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보리스 베레조프스키 2번협주곡의 밤|2009





보리스 베레조프스키라는 이름은 낯설지만
라흐마니노프와 브람스의 2번 협주곡을 함께 연주하는 환상의 프로그램.
처음은 쇼팽의 2번 협주곡으로 시작했는데
처음 들어보는 곡이지만 세 곡 중 가장 좋은 컨디션의 연주가 아니었을까 싶다.
왜냐면.

관악기들이 대폭 늘어난 라흐마니노프와 브람스에서
절정의 순간마다 피아노 소리를 먹어치우던 호른, 클라리넷 등등...
연주하는 모습으로는 피아노 작렬이었는데
안타깝게도 소리는 잘 들리지 않았다.
그럼에도 끝날 때마다 아주 만족한다는 듯
지휘자와 깊은 인사를 나누던 보리스 베레조프스키.
내 귀만 삐꾸인 걸까, 아니면 요즘 예술가들은 성격과 연기력이 많이 좋아진 걸까.

두어번 휘적거리면 피아노를 왕복할 것 같은 커다란 손.
아무리 바빠도 흐트러짐 없이 따박따박 갈 길 가시는 단정한 손가락.
라흐마니노프도 브람스도 내가 좋아하는 리흐테르와 동향이라 그런지
비슷한 느낌이 들어 정말 좋았지만
오케스트라 때문에 좀 아쉬웠다.

게다가 냉정한 보리스 아저씨
-앵콜 짤없이 인사만 세 번하고 귀가하심.
섭섭했어요.... 

.....현이 두 번이나 끊어졌다는 이번 연주를 제대로 듣지 못한 건
내가 합창석에 앉았기 때문이었다.
입장료 좀 아껴보려다 결국 입장료를 다 날린거나 마찬가지.
독주면 몰라도 관현악 협연은 절대 합창석에 앉으면 안된다는 안타까운 교훈.
명색이 예술의 전당인데 이런 자리는 팔지를 말았어야지....
원망으로 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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