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 바야데르 La Bayadere|유니버설발레단|2018



명성이 자자한 발레무용수들이 초빙됐다는 귓동냥에 팔랑팔랑 예매했기에 엄청난 기대를 품고 갔다. 
2층 중간쯤 자리였는데 지난 번 장만한 망원경의 힘을 빌면 무용수들의 표정, 손끝까지 구경할 수 있었지만
전체를 보기에는 좀 방해가 되서 올렸다 내렸다를 반복하며 봤다. 

자하로바의 니키아는 일단 구조적으로도 두드러지는 체격이어서 인체의 스펙타클이라고 해야 하나..대단했다. 
동작 하나 하나 굉장히 여유있게 소화했기 때문에 
유연성과 나이는 아무 상관 없나 싶은 생각까지 들었다. 
발레리나에 한 눈에 반하기로는 신데렐라 때 박슬기 이후로 처음인 것 같다. 

역시 초면인 로드킨의 솔로르는 묵직하고 안정감 있는 전사여서 
스토리를 따라가 보면 알만한 사람이 왜 저랬을까 싶기도 했다^^

또 눈에 띈 배역은 황금신상인데 알고보니 강민우-춘향의 변학도 였다. 
그때도 멋있다 싶었는데 이번에도 안정감과 힘이 있는 도약과 연기.

셋 다 흔들림 없는 연기였다는 점에서 완전 만족.

의외는 감자티.
춘향의 강미선이었다는 게 완전 반전이었는데
역할 상의 특징을 드러내는 게 아니라 본인의 놀라운 유연성을 쓰지 않을 뿐인 연기였다고나 할까.
이 날은 컨디션이 엄청 안 좋았던 걸로.

신기한 건 처음과 이번 라바야데르에 대한 기억이 완전 다르다. 
그땐 엄청 큰 코끼리(이번엔 망원경으로 뒷발 깔짝깔짝 움직이는 것도 봤다^^),
니키야와 감자티의 육탄전,
브라민의 고백 장면 자막이 '널 사랑해'에서 '널 죽이겠다'로 바로 이어졌던 건 생각나는데 
3막의 기억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이번엔 1-2막은 오히려 약간 지루하기도 하고
3막에서 엄청 에너지가 솟아서
이렇게 느낌이 다른 게 의아한 정도.
오랜만의 오케스트라 연주와 널찍한 공연장에 선 유비씨발레,
보길 잘했다.

PS. 무용이니까 보러가지만 진짜 발레 줄거리들은 완전 슈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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