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소년|a Werewolf Boy|2012



내일 관객인사 온다는데 못가는 게 안타깝구나.... 
 영화에선 더 이쁜 박보영
 본격 가위손 오마주 삘을 풍기는^^


감독 참 독특하다.
대놓고 가위손을 떠올리게 하더니 중간 쯤은 폭풍의 언덕을 생각나게도 하다가
어느새 '남매의 집'에서 느꼈던 그 기묘한 분위기-웃기면서도 어딘가 으스스한-를 풍기더니
다시 세상에 없을 완벽한 동화로 마무리를 짓는다.
금지된 장난부터 소나기, 가위손...
연정의 힘이 이렇게 부활할 줄이야.

60년대라는데 70년대로도 기억되는 소소한 세월의 소품들로
-주전자 뚜껑에 물마시기나 밥때 부르던 목소리:이때 철수가 제일 먼저 달려갈 줄 알았는데^^정감어린 배경을 그리면서도
사건이 벌어질때쯤 분위기는 이미 클래식한 공포버전.
클래식이라 별로 무섭진 않지만^^.

어딘가 현실이 더 비현실 같기도 하고 독특한 사람들의 관계도 새롭다.
가위손의 착한 아줌마의 복사판인 엄마는 그렇다치고,
진실을 모르면서도 마음을 거두지 않고, 어쨌든 약속을 지킨 순이는 킴보다 진화했다.
여기에 합심해서 선의의 거짓말을 하는 사람들과
진실을 밝히려는 나쁜 놈의 대결 같은 독특한 장면도 있다.
게다가 천인공로할 인권무시 프로젝트를 사주했던 공권력인데
그 무능함에 오히려 안도한다거나,
비윤리적 실험을 방관하다
나중에 인간애를 보이는 이중적인 교수를 우리 편으로 믿는,
생각해보면 엄청 찝찝한 상황이 좀 심란하기도 한데,
그 어느 것도
예쁜 소년소녀가 울며불며 외치는 사랑이야기의 흐름을 깨지는 않았다.
생각해보면 이 특이한 장면들에 들인 공에 비하자면
로맨스부분이야말로 어디서 안본 적 없는
대놓고 클리쉐 작전이었는데도!
마치 인디감성을 메이저로 포장하면서도
어딘가 인디스런 표식을 남겨 놓을 줄 아는 자신의 재주를 뽐내기라도 하는 듯이. 


이 영화의 또 다른 매력은
처음 보는데 너무나도 또 보고 싶은 명배우들의 대거 등장이다.
배우가 아닌 것 같은 몇몇을 빼고는^^
(정체불명 마을 처자가 빠져있구나...)


감성 송중기와 박보영의 굉장한 폭발-짠했다.
근데 마지막에 '아직도'는 없는 게 더 좋았을 것 같아요^^

PS.늦은 시간이라 한가롭게 철수의 눈사람만들기까지 보고 있었는데
갑자가 두둥 떠오른 CJ자막-그래서 이 동네 CGV까지 무대인사도 오는 거구나.
영화 광해에 대한 비판과
다음영화에 깔린 엄청난 호평 댓글-혹시나 눌러본 몇명이 다 영화 감상평이 처음인 사람들-이 겹치면서, 
만든 사람들한테는 미안하지만 
마음속에서 대박은 안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살짝 들었다....
별로 스펙터클하지 않으니 좀 참았다가 나중에 DVD로 보는 사람이 많아지면 좋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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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8년 전 영화구나.
아주 내공깊은 연기는 아니었지만 소년소년하던 그 때 이 영화를 찍은 건 너무나도 잘한 선택.
보통 영화속에서 늙지 않는 초자연적 인간들은 상처도 빨리 치유되던데 
굳이 순이 돌멩이 자국만 사십 년이 넘게 흉터로 남아있다던가 
말을 그렇게 잘하면서 사십 몇년 째 가나다라만 쓰고 있다던가
아무도 없는데서 소리나는 말을 배운 것도 그렇고,
구석구석 많이 이상한데 
쨍하는 겨울바람 같은 신선함이 있다. 
'지금도' 전에 '똑같습니다'가 있었다. 
목소리는 전혀 소년이 아닌데 좋아서 어울린다. 
 
호랭이 기운이 다 어디가고 눈사람 머리 하나를 그렇게 힘들게 들다니 철수도 노화가 오기는 오니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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