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 하나 뜯어보면 꼴보기 싫을 때가 있을 법한, 당연한,
사람 구성원의 가족이
그 꼴보기 싫은 결정적인 순간을 지나는 끈끈함에서는 이뻐진다.
여기 나온 배우들 여전히 활발하게 출연하고 있지만
여기서가 최고다 싶은 배우들이 많은 걸 보면
이런 걸 대본의 힘이라 하나 싶다.
예전엔 이런 국민드라마에도 요즘 같이 짜증나는 PPL은 없었지.....
옛날 얘기 들어보면 '바보같은 사랑'의 옥희의 미래 같은 영자씨.
옥희씨도 그랬었다, 착한 건지 모자른 건지 싶을 때가 많던,
그때의 용배씨와 해로를 하다 이렇게 되었을까?
언젠가 노희경의 인터뷰에서 읽은 얘긴데
이 드라마를 찍을 무렵 고두심은
담배를 피우는 노희경 옆에 소리없이 와서 재떨이를 놔주고
가만히있다 가는 모습이 영자씨 그대로였다고 한다.
-꽃이 비싼 꽃이 어디 있고 싸구려가 어딨어, 꽃은 다 꽃이지
어떤 꽃이든 저마다 생긴 것도 다르고 꽃대도 다른데 하나 같이 다 예뻐, 우리 애들 같애.
-내가 뭘 줘서 나한테 잘하는 거면 하지마. 그게 뭔지 모르지만 내가 있으니까 줬겠지...
공자님 말씀을 툭툭 던지는 게 일상인 영자씨 말씀이라
받은 걸 빚으로 여기지 말라는 건가부다 했는데
한편으로는 나를 그냥 그대로 사랑할 수 없으면 말라는
영자씨의 귀여운 앙탈로도 들린다.
영자씨의 보고 싶은 사람 그리워하는 법
"보고 싶구나, 아, 내가 형이 보고 싶구나, 내가 형이 많이 보고 싶구나"
그러다가 때되면 밥하고 설겆이를 하고 또 보고 싶어지면 보고 싶구나 생각하고.
그녀의 영원한 사랑, 두칠씨.
어떻게 저기까지 가나 싶었다.
마지막의 나아진 모습이랬자
영자씨 속까지 빼먹은 후에야 가능했던 기적이라
그냥 울트라 뻔뻔의 극한일 뿐이었다.
그냥 울트라 뻔뻔의 극한일 뿐이었다.
이왕 뻔뻔으로 찍힌 마당에 아쉬울 때 손 벌리는 용도로만 쓸 수도 있었는데
수모를 알면서도 찾아오는 두칠씨의 그 뻔뻔함에는 속죄가 있었다.그 정도면 정말 끊어져버릴듯도 한데 모욕을 이기며 놓지 않는 끈.
이길수 없을 때 미운 짓만 하다가
미워할 수 있을 때 힘빠진 모습으로 미워도 못하게 하는 허무한 아버지가 아니라
욕받이 체력정도는 유지해주는 미운 아버지.
이걸 '진상의 예의'라 해줄 수 있을 지도^^
영자씨의 소울메이트 사돈 할머니.
사실 치매에 대한 환상을 심어주나 싶게 귀엽게 정신나간 상태라는 한계가 있었지만
예고 없이 맨정신으로 속을 뚫어보기도 하고
자기 입을 수의도 미리 준비시키던 울트라수퍼 할머니.
영자씨, 고모, 고모부-상대를 가리지 않는 귀요미 커플 종결자^^
노희경의 진정한 페르소나는 박성미가 아닐까 싶게
그녀의 따따부따는 속사포여도, 고함이어도 피곤하지가 않았다.
바보같은 사랑에서 꽉 막힌 남편과 함께
씩씩하게 살아가는 영숙의 가장 든든한 벗이었다가
남들 말로는 인간말종일 오빠, 천사 같고 엄마같은 새언니, 그리고 드센 조카들 사이에서
휴게실이 되었다가, 오락실이 되었다가, 가끔은 대못(^^)시전도 하시던 그녀.
마지막이 언제었는지 기억이 안날 정도로 오래되어버렸는데
보고싶다, 어디서든.
소리 지르지 말라고 소리 지르는 건 참 소용없는 일이구나를 깨닫게 해준 미옥씨^^
정말 시끄러웠지만
그 속에서 딸 키우고 엄마 동생 돌보고 연애도 하는 씩씩한 미옥씨는 든든하다.
여린 것 감추고만 살지 않아서 참 다행.
옳고 그름을 떠나 늘 약자의 편에서 같이 울어주는 고모부.
잘못할 때 가족이니까 다 이해해주는 것도 좋지만
아닐 땐 어려운 어른에게라도 아니라고 말할 수 있는 이런 사람이 좋다.
살뜰한 구석 없어 연인종목으론 빵점이지만 그 외엔
친구로도, 아빠로도, 남편으로도, 아들로도 좋은 사람.
모든 엄마들의 이상형일 것 같은 아들, 재수는
드라마 중반 이후로는 진짜 영자씨 아들 같았다,
아버지도 뿌리치지 못하고,
죽은 형 때문에 청춘을 거는,
정말 둥이스런 막내.
영자씨랑 데이트 하고 뽀뽀할 땐 살가운 아들의 이상형 같고
수술 소식 듣고 달려나가는,
사랑하는 영자씨에게 '개목걸이'를 주저하는 재수는 어찌 그리 슬픈지.
영자씨가 하신 공자님 말씀 중에서 남편에게 했던 말,
자식 낳은 걸로 할 일 다했다는 말은
이런 아들을 보면서 이해가 된다.
고모부네서는 사랑이면 치매도 잘 견딜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재수가 돌보기 시작하면서 치매돌보기는 현실이 되기도 했다.
코미디 이상의 박상면.
이번에 힐러보면서도 생각했었지만
코미디만 하기엔 아까운 감성이다.
막장 드라마 나가기엔 아까운 김보연만큼이나.
마트아줌마 소심하게 괴롭힐 때 넘 귀여움^^
허무주의 부르주아 원조 마마보이 명민본좌.
재수없을 수도 있는 첫등장이었지만
어딘가 불쌍해보이는 안쓰러운 기운을 항상 뿜고 있었다.
한창 드라마 볼 때 대본보기 한 적 있는데
너도 나도 애드립 정도는 몰입의 당연한 결과인듯 해대던 드라마 후반부에서도
조사하나 바꾸지 않고 연기하시던 명민본좌의 감동을 아직 기억한다.
애드립이 재미있을 때도 있고, 드라마를 살리기도 하지만
이렇게 연기하는 배우를 보면 경외감이 드는 것도 사실.
이 드라마에서 처음 배우같았던 한고은과도 썩 잘 어울렸던.
그렇게 오랜동안 괴로워한 당신이라서 내 사랑이 변하지 않을 수 있었다고,
미수는 고백을 했었지.
나도 그런 사람 좋아.
모든 부인들의 적, 그 이름도 대충스런 세컨드.
하지만 욕하기엔 참 사연도 딱한 세컨드.
방은희는 신기하게도
머리채 잡고 싸우는 장면에서
우악스럽게 이기는 사람, 힘써볼 틈도 없이 지는 사람
어느 역이나 자연스러울 굉장한 배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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