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려진 시간|Vanishing Time: A Boy Who Returned|2015

포스터에서 이미 천기를 누설하고 있었는데
생각해보니 나도 끝까지 반만 믿어줌 ㅋㅋㅋ

수린이가 어떻게 되는지는 영화 시작에 나와 있었지만
성민이는 어떤지 너무 궁금했다.
돈주앙의 마지막처럼 믿고 싶지 않은 사실이 진실이어서 슬퍼질지
아니면 믿을 수 없는 진실이 사실로 밝혀질지.

영화속에서 기적이란
믿어야할 것을 믿지 않기 위해 붙여준 이름이었다.
성민이는 성민이임을 묻기도 전에 대답하고 있었지만
수린이말고는 누구도
믿지못하는 자신을 의심하지 않았고
무려 거짓말을 믿으라고 강요하기도 했다.

시간이 멈춘다는 건
코미디속에선 재미있기도 했는데
이 초록동화속에서는
뛰어넘은 시간을 그리워하는 성민이의 눈빛과
같은 상실을 주고 싶지 않은 간절함으로
슬프다. 

소년의 마음으로 어른의 결심을 하게된 성민이는
또 그렇게 시간을 잃어버리는건데...
두번째 접혀진 시간속의 성민이는
처음이 아니라 좀 괜찮았을까.......

12살로 모든 사회화가 끝나고 또래 한 친구와 혼자서 자라
자란 듯 자라지 않은 듯 위태로울 때가 있는 성민이를
키 큰 소년으로 이질감없이 보여주는 강동원.
요즘 강동원은 몸을 굉장히 잘쓰는 배우가 되어 있던데
여기서는 오랜만에 감정을 적극적으로 끌어내고 있다.
자기도 미심쩍은 몰입이론을 얘기하며 비누조각을 태식에게 권하고
태식의 절망에 어쩔 줄 몰라하던 표정-이런 아이들의 표정 몇 번 본 적있는데
정말 똑같던.
 
그 성민이의 믿음직한 짝궁이 되어준 수린이, 신은수.
영화찍는 동안에서 쑥쑥 자라고 있었던지 어떤 장면에서는 진짜 친구 같기도--;;
수린이의 딱 한 번 고맙습니다-말하는 수린이도
그 말을 받는 '아저씨'김희원도 찡했다.

성민이의 단짝이 돼버렸지만 희망이 없었던 태식이, 엄태구
그 깊은 목소리로
서른살 마흔살이 아닌
공부안하고(^^) 몸만 자란 청년답게 삽십살 사십살하던 대사도 깨알.

여배우는 오늘도 이후에 보자니 특별출연이 좀 걸리는(^^) 문소리
점점 다양한 모습으로 만나게 되는 권해효-늘 반가워요.

엔딩의 넘실대는 바다가
흐르다 멈추는 시간같아서 여운이 길게 남았다.

시작은 스탠바이미 같다가
어느 순간 상상의 세상.
영원히 함께 할 수 없을
첫사랑의 물결같은 이야기.
강동원 버전의 늑대소년이랄까.
열심히 하고 있었네......

여기까지는 1987의 뒷풀이였는데
이제부터는 가려진 시간 뒷풀이를 하게 될지도....^^
근데 강동원이라면 마흔 넷이래도 지금하고 비슷하지 않을까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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