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둘레길 위태-하동호

이른 아침 5시 반쯤 출발해서 진주에 도착한 게 11시.
진주버스터미널에서 위태까지 가는 11시 30분 버스를 타고 둘레길 출발점에 도착한게 1시.출발지인 위태에는 초입에 민박집이 하나 있었고 다행히 푸짐한 점심을 먹을 수 있었다.
육해공을 넘나드는 푸짐한 반찬이었는데 1인분에 6천원.
가끔 밥이 없으면 못 얻어먹을 수도 있다고 하신다.

도착시간이 어중간해서 어쩔 수 없이 땡볕속에 시작하게 된 둘레길 여행.
둘레길 중 가장 볼만한 코스이고 힘든 코스와 숲길이 이어진다는 간단한 정보를 듣고 
의기 양양하게 출발했는데....!
일단 경사가 장난이 아니었다. 
대 여섯번을 꽤 심각한 경사를 올라야 하고 
올라간 그만큼 내리막을 걸어야 하니까.
'둘레길'을 지리산 언저리의 '올레길'로 생각한 나의 무식함으로 인해
몸이 많이 고생한 첫날이었다.


가는 길에 만난 버섯친구들
하지만 
숲길, 들판, 마을, 대나무길 등등 
재미있고 볼만했던 길인 건 분명하다.
가을에 가면 또 얼마나 이쁠지.

둘레길은 계속 마을을 지나가기도 하고
산을 오르는 길에도 누군가가 한 짐씩 나무를 해놓은 더미가 이어져 보인다.
나무를 하는 사람은 못 봤지만 아무튼
인적이 끊어지지 않는 느낌이었고
가다가 힘들때 도착지 민박집으로 전화하면 
차를 가지고 데리러 오신다고 한다.
사실 여행자들은 걷는 길이지만
다른 한 쪽으로는 마을주민들이 차로 다니는 길이 나있어서 가능한 일.
가는 길에 시원한 간이 물놀이도 가능^^



문제는 무식한 내가 마실 물도 딸랑딸랑하게 준비를 하는 바람에 
길 중간에서 식수가 똑 떨어진 것.
다행이 어느 민박집을 발견해서 들어갔는데 
파는 음료는 맥주밖에 없다고 하신다--;;
그래서 염치불구 하고 물을 한 통 얻었는데 
아무래도 그냥 가기 좀 그래서
그냥 맥주를 한 병을 나눠마시기로 결정.
그랬더니 맛있는 멸치와 깎은 오이를 또 내주신다.
헐...죄송하지 않을때까지 마시다간 자리를 뜰 수 없을 기세라
인사를 잘 드리고 출발하는 수 밖에.


갖고 싶은 깜찍이 맥주잔

네시간 반 동안의 코스.
쉬엄쉬엄 갔는데도 코스예정시간보다 30분 먼저 도착했으니까
시간은 여유가 있는 편이다.
너무 힘들어서 도착지에서 제일 먼저 보이던 민박집에 묵기로 했는데
쾌적하고 넓은 투룸이 5만원이었고
고기나 음료 등등 필요한 건 수퍼에서 사다주신다.
숯불바베큐가 가능하다는 말에 낼름 생삼겹을 부탁드렸는데
연기때문에 좀 부산스럽기는 했어도
쫄깃한 맛은 역시 일품.
갑자기 소등을 하시는 바람에
스마트폰 두개로 풀 랜턴을 가동하면서
늦저녁을 즐겼다.



신기한 건
밤이 되니 평상위는 선풍기 하나 필요없을 만큼 쾌적한 온도가 되고,
낮에 숲에서 극성이던 모기들도 일제히 사라졌다는 것.
숙면에 좋은 환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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