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발리에서 생긴일|2004




군더더기 하나도 없이 줄창 넷이 등장하고
중요한 순간에 필요한 만큼의 주인공들이 동원되어
마주치는 것은 아예 면역이 되도록 우연이 남발되는데도
안 거슬리는 캐릭터멜로느와르^^
정재민과 강인욱 모두 애인삼기보다는 구경하는 게 더 좋을 것 같은 까칠맨들.

연예인이나 재벌아들과 사귀는 비법이
누군지 모르는 척 하고 뺨때리기 라며,
가진 거 없어도 자존심은 짱짱한,
시청자들이 보기에는 진짜 예쁘지만 역할로는 못생겼다는 소리도 듣는
팔색조미모의 여자들이 평범한 주인공의 탈을 쓰고 흔하게 등장한지도 꽤 됐다.
그 와중에
핸드폰에 흔들리고 월급 백만원에 흔들리고 데이트 신청에 흔들리는 수정,
그런 수정을 욕했다 부러워하는 미희는
거기에 직격탄을 날리는 솔직함 때문에 가깝게 느껴진다.
결론만 짠~이 아니라 결론직전까지 오간 모든 잔머리를 다 보여주는 적나라함의 재미.

사랑보다 팬클럽의 붕괴에 더 분노하는 영주,
뭐에 사로잡혔는지도 모르면서 수정에게 끌려가는 재민이나
그것이 계급투쟁의 하나인지 실연의 분노인지 새사랑을 향한 욕망인지
정체를 잘 알기 힘들던 인욱의 욕망도 수정 못지 않았다.
아마 기회가 있었다면 수정의 오빠도 미희도 기꺼이 이 대열에 동참했겠지?
온갖 바자회는 다 다니면서 그지깽깽이나 쓰레기 같은 기집애라는 고풍스런 욕을
아무렇지도 않게 하는 재민과 영주의 엄마를 보면
참 원색적인 계급관이구나 싶기도 하지만
미운 사람 계속 미워하게 만드는 것도 드라마의 소명 중 하나니깐.
어딘가 위험한 공기가 감도는 듯한 스타일 찐한 특이한 드라마(현재FOX에서 재방중^^).

매력포인트: 발리에서부터 인생 꼬였다고 귀엽게 주정하던 조인성,
쌀자루를 머리에 이고 찰랑찰랑을 부르며 걸어가던 이수정 하지원,
라인이 곱게 살아있는 기적의 화장술을 보여준 박예진,
신이와 얼굴 마주한 장면마다 웃음을 억지로 참는 것 같던 소지섭,
`그대가 아니면 이렇게 웃겼으리`의 신이,
진짜 맞은 것 같은 얼굴의 이미영,
원조 애기야의 주인공 김수미,
음흉한 김일우..
그리고 이력서 특이사항 `전과1범, 이수정 친오빠` 김형범
최고의 명대사:오빠야~

PS.그런데 이런 배우 이름찾기가 이렇게 힘들어서야. SBS제작진 프로필은 방송3사 중 최악.


비극의 객고를 시각적으로 풀어주는 위로버전(사진모두 form SBS 발리에서 생긴일 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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