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개월의 미래|Ten Months|2020

 


신성한 생명까지 안 가더라도 
축복 비슷한 분위기는 유지되는 게 생명에 대한 예의일 것 같지만
미래의 임신은 말 그대로 갑작스러운 변수다. 
너무 차갑지 않나, 너무 부정적인 얘기만 해서 겁주는 거 아닌가 싶기도 했는데
생각해보면 현실에서는
현실적인 도움이 못되더라도 
임신덕담 정도는 길가는 행인들에게도 실컷 들을 법 하니
이렇게 균형을 맞춰주는 것도 좋겠다. 
역시 필요한 건 현실적 버팀목.
자유와 더 많은 기회가 있을 것 같았지만
그런 건 다 여유 있을 때 뿐.
임신한 미래를 자르면서 왜 나쁜 사람 만드냐고 미래에게 얘기하는 사장을 보는데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일을 하면서 
그래도 이렇게 못하는 사람들이 많을 거라고
뭔가 찔릴 때
남들도 다 이럴 거라고 생각하는 
평범한 착한 사람의 전형 같았다. 
세상을 유지하는 것에도
세상을 지체시키는 것에도 자기 몫이 있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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