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를린|Berlin|2013




거대한 판 속의 개인,
직업이 특수할 뿐인 '사람'들의 이야기를 하고 싶었다는 류승완의 해설에 고개가 끄덕여 진다.
생각해보면
명색이 자유민주국가라는 남한도 이 모양인데
일당 세습독재를 벗어난 적 없는 북한이 멀쩡할 리가 없다.
남북통일은 정말 대업이 될 것 같다...아주 어려운.

그 속에서 쓰이고 버려지는 개인들이 모여 살던 특이한 '가정'의 풍비박산.
총알이 날아올 때, 피를 흘릴 때, 죽을 때만 포옹가능한 딱한 부부의 딱한 사랑이야기.

초반, 피뿌리지 않고도 박진감 넘치던 깔끔한 액션과
후반, 에너지를 다하는 육탄전 흥미진진.

초반 얘기가 복잡하다는 평을 주워듣고 긴장하며 봤는데
헐...이 정도면 충분히 설명해주고 있는 것 같구만, 뭐가 그리 복잡..?
이제는 영화보면서 보물찾기 하기 싫어졌나 봐, 다들.
스케일에 눌리지 않고
속도감있게 몰아쳐 준 액션스토리에 박수, 그리고 류승완 화이팅.


단발파마머리를 한 폐쇄국가 실력자의 아들이자 영웅의 수제자라니...핫핫...
비교할 수 없는 방식으로 에너지 경쟁 속에 우뚝 솟는 류승범의 신공은 
블럭버스터에서도 여전하다. 


고독 속에 빛나는 여전한 그녀의 감성
그녀의 하이라이트는 마지막 장면이었지만.

 좋은 그림 한 장
 
디테일은 없다고 생각했던 하정우의 블럭버스터 디테일 
베를린은 표종성의 영화니까.


초반과 후반 조용히 쾅 치고가는 석규 헹님.
헹님보러 한 번 더 갈까봐요.

PS. 감사인사 부분에 박찬욱과 주진우 등장^^

PS2.  추석에 마침 본시리즈를 해주길래 TV로 봤다.
1편인 본아이덴티티를 보고 있자니
아, 이래서 사람들이 베를린과 본시리즈를 비교했구나가 이해됐고,
자기정체성을 찾아가는 비밀요원이라는 이야기에 비하자면
베를린의 서사는 북한이 나와서 뿐 아니라 좀 낡은 느낌이 들긴 했다.
아저씨에서 보고 감탄했던 맨 주먹 액션까지...
정말 1편은 다들 감탄할만하구나...의 공감이었고
남은 두 편에 대한 기대도 만발~!

그런데, 본 슈프리머시와 본 얼티메이텀은 이상하게도 집중이 되지 않았다.
자신의 정체를 알아가면서 지난 만행에 사과까지 하던 본이
언젠간 자신처럼 혼란을 겪게 될지 모를 동료들을 마구 처단하는 장면은
'정체성'이라는 심오한 주제에는 역시 어울리지 않는
흑백논리식 전개 였다.
물론 가장 큰 건 로맨스의 부재 ㅋㅋ...

어딘가 끈끈함이 느껴지는 베를린의 액션과 이야기가 더 끌리는 건
한국사람들이 나와서이기도 하겠지만
역시 인물이 주는 개성과 매력이 컸던 것 같다.
그렇지만 본아이덴티티는 계속 칭송하리라, 무려 12년 전의 영화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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