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투리 제주관광



함덕부근의 오션그랜드호텔의 객실에서 본 야경.
바다도 보이고 제법 멋졌다.

낮에는 이런 모습-저게 뭘까 궁금해서 걸어봤다.

표지판에는 함덕별장이라고 되어있었는데 숙소인지 개인별장인지는 잘 모르겠다. 

이번엔 일출을 한번 보겠다고 다섯시 삼십분에 일어났는데 밤새 쌓인 눈에 내 발자욱만 찍혀있는 한적한 새벽.

문여는 시간전인 걸 모르고 찾아갔다가 깜깜해서 그냥 돌아왔다.


일곱시에 다시 찾아간 일출봉 입구. 상황은 표지판 대로--;;
그래서 세번째 제주도에서도 일출보기는 또 실패다.

센 바람때문인지 이렇게 입자가 거친 눈은 처음봤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가짜로 뿌린 눈같이 생긴.

나의 이번 여행의 마지막 관광지 성산일출봉


악천후도 아랑곳없이 어제와 똑같이 풀뜯고 있는 말들-역시 니들의 고향이로구나.

눈보라속의 제주올레1코스



시흥리에서 성산까지의 1코스 시작지점.
시흥초등학교버스정류장과 시흥초등학교 사이에 있는 여기를 못찾아서 올레사무실에 전화까지 했다--;;

보이는 하얀점은 점이 아니라 눈보라. 눈속에서 밝게 핀 꽃-혹은 잡초일까?은 얘말고도 보라색이 또 있었다.

배추정원의 억새연못^^ 사실 저 푸른 작물이 정확히 무엇인지는 모름

걷기-를 생각할 때 머릿속에 떠오르는 이상적인 길의 모습.
이따금 찻길을 걷기도 하지만 올레길은 이렇게 걸을 맛 나는 길이 많았다.

1코스 초반에 지나게 되는 아마도 개인농장-문을 여닫으며 드나들어야 한다.
소들이 길을 막고 있어서 악질길치인 나로서는 끊임없이 나를 의심해야했던 난코스.

아주 잠깐 급경사 오르막이 있어 아마도 신체적으로는 최고의 난코스였던 말미오름.
우도와 비슷한 정경에 주변이 트인 전망을 가지고 있다.
이 부근에서만 잠깐 마주쳤던 두 처자들을 허락없이 찰칵. 

운치있는 무덤가.

멋지게 날아가는 모습을 봐서는 오리가 아닌 것 같은데.
물가마다 넉넉하게 흩어져 있던 날짐승들^^

조개박물관-올레에는 무료라고 나와있지만 지금은 입장료 2000원을 받는다.
비싼 입장료도 아니고 추울때 잠깐 들어갈 수도 있겠으나 지나쳐도 아쉬울 필요없을 정도의 방문지. 


 
함덕부근의 숙소에서 바로 시흥리로 갈 수도 있었는데 악질길치인 내가 그렇게 똑똑한 선택을 할리가 없다.  안내서 곧이곧대로 시외버스터미널까지 갔다가 같은 도로를 고대로 따라서 시흥리에 도착한 것이 무려 두시간 후, 도착지도 전화해서 찾았다.
아침부터 불던 강풍은 그렇다치고 좀 걷다보니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제주도의 쎈바람에 가끔 눈이 좀 아프기도 했지만 제주도는 원래 날씨가 변화무쌍해서 그런가보다 했는데, 점심 먹으러 들어간 시흥해녀의 집 식당에서 아주머니가 "이렇게 추운데 어떻게 걸어왔대"하시는 말씀을 듣자마자 나가기가 두렵게 갑자기 춥게 느껴졌다. 이미 강풍주의보와  폭설주의보가 내렸다는 사실을 몰랐다--;;
눈보라에 휑한 길을 걸었지만 그래도 볼만한 길 덕에 괜찮았는데 결국 이날밤부터 내린 엄청난 눈때문에 이튿날은 기상청과 도착희망지의 숙소까지 여기저기 전화를 한 결과 포기하기로 결정.
사실 눈쌓인 길보다는 쌓인 눈에 가려졌을 올레길의 파란 화살표를 볼 수 없다는 것이 결정적인 이유였다. 일정을 당겨 일찍 떠나기로 하고 비행기일정을 당겼지만 비행기도 강풍으로 연기. 결국 1시간 20분을 더 기다려 집으로 돌아왔다.
 
모처럼 큰 맘먹은 나들이였는데 역시 무식했다.
제주도민들조차 일기예보 좀 보고오지-라며 동정해주지 않던(^^) 나의 안타까운 올레여행.
언젠가 가고 말겠다~!  
 
불경기에 폭설과 명절 등등의 여러가지 이유로 늦게 까지 문을 열지 않았던 성산의 식당들.
그중에서 1인분임을 확인하고 갑자기 아직 준비가 안됐다던 '선미식당'에 마음이 완전 상했었는데(맘 상한 것 이상으로 허기지기도 했었다) 우리 먹는 거라도 괜찮냐며 한끼 거두어주신 '삼다식당' 가족들께 다시 한번 감사드려요~! 특별한 가정식 자연산 복김치찌개에 커피랑 딸기까지 정말 잘먹었습니다. 나중에 다시 들를게요!
 
   
봄빛의 꽃, 가을의 억새, 눈보라와 햇볕.
사계의 풍경이 뒤섞인 길들을 따라 난 돌담이 나그네길의 운치를 더한다.
흐린 하늘아래서도 이쁜 물빛을 보여주는 바다곁길을 걷다가 내키는 곳 어디나 멈춰갈 수 있는 자유.
이런 게 뚜벅이의 즐거움.

북해의 별|김혜린


아마도 주인공들의 세계에서조차 가장 완전무결할 인물 유리핀 아우구스투스 멤피스.
연인에게조차 정신적인 스승이자 구원이 되어주는 남자.
그 완전함이 오히려 거리감을 느끼게 하면서도
이따금 유리핀이라면 어떻게 했을까-라는 차원을 넘나드는 성찰의 시간을 주는 남자.
 
혁명가들은 자신의 힘으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낭만주의자들이다-라는 러시아혁명사의 머릿말구절에서 멋지게 어울리던 혁명과 낭만은 올훼스의 창과 북해의 별에서 힘있게 보인다.
 
혁명이나 이상의 슬픈 종말은 늘 
싸울 땐 목숨까지 나누며 믿던 동지를
바라던 세상의 시작에선 다름을 내세워 믿음을 거두는 약한 사람들때문이었다.
가던 길을 계속 갈 동지들에게 끝까지 믿음을 거두지 않고 
세상을 놓아버리고 싶었을 순간에도 불신하며 입을 닫는 대신
진심을 외치는 믿음과 용기를 버리지 않았던 이 멋진 남자의 삶이 담긴 가상국가 보드니아의 이야기.
스무살에 시작했다는 머릿말을 읽었을때 나의 스무살이 참 작고도 작게 느껴졌었다.
정말 대단한 호흡을 가진 김혜린.
 

그저 멋질 뿐.


 

 

이런 군주라면 혁명은 더 늦어졌을 텐데

성공의 척도로 치는 여러가지 중에서 명예는 지킬만한 가치가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이것이 부드러운 데니의 힘

이런 우울한 속성을 인정하면서도 포기하지 않는 괴물(^^)

영화|벼랑 위의 포뇨|崖の上のポニョ: Ponyo On The Cliff|2008

 미야자키 하야오.

몇번 보기는 했지만 머리에 콕박히게 재미있었던 적은 없었는데

포뇨는 정말 나를 한번에 사로 잡아버리고 말았다.

인어공주의 울트라씩씩명랑버전의 포뇨.

물거품이 되기엔 너무나도 씩씩한 포뇨니까 소스케를 잘 관리(^^)할 수 있을거야.

포뇨 화이팅!

 

저 귀여운 얼굴로 터미네이터같이 줄창 달리던 포뇨.

어쩜 멋지면서도 이렇게 귀엽다니, 아유~~~~!

전사 못지않게 씩씩하고 멋진 리사

이건 생선시절의 포뇨-이때도 나름 성깔있었지만^^

놀라자빠질뻔한 과거가 있는 여자친구도 두려움없이 반겨주는 속깊은(^^) 소스케와

또 그런 며느리(^^)도 아들도 똑같이 잘 챙겨주는 멋진 시어머니 리사^^

애기처지에도 불구하고 언니를 믿어주는 생선시스터즈들의 귀엽지만 듬직한 자매애

소스케와의 첫만남

사랑이 많지만 나쁜 아빠-사랑이 많지만 늘 집을 비우던 소스케의 아빠와 비교할때

나쁜 아빠보다는 없는 아빠가 낫다는 교훈인가^^

 

 

영화를 보면서 어디선가 들은 목소리 같다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리사의 목소리는 롱베케이션의 야마구치 토모코였고

포뇨의 엄마는 아마미 유키였단다.

굉장한 등장을 몰랐지.

특히 어린아이들이 등장하는 일본 애니메이션은 그 꼼꼼함에 혀를 내두르게 된다.

밥먹다 잠드는 포뇨도 그렇고

양동이를 팔에 낀채 움직이다가 양동이를 한번 추스려 자리잡는다든지

아이들의 귀여운 버릇들을 진짜처럼 입혀주는 것.

어찌나 꼼꼼들 하신지.

그 와중에 더러운 바다도 좀 신경쓰이게 했던 교육적인 영화.

공연|임재범의 귀환|2008

 

여유와 붙임성이 대폭강화된 새로운 버전의 임재범.

조금 낯설기도하고 예전이 그리워지기도 하던 찰나,

'그대앞의 촛불이어라'가 흘러나오는 순간

역시 나는 임재범의 공연에 빠져드는 사람임을 다시 깨달았다.

그래도 역시 당신은

말랑한 팝송이나 크리스마스 캐롤, 재즈곡들 보다는

Rock을 부를 때 가장 힘차보이는 Rocker입니다...!

뮤지컬|지킬 앤 하이드|2008


지킬, 그대의 비극은 무모한 모험심이나 이상적인 인간관 때문이 아니라
정작 자신의 내면에는 무심했던 때문일세.
그저 우울한 이상의 몰락 같지만
어찌보면 선과 악은 분리될 수 없는 한몸임을
슬프지만 강조하는 결말.
지킬과 하이드는 단순하게 선과 악의 분리였지만
내속에 내가 너무도 많은 평범한 사람들이라면 그 많은 나들에게 좀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할것이리.
원작도 읽고 싶다.
 
뮤지컬 역시 탄탄함이 느껴졌다.
구성도 스토리도 매우 좋았지만 역시 무대는 배우들의 몫이므로...
 


 
어째 전보다 멋있어진 듯한 류정한. 하이드는 좋았지만 1부는 좀 지루했다. 힘이 넘치는 노래들은 하이드에겐 딱이었지만 지킬은 좀 더 섬세한 뭔가가 필요했는데, 강과 약만 있고 그 사이에 디테일이 없다는 게 단조롭게 들렸다. 엠마와의 듀엣은 사랑의 노래가 아니라 울트라데시벨노래자랑이어서 사실 난 좀 웃었다. 이런 장면들을 마주칠 때마다 스텔라에서 베트미들러가 무대위의 가수들을 따라하던 장면이 떠오르기 때문에 말이지....
 
아낌없이 박수를 쳐주고 싶었던 루시의 김선영-첫 등장곡은 노래로 연기하는 것이 뮤지컬배우라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었다. 나중엔 내가 과도하게 거부하는 뮤지컬 특유의 드르륵발성이 나오기도 했으나 멋진 목소리와 감성은 사라지지 않았던. 근데 춤은 연습 좀 더 할거죠^^?
 
그러나 나의 베스트는 덴버스 경 역의 김봉환. 깊고 풍부한 성량에서 여유있게 인물을 연기하는 노래와 대사가 등장할때마다 빛났다. 나올때 포스터를 봤는데 얼굴을 보니 어디선가 본 듯한. 혹시 옛날에 딱따구리앙상블의 멤버가 아니셨던가...? 암튼 담엔 보다 많은 등장하시길 바래요.
 
주변에 정말 그런 얘길 해주는 사람이 없는지 김소현은 전혀 달라지질 않는다. 특유의 성악 발성에 고음 잘 올라가는 것은 알겠으나 대사는 어떨땐 마이크를 붙이고도 옹알. 드라마로 치면 어느 드라마에서나 김수현식의 대사를 하는 신인배우같다고나 할까. 김수현의 대사를 가지고도 김혜자나 강부자는 자신의 연기를 한다. 우리나라에 오페라의 유령 전용극장이 생긴다면 모를까 다양성의 노력을 더 하길....아직은 미모 이상의 장점을 알 수가 없는.
 
아, 그리고 이름을 못찾겠는-첫 살인의 장례식때 목사?신부?랑 루시의 포주도 짝짝짝.
 
횡재수가 별로 없는 겸손한 인생에 웬일로 날아든 공짜표 한 장~우하하~
내돈 들여 찾아갈만큼의 열성은 아니나 공짜표에는 열일 제치고 달려갈 정도의 관심은 가지고 서울출장에 나섰는데 생각보다 퍽 아담했던 LG아트센터-공연장 느낌은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