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왕자|The Little Prince|2015

소녀와 어린왕자가 손 잡은 장면을 원했지만....

어린시절은 누구나 꽤 기억한다.
그래서 어린시절을 잊다니! 싶지만
사진을 보며 그때 무슨 일이 있었는지는 곧잘 기억해도 
그때 어떤 기분이었는지, 
그때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는지는 잘 기억이 안난다.

어린왕자를 처음 읽었을때 
당연히 왕자는 별로 돌아갔다고 생각했었는데
'바보야, 그것도 몰랐니?'를 느닷없이 시전당하고 울었던 기억은 난다.

어린왕자의 이야기가 끝날 즈음 시작되는 영화의 이야기.
완벽한 동화의 대명사 같은 어린왕자. 
그런데 원작 어린왕자가 끝나는 지점에서 시작하는 영화의 이야기라니.
시작해준 용기가 고마워진다. 
어린왕자가 만났던 사람들을 지구에서 다시 만나는 데서 그치지 않고
어린왕자를 다시 보고 슬퍼했던 나같은 사람에게까지도 이르는 완전한 위로.

제프 브리지스의 이름때문에 보게 됐지만
한지 인형 같은 기억속의 왕자, 조종사, 특히 여우의 새로운 그래픽, 
그러다가 마지막엔 소녀와 비슷한 모습으로 같이 서있던 어린왕자의 변신, 
끝까지 주인공의 이름을 알 수 없는 강력한 의도성, 
기대를 넘어서는 잘 어울림, 
별처럼 내리는 크레딧,
21세기판 어린왕자라고 불러주고 싶다. 

PS. 최근에 아동학대에 관한 영상을 봐서
순간을 스치던 감상파괴의 순간들.
보호자가 아이를 혼자 버려두면 안됩니다.
이웃집 할아버지는 위험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조종사가 할머니였으면 싶기도 했던.
참으로 동화파괴의 타이밍. 
에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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