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쥐|2009


단정한 찬욱씨는 파격적인 영화 속에 참한 생각씀씀이를 담아내곤 한다.
천성보다는 훈련을 믿는 듯한 공평한 시선 속에서
공포와 매혹의 대상으로만 존재하던 뱀파이어들이
사랑 앞에 삶을 고민하는 단계로 깊어지고,
조롱하듯 그려내던 무신경한 사람들도 조금은 덜 얄미워졌다.
투명실린더를 쓰고 다니는 사람들처럼
한 곳에서 말을 섞되 자기자신 100%의 경계를 넘지 않는 독특한 인물들.
기괴한 분위기의 가족의 며느리도 며느리는 며느리^^
기회가 생기면 격렬히 욕망을 표현하는 준비된 욕망의 인간들은
추하다기보다는 그저 절실할 뿐이다.
사실 상현같은 캐릭터 참 싫긴 하다.
뱀파이어와의 인터뷰에서 브래드피트 처럼 어차피 할 거 다하며 아닌 척 하는.
하지만 완벽하지 않으면 다 같은 떨이 취급하다가
물한방울 튀긴 김에 시공창에서도 뻔뻔한 결벽증적 부당함에 지친 요즘
그래도 노력하고 선택하는 그를 지지해주고 싶어진다.
내면의 굴곡을 다 헤쳐넘은 듯한 천로역정의 사랑,
그 답고 그녀다운 필사의 노력과
화끈한 선택까지
보는 시간의 보람이 넘쳤다.
지금까지 박찬욱 영화 중 최고의 재미.
선택의 순간들을 함께 하는 친.절.한.이.웃과 라여사
세.인.간.이던 순간을 그리는 발랄한 상상
화장품이 오히려 독이 되곤 하는 독특한 미모의 옥빈씨, 수줍음 타는 사람 아니어서 좋았어요.
이렇게 섹시한 강호씨는 처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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