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참 독특하다.
대놓고 가위손을 떠올리게 하더니 중간 쯤은 폭풍의 언덕을 생각나게도 하다가
어느새 '남매의 집'에서 느꼈던 그 기묘한 분위기-웃기면서도 어딘가 으스스한-를 풍기더니
다시 세상에 없을 완벽한 동화로 마무리를 짓는다.
금지된 장난부터 소나기, 가위손...
연정의 힘이 이렇게 부활할 줄이야.
60년대라는데 70년대로도 기억되는 소소한 세월의 소품들로
-주전자 뚜껑에 물마시기나 밥때 부르던 목소리:이때 철수가 제일 먼저 달려갈 줄 알았는데^^정감어린 배경을 그리면서도
사건이 벌어질때쯤 분위기는 이미 클래식한 공포버전.
클래식이라 별로 무섭진 않지만^^.
어딘가 현실이 더 비현실 같기도 하고 독특한 사람들의 관계도 새롭다.
가위손의 착한 아줌마의 복사판인 엄마는 그렇다치고,
진실을 모르면서도 마음을 거두지 않고, 어쨌든 약속을 지킨 순이는 킴보다 진화했다.
여기에 합심해서 선의의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과
진실을 밝히려는 나쁜 놈의 대결 같은 독특한 장면도 있다.
게다가 천인공로할 인권무시 프로젝트를 사주했던 공권력인데
그 무능함에 오히려 안도한다거나,
비윤리적 실험을 방관하다
나중에 인간애를 보이는 이중적인 교수를 우리 편으로 믿는,
생각해보면 엄청 찝찝한 상황이 좀 심란하기도 한데,
그 어느 것도
예쁜 소년소녀가 울며불며 외치는 사랑이야기의 흐름을 깨지는 않았다.
생각해보면 이 특이한 장면들에 들인 공에 비하자면
로맨스부분이야말로 어디서 안본 적 없는
대놓고 클리쉐 작전이었는데도!
마치 인디감성을 메이저로 포장하면서도
어딘가 인디스런 표식을 남겨 놓을 줄 아는 자신의 재주를 뽐내기라도 하는 듯이.
다음영화에 깔린 엄청난 호평 댓글-혹시나 눌러본 몇명이 다 영화 감상평이 처음인 사람들-이 겹치면서,
살짝 들었다....
별로 스펙터클하지 않으니 좀 참았다가 나중에 DVD로 보는 사람이 많아지면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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