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카우보이비밥

일주일에 걸쳐서 하루에 한 두편씩 야금 야금 보다가 마지막 2편이 죽인다는 말이 귓가를 맴맴 돌길래 결국 마지막 4편을 하루에 다 봐버렸다.

같은 원작이라면 애니보다는 만화책을, 게다가 순정이 아니면 별로 손도 안 뻗는 취향이다 보니 유명이고 안 유명이고 옛날 TV에서 보던 거 말고는 애니라는 거 거의 본 게 없는 나이기에, 누군가의 추천이 아니었다면 아마 이 유명한 '카우보이 비밥'을 보지도 않았겠지만, 보고 난 다음 가장 원망스러운 것은 바로 그 어마어마한 추천사였다.
그 추천사가 나의 감동을 한 입 크게 떼먹어 버린 기분이다.
26편을 나누어 봤다는 건 그닥 세게 땡겨지지 않았다는 거고, 끝까지 봤다는 건 또 볼만했다는 얘기고..암튼 그렇다.

그 와중에 보면서 감탄한 부분들은 있었다.
실사영화라면 잡기 어려운 앵글들-맞은 편으로 총을 겨누고 있는 사람의 심장부근에서 보는 것 같은-도 그랬고, 애니에서 표현되는 실사식 표현이랄까, 아마 드라마나 영화였다면 그냥 평이한 장면이었겠지만 애니로 전파가 약한 TV화면을 표현하는 것을 보고 있자니 기발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빵빵하게 수백억을 들여 만드는 SF영화들 때문에 애니의 표현세계는 어디로 가려나 했는데 보는 사람이 신선하게 느낄 수 있는 이런 스타일은 정말 독특했다.
예전에 이명세 감독의 영화에서 만화적인 요소들이 등장할 때 느낄 수 있었던 것 같은 신선함을 이번에는 애니에서 또 다른 방식으로 볼 수 있었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내게 카우보이 비밥의 압권은 예고편이다.
나를 가장 기다리게 만들고, 제일 많이 웃게 만들고, 기대하게 만들었던 예고편들-솔직히 26부가 끝난 다음에도 뭐가 없을까 기대했었다, 다들 나와서 한마디씩 하지 않을까 하고^^-최고다.
예고편이 아니었다면 어쩌면 끝까지 볼 수 없었을지도^^

또 하나의 매력이었던 음악.
음악은 정말 기대 이상이었다.
그런데.
OST는 품절이다--;;

[캐릭터 소개]

에드
내가 제일 귀여워 한 에드.
특이한 말투도 그랬지만 네 명 중 유일하게 에드가 등장하는 장면들은 안심하고 봐도 된다.
나쁜 일은 절대 생기지 않고 생긴것 같다가도 잘 해결되니까.
사실 그렇게 밝기만 할 수는 없는 아이인데 카우보이 비밥의 진정한 태양이 아니었을까.



스파이크
마초가 아닌 터프가이. 좀 단순 또는 맹한 것이 가장 큰 매력이라고나 할까.
분위기에 따라 변화무쌍한 여러가지 성격을 보여주는데도 별로 다양한 성격같이 느껴지지 않게 만드는 그의 흡입력^^. 페이에 대해 가끔 놀라운 통찰력을 보여준다.


제트
너무 박대받은 것 같은 캐릭터. 이 남자는 소중한 사랑의 기억도 사실은 불쌍하다. 외강내유의 전형적인 인물. 그래서 좀 안스럽긴 한데 열광하기에는 좀...


페이
여자 혼자다 보니 여자로서의 여러가지 면도 보여주지만 거침없는 성격에 뻔뻔하고 이기적인 독특한 스타일이 더 강하다. 남녀라기보다는 금새 동료처럼 보이게 만드는. 그래서 였나 그 요사시런 옷차림은? 애니 여주인공의 이런 몸매와 이런 복장-으와..정말 요사시할 뿐.


아인
에드의 충복이자 아는 사람만 아는 엄청난 몸값의 과학실험용 강아지.
똑똑하고 다리가 짧다.


그밖에 줄리아와 비셔스 등등 다수 출연....

[나의 베스트 예고편]
Session # 16 - 블랙독 세레나데/ Black Dog Serenade
Session # 11 - 토이즈 인 더 애틱/ Toys in the Attic
Session # 18 - 스픽 라이크 어 차일드/ Speak Like a Child
Session # 10 - 가니메데 모정/ Ganymede Elegy

[나의 베스트 에피소드]
Session # 11 - 토이즈 인 더 애틱/ Toys in the Attic
Session # 15 - 마이 퍼니 발렌타인/ My Funny Valentine
Session # 20 - 도화사의 진혼가/ Pierrot Le Fou

기대를 안했더라면 더 재미있게 봤을 지 모르겠다는 아쉬움과 역시 난 애니매니아 채질이 아니다라는 깨달음으로 마무리 된 카우보이 비밥 감상,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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