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레이|Ray|2005


 
 
뭔가가 너무 뚜렷한 영화들-전기영화, 실화 등등-은 제목만 봐도 별로 보고 싶지 않아진다.
뭐가 또 있겠어-라는 생각이 먼저 드는 것이다.
특히나 전기영화의 경우에는 아무리 배우가 신들린 연기를 한들 실제인물의 복제가 최고일 것이므로 실존 인물이 아는 사람이면 작은 실수에도 조마조마해지고 모르는 사람이면 별 감동 없어진다는 한계가 있다. 
그런데.
우연히 시작시간 딱 맞춰 돌린 채널에서 그냥 봐 버리다-재미있어서!
 
그의 인생-음악.
꼬깃꼬깃 기억들이 잘 접혀 들어간 이 영화에서는 감정도 열정도 비즈니스감각도 그의 음악을 조립하는 여러가지 요소였음을 잘 보여준다.
Hit the road, Jack. 멋진 뮤지컬이란 이런 것이지^^
이 곡을 다시 듣게 된다면 아마 이 장면이 계속 떠오를 것 같다.
 
그의 인생-마약.
한 50년쯤 뒤 네덜란드에서 태어났다면 괴로울 이유가 없는 사람인데. 이렇게 장소와 시간에 따라 별 것 아닌 게 되는 범죄를 그렇게 죽어라 처벌하는 건 웃기다는 생각을 한다. 술을 마시고 운전을 해야 음주운전이지 술 마셨다고 잠재음주운전자로 처벌할 수는 없는 건데 말이지. 끊고 다시는 안했다니 인간승리인 것은 알겠는데 그 외로움을 어떻게 극복했는지를 보여주는 게 더 좋았을 거란 생각을 한다. 그의 적은 외로움이고 마약은 그냥 손 쉬운 위안이었을 뿐이니까.
 
그의 인생-사랑.
마누라 앞에서 애인의 죽음에 슬퍼하는 이 뮤지션을 보라~ 
사실 이런 사람은 마약보다 결혼이 더 심각한 범죄^^
 
이 영화.
편집아트도 깔끔했지만 매 악장이 개성있는 레이찰스교향곡처럼 그의 인생과 음악을 잘 연주해준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보고나면 영화보다는 음악을 더 듣고 싶게 해주는 영화.
훌륭한 음악영화다. 
 
젊은감독의 에너지 넘치는 세번째 영화쯤되는 분위기의 영화가 테일러 헥포드라는 고참감독의 신작이라는 것에 다시 놀람.
아, 백야도 보고 싶고, 세이유 세이미와 최재성 나오는 슈샤드초콜렛씨에푸도 보고 싶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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