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더|Mother|2018


일본원작의 기운이 워낙 강렬해서 또 보는 게 재미있을까 싶었는데
다시 만나는 마더는
원작을 볼때는 몰랐던 원작의 아쉬움을 채워주며
놀라움을 주고 있다.

시작은 차영신.
원작에서는 생물학적 엄마가 걸렸던 불치병이 키워준 엄마인 것으로 설정이 바뀌었는데
오히려 그 때문에
결국은 피가 물보다 진한가 싶던 원작의 아쉬움이 오히려 채워진 느낌이다.
특히 초반에
마치 맹수처럼(^^) 딸의 궁지의 절실함까지 틈을 놓치지 않으며
이기적인 엄마의 애정을 한껏 들이대던 영신을 보는 게 정말 재밌었다.

또, 원작에서는 크게 다루지 않았던
아이를 키우는 것에 대한 사회의 책임을 
황폐한 혜나의 엄마 자영을 통해 일깨워줬고.
새끼손가락이 없는 이발소의 친모는 일부러 친절한 금자씨를 생각나게 한 것 같기도 하고^^
금자가 철 없이 엄마가 되서 상처 받고 살았다면
자영이 되었을지도 모르겠다.

해맑기만 하던 원작의 혜나가 워낙 사랑스러워서 끌렸다면
지금의 윤복이는 오히려 아이답지 않게 상처까지 얼굴에 드러내는 기염을 토한다.

원작의 수진이 새의 이름을 아이에게 붙여줬다면
여기서는 혜나가 직접 윤복이란 이름을 고른 것도 맘에 든다.

반대로 원작에서는 그냥 둘의 연애 같았던 혜나와 수진의 만남이
여기서는 좀 시작고리가 약한 느낌이다.
느닷없이 등장하는 '필요할 때마다 사용가능'한 의사의 등장도 좀 생뚱맞고.
(줄거리와는 상관없지만
초반에 화장한 이보영을 빤히 보며
선생님은 왜 화장 안해요-라고 굳이 묻는 장면에서 보다 말았던 기억도 있다ㅋㅋ)
어제 9회를 보던 중
아이의 입으로 과거의 자신은 죽었다고 고백하는 장면에 이르러서는
너무 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상처로 자란 아이라 하더라도
8살 짜리가 감당하기에는 너무나도 무거웠던 얘기.
그렇지만 수진을 위해 떠나던 윤복이는
원작에서 마냥 응원하고만 싶었던 그 둘의 미래가
결국은 상처투성이의 전진이었음을 느끼게 해주기도 했다.
자영의 '오빠' 사이코패스 손석구의 연기도 정말 흥미진진하다.
이런 역할은 연기하는 것 만으로도 내상이 생길 것 같은데
건강하게 잘 연기하시길.

쎈 이야기라 두루두루 즐겨보기는 힘들 드라마지만
원작을 재미있게 봤던 나로서는
비교하며 더 생각해보는 재미가 있다, 아직까지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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