 
더 엄격해져야 하는 건 설계이고, 적용에서는 미처 생각지 못한 예외에 대한 여지가 항상 있어야 하는 이유다.

 

인간답게 행동하기 위해서는 영웅처럼 생각해야한다 -메이 사톤 May Sarton 

인간세상에 같이 사는 종끼리 존중하는 것
-너무나도 당연한 원칙이지만 때와 장소에 따라 너무나도 어려워지는 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