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보니 이상한 일이었다.
21세기가 된지 10년이 넘도록
왜 '복고'나 '추억'의 자리는 70년대라고만 생각했을까.
언제나 액자속에 머무를 것만 같던 70년대를 치우고
90년대가 들어섰다.
나는 그들보다 몇년쯤 이른 90년대를 본 것 같은데도
그들의 90년대는 내 것보다 더 올드했다.
이제는 떨어져서 바라보는 거리감도 이유였겠지만
90년대의 아이템을 정확히 보색대비로 진열하는 촌스러운 디스플레이도
큰 역할을 했다.
모두의 '쪼다 첫사랑'을 위한 진혼곡(^^).
없는 사람도 웬지 공감해줘야할 것 같은
국민첫사랑 영화-라고 할 수 있겠지.
딱 그정도.
모두에게 많이 모자라지 않지만
은밀한 특별함은 하나도 없는.
그래서
남들의 열광에 나는 동참할 수 없다.
호기심에 불을 당겼던, 우연히 읽은 90년대에 20대를 보낸 남자기고가들의
절절한 헌사들은 더더욱 이해가 안간다.
그들의 특별한 기억은 이 영화속에 숨어있었던 걸까.
21세기 중학생들처럼 욕을 달고 살던 것은 좀 생경했지만
그 놀라운 리듬감에 박수를 안보낼 수 없는 조정석.
발연기는 오해였다고 생각하게 만드는 한가인.
풋풋한 이제훈,
더 풋풋한 수지.
이쁜 그림들이었다.
남자주인공이 아니었다면 특별출연이라고 봤을 엄태웅은
역시 안 어울리는 옷.
하지만, 뭐 어때.
이 영화의 주인공은
이거니깐.......
전람회, '기억의 습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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