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섯째 아이|도리스 레싱|정덕애 역|민음사

 퇴보적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보수적이고 답답한 사람. 수줍고 비위 맞추기가 어려운 사람. 다른 사람들은 그들을 이렇게 불렀고 그 외에도 비호감 형용사들이 끝없이 이들에게 붙어 다녔다. 그들은 자신들에 대한 이런 오랜 견해들에 대해 자신들은 그저 평범한 사람들이고 그러므로 감정적 까다로움이나 절제가 요즘 인기 없는 자질 이라는 이유만으로 비판받아서는 안 된다고 옹호하곤 했다. 

이런 두 사람 헤리엇과 데이비드는 한 눈에 서로를 알아보고 부부가 된다. 무리하게 빅토리아 풍의 저택을 구해 여덟아이를 키우겠다는 계획을 가지고.

...그녀는 인생의 모든 굴곡이나 진창을 처음에는 잘 모르면서 그러나 점차 단호하게 거부하면서 그것을 향해 나아간다고 보는 반면, 데이비드에게 미래는 그가 목표로 삼고 보호해야 하는 어떤 것이었다. 

그리고 아이들이 태어난다. 
루크, 헬렌, 제인, 폴이 태어날 때까지만 해도 
계획보다 아이가 빨리 생겨 당황은 한다거나
이어지는 출산으로 신체적 경제적 어려움이 생기기는 했어도 
함께하는 가족들과의 어울림을 더 큰 행복으로 느끼며 살았지만
출생 전부터 이미 헤리엇에게 심한 통증을 주던 다섯번째아이 벤은
이들의 꿈을 좌절시킨다. 

순전히 제목 때문에 고른 책이었는데 
너무나도 특이한 스타일이면서
케빈에 대하여를 생각나게 했다. 

다섯이나 되는 아이들은 키우는 이 부부는 참 열심히도 살지만
그들에게 아이들은 행복이라는 그림 속의 피사체 같은 것이어서
아이들을 향한 애정은 인류애와 비슷했다. 
그들의 선택과 고뇌가 모두 이해가 됨에도 
만족할 수 없는 여덟 개의 인생으로 남은 선택의 결과.
아무도 잘못하지 않았는데.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