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주의자|2010

두 팔로 뿌리를 내려 꽃을 피우며 살려했던 영애를 시들게 만든 건
나무가 되려던 그녀의 말처럼 관심을 기울이지도 않으면서 고기를, 약을, 음식을 부으려고만 했던 그들일까,
아니면 탄생의 흔적조차 지워지지 않은 동물은 나무가 될 수 있다고 꿈꿨던 그녀의 착각일까.
실은 두팔로 무게를 지탱하면서도
뿌리를 내리고 싶을만큼 살고 싶은 어느 나무여자이야기.
꽃을 그린 두 몸은 아름다웠지만
살갗위로 부벼지던 붉은 꽃잎은 말라붙은 피 같았다.
책한권을 참 잘 읽어준 것 같은 느낌.
굳이 원작이 궁금해지지 않았다.
안 그래도 이쁜 사람들이 눈꺼풀의 주름 하나라든가 비례도 안맞는 가슴에 집착할때
왜 이쁜 사람들이 자기 이쁜 것을 못 알아보는 지 참 안타깝다.
그런 사람이 좋은 연기를 보여주면 더 안타깝다.
클로즈업을 감당할 수 없는 흔적과
자신의 아름다움조차 제대로 보지 못하는 어리석음을 드러내면서
좋은 배우가 되기란
그렇지 않을 때보다 힘들테니까.
그런면에서 오랜만의 김여진.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예술과 욕망사이라기보다는 자신을 제대로 보지 못한 것이 문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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