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 파는 남자|요슈타인 가아더|박종대 옮김

수십장에 달하는 이야기를 쓸 수 있는 작가들이 
단지 아이디어가 부족해 고민한다는 것도 좀 비현실적이지만
-아이디어란 시작할 때만 필요한 게 아니라 
써가는 동안 계속 필요한 것이니까!-
요슈타인 가아더의 작가관도 좀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다가.
결국은 이 작가가 그냥 페테르라고 믿기로 했다.
그가 여기에 쓴 여러 이야기들은 
그의 고백처럼 진득하게 붙어앉아 쓰는 재주는 없는 작가가
썩히긴 아까운 이야기들을 
진열대에 올려놓았다고 생각하면서.

요즘처럼 원작을 사서 각색을 하기도 하고
드라마를 소설로 다시 쓰기도 하는 시대에
그걸로 큰 돈 버는 페테르는 그냥 운이 좋달밖에.
그가 얼마나 자신의 이야기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는지는 몰라도
지나치다 보는 풍경, 지나친 사람들에게서
공짜로 소재를 얻는 작가들도 많으니까. 

소재는 그저 시작일 뿐이고
중요한 건 엉덩이힘이라고 믿기에 
넘쳐나는 아이디어를 돈받고 배설하는 페테르는 
작가로서도, 인간적으로도 
매력적으로 느껴지지 않는다. 
하긴 스스로도 작가가 아니라고 했긴 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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