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공주|Han Gong-ju| 2013

진짜 공주는 이렇게 말할 수 있을 정도는 괜찮았을까......

자기는 잘못한 게 없다고
저렇게 모두가 납득할 수 밖에 없는 한 마디를 꿰뚫는 영화 속 공주 조차
자신을 향하는 무차별적인 갖가지 폭력을 싸워내지 못한다. 
공주의 미래는 이미 세상을 등진 친구와 아직 살아있는 자신 사이에 있을 뿐이다. 

너무나 지독한 클리쉐라고 생각했던 영화 속의 이야기들이
실은 완화시킨 현실이었다는 게 더 충격이었고
어떤 어른도 저 말을 되돌려주지 못한 채로
어딘가에서 다친 소녀인 채로 
어른의 삶을 살아가고 있다는 사실도 충격이었다.

저 소식을 듣고
이 영화를 본 
모든 사람들이 그렇듯
나도 분노했다.
하지만 저런 부모들을 둔 자식들에게 
오롯이 책임을 다 물을 수 있을까-의문이 든다.
관련 기사와 인텨뷰를 보다가 
저 가해자들에게는 처벌보다 치료가 필요하다는 말이 와 닿았다.
공주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피해자들의 참회일 것은 너무나도 분명하지 않나.

이런 믿을 수 없는 범죄를 저지르는 소수의 사람들을 위해 
법정신을 부정할 게 아니라
성범죄에 맞는 강력한 치료과정이 필요하다. 
100% 성공은 아닐지라도.

영화의 만듦새는 
단 한 장면이었지만
그게 너무 결정적이어서 맘에 들지 않았다.
굳이 보여줄 필요는 없었다는 게 나의 생각.
그렇지만 천우희는 한공주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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