몽골숙소체험


::울란바타르
 
나산게스트하우스
싱글룸 하나, 침대가 6개 있는 도미토리룸 하나에 식당과 욕실이 있는 아파트를 배정해주는데 이런 아파트를 굉장히 많이 갖고 있는 게스트하우스다. 아마도 가장 많은 인원을 수용해주지 않을까 싶은 곳이다. 우체국 뒤에 있어서 찾기 쉬운데, 이번 개정판 론리플라넷에서는 빠졌다. 아침 없이 도미토리 침대가 5U$.
이틀 밖에 안 묵었지만 거의 방치 수준으로 관리하는 이 게스트 하우스가 나는 괜찮았다. 우선 나의 첫 여행 동반자들을 쉽게 구한 곳이기도 했고, 모든 사람들과 만날 만한 라운지 같은 게 없긴 해도 한 아파트에 묵는 사람들끼리 적당한 규모로 어울리는 분위기도 좋았다. 들어가는 입구 근처가 좀 심난해서 밤에 조심하라고들 했다. 이불 안주니까 침낭 같은 거 필요하다.
 
 

 나산의 도미토리 
 
헝그러(Khongor)게스트하우스
친절하고 성실하며 미모가 뛰어난(^^) 몽골인부부가 운영하는 아담한 게스트 하우스(정원은 12명 정도?)인데 개정판 론리플라넷에서 2위로 올라서는 바람에 막판에 엄청 붐비는 현장을 목격했다. 아침포함 4U$. CD굽기 공짜로 할 수 있고, 사람 없을 땐 시내전화 공짜였다.
아파트 한채를 개조한 게스트 하우스이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모든 공간이 꽤 비좁긴 하지만 익숙해지면 죽치기 편한 곳이었다. 참으로 많은 시간을 보냈던 부엌이 생각난다. 24시간 수퍼와 24시간 식당이 가까워서 좋기도 했던. 
 
UB게스트하우스
잠은 안 잤지만 고비투어를 여기서 하는 바람에 구경할 수 있었다. 겉보기와 다르게 꽤 커서 놀랐는데 70명 정도까지 잘 수 있다고 한다. DVD도 볼 수 있고 인터넷도 공짜-지만 기다리는 거 싫으면 나가서 돈내고 한다-. 아침포함 5U$. 한국아저씨가 체계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숙소. 깔끔하고 생각보다 넓은 내부 괜찮았다. 하지만 한국사람이면 무조건 격의 없이 대하는 갑작스런 친근감은 좀 불편했던. 아마 서양애들이었다면 아무리 급히 갔어도 아이티너리며 추가비용 내역은 알려줬을 텐데, 잘 잡힌 체계도 '편안한' 동포 앞에서는 그저 무너져 버리는 모양. 여행 자체는 좋았는데 옥의 티라고나 할까.
 
::헨티(Khentii)
헨티는 우리나라로 치면 '도'라고 할 수 있는 몽골 에이멕의 이름이다. 6월말 승마여행을 하느라 주로 텐트에서 잤는데 밤이 깊어갈수록 추워져서 텐트용 매트가 없던 나는 나중엔 급기야 배낭을 등에 괴고 앉은 자세로 잤다. 낮에는 폭염인데도 밤이면 바람과 냉기가 꽤 셌던 곳이었다.
 

왼쪽은 1인용, 오른쪽은 2인용텐트인데 주인들의 말에 의하면 둘 다 쉣~!이라고^^
 
::하트갈(Khatgal)
훕스골 호수를 끼고 있는 작고 아담한 마을이었다. 마을 초입부터 대문짝만한 간판으로 선전하고 있던 게스트하우스인 Nature's Door.
앳띤 얼굴의 귀여운 소녀들이 수줍게 수선을 떨며 맞아주는 것이 꽤 기분 좋았다. 도미토리는 침대 하나에 하루 4000T인데 손님이 없어서 6인용 방을 독방처럼 썼다. 북쪽 마을인 하트갈은 7월에도 밤이면 좀 쌀쌀해서 자기 전에 방안의 난로에 장작을 때고 잤다. 음식가격이 좀 비싸다는 단점이 있지만 식사는 2킬로미터 정도 걸어나가 읍내의 식당을 이용하면 되고 수퍼에서 맥주 사다 먹어도 눈치 안준다. 주방에서 밥을 해먹어도 되고.
교통편이나 기타 등등의 관광정보는 매니저에게 미리 물어보기만 하면 깔끔하게 해결해준다.
하루 말타기를 했는데 몽골에서 유일하게(내가 아는 바로는) 서양식 가죽안장을 제공했다. 오호~
하지만 이 숙소의 하이라이트는 바로 화장실.
 


 
이 사진을 찍으면서 좋은 사진은 보이는대로 찍는 것이 아니라 느낌을 전달하는 것임을 절감했다.
천정으로는 시원한 바람이 불고 편안한 느낌이 들던 몽골최고의 화장실이었는데 나의 사진으로는 도저히 그런 느낌을 알 수가 없을 테니...
변기뚜껑을 열면 바로 푸세식 화장실이지만, 볼 일을 보고 나서 파란 상자 속의 톱밥을 세주걱 정도 뿌리라고 써있다.
 

톱밥상자
 
그렇게 큰 훕스골 호수가 투명하게 바닥까지 보이도록 유지되고 있는 것이 이런 화장실들의 힘이 아닐까 한다. 물론 가축들은 맘껏 드나들고 있긴 하지만.  
 
::만달고비

이름은 모르지만 간판은 이렇게 생겼으니 조심!
 
고비투어 중에 들른 도시에서 밤늦게 찾은 숙소였는데 어설픈 5인용방에 샤워도 안되는 욕실 딸린 방을 1인당 7000T이나 불러서 혈압오르게 만들었다. 결국 4000T까지 깎아서 자긴 했지만 아주 웃기는 숙소였다.
 
::체슬렉(Tsestleg)
깨끗하고 좋았지만 말이 안통하는 바람에 착오가 생겨 결과적으로 꽤 싸게 묵었다. 아줌마가 성격 좋기 망정이지....다만 알 수 없는 이유로(주워들은 바로는 배관문제라고는 하는 것 같았지만) 물이 안나와서 2박 3일간 좀 끕끕했다.
호수도 가깝고 비도 한번 쎄게 왔는데도 물이 없다니 참으로...
감기만 아니었으면 비나 한번 맞아버릴 걸.
 

나란호텔의 싱글룸, 깔끔한 저 매트리스가 사실은 상당히 울툴불퉁해서 수십번씩 뒤집으며 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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