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둑들|The Thieves|2012

캐릭터들의 행진

전작들과는 달리 여자가,
그것도 네명이나 비중있게 포함된 최동훈의 새영화.
이런 영화 치고는 멜로라인이 꽤 잘 끼어들어 있다는 점,
두 시간 반 동안  시계 한 번 안보고 지나가게 만든 속도감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하지만 부산을 배경으로 한 총격추격씬은
모든 등장인물이 전문가 예니콜의 전문성을 우습게 만들만큼 대단한 줄타기의 달인에,
적군이 아무리 쏴대도 
주인공은 맞지 않는 매직 총격씬의 오랜만의 재현이어서
그동안의 부산스러울만큼 자상한 설명이 무색할 지경.

하지만 배우들에게 시선이 고루 가도록 만든 생동감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우선 전지현.
나는 사람들이 전지현의 연기를 무시할 때 
늘 불만스러워하던 얼마 안되는 사람 중 하나다.
시월애와 4인용식탁에서 전지현의 괜찮은 표정을 여러 장면 발견했기 때문이다.
권상우가 그렇듯 전지현도 단조로운 목소리 연기 때문에
인상깊은 표정연기까지 폄하되었지만
설정된 인물 예니콜은 전지현의 단점을 거의 완벽에 가깝게 극복했다.
나올 때마다 즐거웠던 인물.

타짜의 재발견을 계속 이어가는 김혜수도 좋았고
역시 멜로빨 있는 김윤석도 멋있었다.
여기서는 제대로 액션을 한 것도 그렇고.
아마도 처음이 아닐텐데 처음으로 깊은 인상을 받은,
홍콩전통스타일의 싸나이를 완성한 임달화,
이젠 영화속에서도 천연덕스러운 김해숙,
더는 연기 못한다고 말할 수 없을 것 같은 이정재.
절명한 김수현까지 모두 모두 수고하신 티가 팍팍 나는 
오랜만의 노동집약형 오락영화.  

그런데 펩시와 예니콜은 왜 이 모험직업을 계속 할까.
특히 현금예찬론자 예니콜,
'오빠'하나 땡겼다가 이혼하는 게 
더 짭짤할 것 같은데 말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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