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ITTA (강형호) - dandelion

 


강형호의 보칼리제.


아직도 월요병이 오페라보다 잘 어울릴 것 같은 얼굴로 

듣는 사람들의 턱을 도미노로 떨어뜨리던 오페라의 유령에서의 모습이 생생한데 

그 강형호가 PITTA라는,

솔로 강형호에게는 이 이상 없을 것 같은 너무 잘 어울리는 이름으로 들려주는 두 번째 음악이 

오늘 나왔다. 


올스타전 때 이너 유니버스는 

뱃사람들이 들었던 죽을 때까지 멈추지 못한다는 세이렌이 이건가 싶을 정도인 

그 묘한 분위기가 무한 반복을 불렀다. 

온갖 고음을 생목으로도 찢고 크리스틴으로 찢으며 돌아다니던 강형호가 

소년 합창단 목소리까지 들려줬기 때문에 

이제 자기 소리의 샘플채집은 거의 다 끝나지 않았을까, 

이제 그걸 조합해서 어떻게 들려줄까-

만 생각했었는데.

그랬는데.   


Dandelion의 강형호는 다시 새 목소리들을 들고 나타났다. 

들었던 소리들 속에서 성숙한, 하지만 다른. 

이런 소리들을 내는 사람은 음역이고 스타일이고 다 필요 없다. 

그냥 자기 소리만 잘 내면 된다. 

과연 무대에서 이 소리들의 이 질감을 얼마나 그대로 보여줄 수 있을까-가

남은 궁금증이자 기대. 


유니버스에서 애타게 자신의 우주를 부르고 

이너 유니버스에서 우주의 목소리에 각성해 본연의 나를 찾아 가겠다더니 

이제 민들레가 되어 세상을 향한 것이 아닌 

자신의 노래를 부르고 있다. 

세상에서 나로 돌아오는,

구성으로는 참 모범적인 전개인데 

목소리가 차지한 표현의 세계는 

모범적인 행보란 걸 잊을 만큼 충격적이란 게 

정말 대반전.

근데 이게 또 시작이란 건 더 반전.

모범적인 이야기들의 전개에서 

이제 그 민들레의 미래는 또 성장일테고

강형호는 모범생이니까 

...그래서 다음엔 또 뭐겠냐고요...이제 상상을 포기하고

두근두근만 남겨놓기로.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