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셉션|Inception|2010

예상치 못했던 꽃밭이라니^^

중반의 살짝 지루함을 말끔이 씻는 엔딩.
다크나이트의 'CUT TO BLACK'만큼이나 적절한 타이밍의 컷.
엔딩전문가라 부른다면 본인은 섭섭할까?
건물로 친다면 단순하게 4층짜리인지 혹은 100층이 넘는 것인지 알수 없는 층층꿈세계.
내가 정작 궁금했던 건
뭐가 진짜인가 보다는
(맬은 인셉션의 성공한 마루타라 치더라도)
집에 돌아가지도 못하고 아이들의 얼굴조차 볼 수 없는 기구한 처지의 코브가
맬의 초대를 거부했던 이유였다.
그는 진짜라고 인식하고 있는 것이 아닌 것은 돌아보지도 않을만큼
'레알'에 집착하는 사람인가?
남의 꿈에 들어가 아이디어를 심거나 추출하는
'형이상학'적 직업인으로서는 좀 모순이 보이는 설정.
꿈속에서 만나는 맬 또한 자신의 상상속에 조합물이니
그런 존재가 끊임없이 설득하려 드는 건
자기도 끌린다는 뜻 아니었나?
하지만 가장 허무한 건 모든 시작이
라이벌을 두려워하는 사업가의 제안이라는 점이다.
협상할 배포도 없는 사업가가 미지의 꿈세계로는 잘도 뛰어들더군.
위험을 알리지 않은 이유를 짧은 언쟁으로 넘어가는 건 놀란 답지 않게 허술했고,
닥친 위험과 박진감이 넘칠수록
그 동기와 목적에 비하자면 감당할 가치가 없는 목표인데.
코브의 귀향이 목표였다면
사이토는 그냥 설레발만 좀 쳐준 거?
다크나이트 이후의 첫 영화라 뭔가 새로운 아이디어의 소품일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그다지 잔 근육이 다져진 것 같지는 않다.
아이디어랑 관계있는 영화인 건 맞네^^
음악 중에서는 조커의 테마와 좀 비슷한 게 하나 있어 반가왔음.

처음보는 진공액션,
비행물체를 비행해서 찍는 카메라,
무슨 한 맺힌 사람처럼 실컷 등장해주는 부감,
기차의 도로습격.
볼거리의 성찬이긴 한데
어쩐지 촘촘함이 줄어든 것 같아
특A급배우들로 연출한 B급영화 같았다.
암튼 최고는 팽이 엔딩~

앗, 또 하나의 즐거움-꽃밭의 향연.
500일의 써머에서 이름을 기억시켰던 조셉 고든 래빗:  표정은 여전한 것 같던데 스타일은 쫌 아니...
주노의 발칙한 주노 엘렌 페이지: 이 처자는 다른 물 건너 처자들과는 완전 다른 매력이 퐝퐝~
낯설지 않지만 어서 봤는지 기억나지 않는 톰 하디: 섹시하다 말씀드리겠어요!
퍼블릭 에너미의 히로인 마리온 꼬띨라르(맞는 발음이길): 국적불명의 마력을 지닌 여인으로 재회
그리고 디카프리오.
이젠 정말 우리 같이 늙어가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지만^^

감성과 관계의 테두리 안에서 뽐내던 '아저씨' 직후가 되고 보니
크리스토퍼 놀란의 쿨함이 두드러져 보인다.
하고픈 이야기와 짜임은 있지만
감정은 들이지 않는 냉정한 영화.
뭐, 이 정도라면 둘 다 감사하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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