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속의 그는 생각외로 예의바를 뿐이었지만
화면 속의 그는 무척 긴장한 모습이었다.
줄곧 눈감고 노래하며
나름 농담을 하면서도 객석을 똑바로 보는 것이 참 어려워보이는.
Nirvana의 음악은 Come as you are가 시작이었다.
듣는 순간 참 외로운 목소리라 느꼈던.
설리와 진하가 느꼈던 '습기'라는 것이 이런 거였을까?
(안타깝게도 나는 일방적^^)
그 목소리의 현장을 혼자 차분히 지켜보자니
내 느낌속의 그가 맞는 것 같은 생각이 들었다.
아무것도 이상하지도 놀랍지도 않다.
연말 즈음 음악TV의 재방송들을 보면서
그토록 애타게 찾던 MTV Unplugged.
이제사 정식발매라는 것이 믿기질 않는다.
보슬보슬한 녹색가디건, 닳아 보이는 청바지, 떡진 머리, 어설픈 수염.
기억속에 남아있는 모습은 거의 이 공연이다.
특급코디의 제안이라 해도 너무나 잘 어울리는 모습.
비슷한 음색을 가진 the calling, the stained의 노래도 좋아하지만
그건 유재하와 오석준같은 차이가 있다.
젊음의 양지를 기억하게 하고 그래서 따뜻한 추억을-때로는 갖지도 않은-떠올리게 하는 오석준이 좋은 것과는 다르게
젊음의 그늘을 노래하는 유재하는 마음 한 켠에 앙금같은 것을 남기고 그걸 다시 찾게 만든다.
발랄한 러브로망을 뽑아낸 것 같은 the calling의 노래도 좋고
어딘가 건장하게 외치고 있는 the stained도 좋지만
이 음울한 뒷모습을 강하게 남기고 떠나간 커트 코베인의 목소리는
왠지 아는 사람 같이 느껴지는 내게 특별하다.
데이빗 보위의 노래처럼 Meat Puppets의 노래도 옛날 노래인줄 알았는데
꽤 젊은 두 청년이었다.
매력적인 외모였으나
원곡을 듣고 보니
삑사리로 치자면 커트 코베인도 만만치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내 취향은 아닌 목소리의 주인공들.
다른 건 다 필요없고
그 자리에서 이 공연을 본 관객들이 몹시 부럽다...
1 About A Girl
2 Come As You Are
3 Jesus Doesn't Want Me For A Sunbeam
4 Man Who Sold The World
5 Pennyroyal Tea
6 Dumb
7 Polly
8 On A Plain
9 Something In The Way
10 Plateau
11 Oh Me
12 Lake Of Fire
13 All Apologies
14 Where Did You Sleep Last Night
:무삭제 버전. 나름의 농담, 밴드간의 불화(^^)까지 무삭제.
Original MTV Version
MTV News
관객과 밴드, 관계자 인터뷰
:그래, 그래, 부러워...
The Rehearsal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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