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지킬 앤 하이드|2008


지킬, 그대의 비극은 무모한 모험심이나 이상적인 인간관 때문이 아니라
정작 자신의 내면에는 무심했던 때문일세.
그저 우울한 이상의 몰락 같지만
어찌보면 선과 악은 분리될 수 없는 한몸임을
슬프지만 강조하는 결말.
지킬과 하이드는 단순하게 선과 악의 분리였지만
내속에 내가 너무도 많은 평범한 사람들이라면 그 많은 나들에게 좀 더 관심을 기울여야 할것이리.
원작도 읽고 싶다.
 
뮤지컬 역시 탄탄함이 느껴졌다.
구성도 스토리도 매우 좋았지만 역시 무대는 배우들의 몫이므로...
 


 
어째 전보다 멋있어진 듯한 류정한. 하이드는 좋았지만 1부는 좀 지루했다. 힘이 넘치는 노래들은 하이드에겐 딱이었지만 지킬은 좀 더 섬세한 뭔가가 필요했는데, 강과 약만 있고 그 사이에 디테일이 없다는 게 단조롭게 들렸다. 엠마와의 듀엣은 사랑의 노래가 아니라 울트라데시벨노래자랑이어서 사실 난 좀 웃었다. 이런 장면들을 마주칠 때마다 스텔라에서 베트미들러가 무대위의 가수들을 따라하던 장면이 떠오르기 때문에 말이지....
 
아낌없이 박수를 쳐주고 싶었던 루시의 김선영-첫 등장곡은 노래로 연기하는 것이 뮤지컬배우라는 것을 확실히 보여주었다. 나중엔 내가 과도하게 거부하는 뮤지컬 특유의 드르륵발성이 나오기도 했으나 멋진 목소리와 감성은 사라지지 않았던. 근데 춤은 연습 좀 더 할거죠^^?
 
그러나 나의 베스트는 덴버스 경 역의 김봉환. 깊고 풍부한 성량에서 여유있게 인물을 연기하는 노래와 대사가 등장할때마다 빛났다. 나올때 포스터를 봤는데 얼굴을 보니 어디선가 본 듯한. 혹시 옛날에 딱따구리앙상블의 멤버가 아니셨던가...? 암튼 담엔 보다 많은 등장하시길 바래요.
 
주변에 정말 그런 얘길 해주는 사람이 없는지 김소현은 전혀 달라지질 않는다. 특유의 성악 발성에 고음 잘 올라가는 것은 알겠으나 대사는 어떨땐 마이크를 붙이고도 옹알. 드라마로 치면 어느 드라마에서나 김수현식의 대사를 하는 신인배우같다고나 할까. 김수현의 대사를 가지고도 김혜자나 강부자는 자신의 연기를 한다. 우리나라에 오페라의 유령 전용극장이 생긴다면 모를까 다양성의 노력을 더 하길....아직은 미모 이상의 장점을 알 수가 없는.
 
아, 그리고 이름을 못찾겠는-첫 살인의 장례식때 목사?신부?랑 루시의 포주도 짝짝짝.
 
횡재수가 별로 없는 겸손한 인생에 웬일로 날아든 공짜표 한 장~우하하~
내돈 들여 찾아갈만큼의 열성은 아니나 공짜표에는 열일 제치고 달려갈 정도의 관심은 가지고 서울출장에 나섰는데 생각보다 퍽 아담했던 LG아트센터-공연장 느낌은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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