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조니뎁의 돈주앙|Don Juan DeMarco

Don Juan DeMarco|1995

영화 '약속'에 보면 채희주의 아버지가 공상두를 처음 만났을 때 하는 질문이 있다.
대충 기억을 더듬어보면.
저 산이 내꺼이 아닌데 평생 내꺼라고 생각하고 살다가 죽었다.
또 저 산이 내꺼인데 평생 팔지 않고 죽었다.
이 두 사람은 무슨 차이가 있을까.
정말 무슨 차이가 있을까.
아직도 잘 모르겠다.
    
돈주앙은 자신이 돈주앙이라고 믿는 어느 미친 청년의 이야기다.
하지만 다르게 보면 돈주앙을 돈주앙이라 믿지 않는 미친 사람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위대한 세기의 연인이 추억하는 환상적인 사랑으로 가득찬 일생은 믿었던 사람에게는 똑같은 삶의 정열을 되찾아 주는데도,
그것이 진실이 아니라는 이유로 파괴하려고 했던 사람들은 환자기록 하나 만을 기억에 남기게 된다.

누군가가 아무에게도 해를 입히지 않고 자신의 환상속에서 행복하게 살아가며, 그 삶에서 나오는 에너지를 나눠주기조차 하는데도 환상이니까 현실로 돌려보내야만 한다는 것은 행정편의주의다.
행복의 방식까지 재단해버리는 건 월권이고. 
지들이 뭐라고 위대한 돈주앙의 가면을 벗기고 초라한 티셔츠와 청바지로 갈아입혀서 평범한 정신착란증 환자로 둔갑시키느냔 말이다.
이 장면은 정말 눈물이 나올 지경인데, 또 좋아하는 장면이기도 하다.
이 장면에서의 조니뎁은 여태까지 내가 본 모든 역할 중에서 제일 불쌍해보이는 모습인데...그게 참 좋았다......  
그래도 영화의 결말은 정말 해피하다.
믿는 자에게 사랑이 있나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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