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 고양아람누리 마티네콘서트 1 - 88개 건반 위의 마술



오랜만의 피아노 공연이어서 설렜는데
겉으로는 좀 까칠해보이기도 하는 박종훈은 까칠은 커녕 편안했고
피아노에 대한 이런저런 얘기들은 유익했고
예상보다 풍성한 공연에 감동했다.
오늘도 쇼팽은 별 감흥이 없었지만^^
박종훈의 라캄파넬라는 정말 교과서 같은 느낌-안정적이면서 근사했다.
하지만 오늘의 발견은 박종해와 박쥐서곡.
처음엔 엥? 할정도로 생소리 같았는데 
들을수록 그는 나무건반의 소리, 때리는 소리까지 지나는 길에 들려주는 
야생의 피아니스트 ㅎㅎ
화려한 후반부에서는 피아노 한대가 오케스트라라는 말을 실감나게 해주었다.
오늘 폴로네이즈를 이 분이 쳤더라면-하는 아쉬움 살짝.

원래 없다는 앵콜까지 챙겨주신 친절한 종훈 씨.
여섯손으로 직접 편곡한 쇼스타코비치 왈츠와
스탠딩 여섯손의 신기원을 연 스팅은 비주얼 최강!
특히 마지막 스팅에서는 흥겹게 편하게 노는 것 같던 무대분위기가
새로웠다. 
만나서 술마시고 당구치고 카드하고 노는 것 보다
이렇게 피아노치고 노는 남자들-멋있다. 부럽다.

오늘 공연을 보면서 
마티네 때문에 일산에서 이사가기 싫어질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생각해도 맘에 들어, 이런 공연을 이렇게 볼 수 있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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