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요람|Cat's Cradle|커트 보네거트

"생각해봐요." 브리드 박사가 말했다.
"스물여섯 사람이 그의 양심에 올라타고 있었소!"
"마음이 비틀거리겠죠."
-스물여섯명을 살해한 어느 사형수에 대한 이야기

"그러나 원자폭탄 같은 걸 만드는 걸 거든 사람이 도대체 어떻게 무죄한 사람일 수 있겠소? 또 세상에서 가장 마음씨 곱고 아름다운 여인이 사랑과 이해의 부족으로 죽어가고 있을 때 어떻게든 해보려고 노력도 하지 않는 사람을 어떻게 착한 사람이라고 할 수 있겠소?"
..."이따금 그가 죽은 채로 태어난 게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살아있는 것들에 그렇게 무관심한 사람은 만난 적이 없소. 가끔 나는 그것이 바로 세계의 문제라고 생각해요. 높은 자리에 있는 사람들 중에 돌처럼 차갑게 죽어있는 사람이 너무 많다는 것 말이오."

"그 더러운 개자식들이 저희들이 죽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나 알았을까!" 그가 흐느끼며 말했다.
-생명을 희생자의 숫자가 아닌 인생으로 바라보게 하는 재키의 절규

보코논에 따르면 랭-랭이란 자신의 삶을 예로 보여줌으로써 사색의 궤도를 줄여서 사람들로 하여금 그 궤도에서 이탈하여 어리석은 짓을 저지르게 만드는 사람이다......특히 내 귀여운 고양이에게 한 짓을 본 뒤로는, 허무주의는 내가 취할 태도가 아니었다.
누군가 혹은 무언가가 내가 허무주의자가 되는 것을 원치 않고 있었다. 그 사상에 미혹되지 않게 하는 것이 크랩스의 사명이었다. 알았든 몰랐든 잘했소, 크랩스 씨.

근육은 바벨이나 스프링기구를 사용하지 않고도 키울 수 있으며, 단순히 한 조의 근육을 다른 한 조와 경쟁시키는 것만으로도 키울 수 있다는 것이 찰스 애틀러스의 믿음이었다.
좋은 사회는 선과 악을 경쟁시키는 것으로만, 그리고 둘 사이의 긴장을 늘 높게 유지하는 것으로만 건설될 수 있다는것이 보코논의 믿음이었다.
...'파파'가 나쁘지 않다면
어떻게 사악한 보코논 노인이
조금이라도, 조금이라도 착하게 보일 수 있겠나.

뉴트의 그림은 작고 시커먼 사마귀들이 할퀴어 놓은 것만 같았다....그 자국들은 거미그물 같은 모습을 만들었는데 나는 그것이 달도 없는 캄캄한 밬에 말리려고 걸어놓은, 인간의 부질없음으로 짠 끈끈한 그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아이들이 자라서 미치더라도 놀라운 일은 아니죠. 고양이 요람이라는 게 두 손 사이의 X자들에 불과한데도 어린애들은 그런 X자들을 보고 또 보고 하는데.......빌어먹을 고양이도 없고, 빌어먹을 요람도 없으니까요."

"그 사람은 무엇때문에 추방된 겁니까?
"그 사람 스스로 생각해낸 거요. 그는 메케이브에게 자신을 추방하고 자기 종교도 불법화하라고 부탁했지. 인민의 신앙생활을 좀 더 열렬하고 짜릿하게 만들기 위해서였소. 덧붙이자면, 그는 그 일에 관해서 짧은 시를 하나 지었소."
...하여, 나는 정치여 안녕 했다네.
그러면서 그 이유를 이렇게 댔지.
정말로 좋은 종교는
반역이 되어야 하는 거라고.

호랑이는 사냥해야 하고
새는 날아야 한다.
인간은 앉아서 "왜, 왜, 왜?"하고 궁금해해야 한다.
호랑이는 자야 하고
새는 내려앉아야 하고
인간은 자신에게 알았노라고 말해야 한다.

나는 내가 대장이 되기로 동의함으로써 프랭크에게 자기가 그 무엇보다도 하고 싶어 하는 것을 할 자유를 주었음을 분한 마음으로 깨달아야 했다. 자기 아버지가 했던 것, 그러니까 인간적인 의무는 회피한 채 명예와 물질적 쾌락을 누릴 자유 말이다.

...나는 천년 왕국은 권력의 자리에 성자가 있는 것만으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다. 거기에는 모두가 먹을 좋은 것들이 충족해야 하고, 모든 사람이 살 근사한 집도 많아야 하고, 모두를 위해 좋은 학교들과 좋은 위생과 유쾌한 시간이 있어야 하고, 모두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는 직장이 있어야 할 것이었다. 그것들은 보코논과 내가 제공할 수 없는 것들이었다.
그러므노, 선과 악은 이후로도 계속 따로 지내야 했다.

"나도 자리를 샀어. 누나가 그 바람둥이 남편을 산 것과 똑같은 방법으로, 뉴트가 그 러시아 난쟁이와 케이프코드에서 보낼 한 주를 산 것과 똑같은 방법으로!"
...미합중국과 소비에트사회주의공화국연방도 그걸 가진 것이 분명했다. 미국은 인디애나폴리스에 당연하게도 전기울타리와 독일산 세퍼드들로 둘러싸여있는 공장을 소유한 앤젤라의 남편을 통해 입수했다. 소련은 뉴트의 연인, 우크라이나 발레단의 애교있는 매춘부를 징카를 통해 입수했다.
-그들에게는 인생 최고의 절실함이었지만, 남이 볼 땐 인류의 멸망과 비교할 수 없는 이런 이유들로 과학자의 3남매는 아이스9을 거래했다.  
만약 우리가 산로렌조의 1백명의 죽은 아이들에게 진심으로 조의를 표하고자 한다면 그들을 죽인 것, 즉 모든 인간의 어리석음과 사악함을 경멸하는 것이 이 날을 보내는 가장 좋은 길이라는 것입니다.

무언가를 알려고 열심히 노력해서 그것을 알고서도 전보다 현명해지지 않은 사람을 조심하라. 그런 사람은 그처럼 어렵게 무지를 손에 넣지 않고도 무지한 사람들에 대해 살인적인 원한에 차 있기 때문이다.

현실에 대해 거짓말을 할 절실한 필요성과 현실에 대해 거짓말하는 것의 가슴 아픈 불가능성 말이다.
난쟁이, 난쟁이, 난쟁이, 얼마나 우아하게 걸으며 윙크하는가.
그는 사람은 자신이 희망하고 생각하는 것만큼 크다는 것을 아는 것이다.

약국잡화점들을 사들이는 자가 세계를 지배한다.
약국잡화점 체인과 식료품점 체인과 가스실 체인과 범국민적인 게임을 가지고 우리의 공화국을 시작하자. 그 다음에 우리의 헌법을 쓸 수 있다.

모든 종교는 바신을 포함해 거짓에 기반한다는
나름 양심적인 보코논교의 등장.
절망에 빠진 신도들을 이끄는 보코논은 책임감도 소명의식도 없었으며
그 자신이 유희로 조각상이 되기를 선택하듯 사람들의 선택을 대신 결정했다.

산로렌조공화국을 무대로 종교지도자와 독재자, 순수과학자 등
다양한 지도계층들의 '순수한'의도와 노력이 만드는 거대한 재앙에,
악의적이지 않더라도 나빴던 자신의 행위에 대한 성찰 없는 유죄선포.
인상깊은 연설을 했던 민턴대사와 그의 아내는
거짓말장이 세상에서 멸종되어가는 정직한 사람들 처럼 우아하게
'살아남으려 발버둥치치 않기'를 선택해 죽어갔다.
'원형극장의 관객들'처럼 모여있다가 아이스9을 삼킨 군중들의 모습은
읽는 것만으로도 충격.

다양한 등장인물들이 하나씩 화두를 던지고 가는 놀라운 인물열전도 그렇지만,
가상의 정치, 종교와 문명을 망라한 판이 큰 풍자에도 입이 떡 벌어진다.
페이지가 잘 안넘어가던 전반부에 비해, 중반부터는 스릴만점.
굉장하고 재미나는 이 분을 참 늦게도 만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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