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파더|The Father|2020


그동안 내가 영화나 드라마에서 봤던 치매는 다양한 개성(??)을 가진 소재였다면
더 파더의 치매는 눈이 번쩍 뜨이는 놀라운 이해의 순간을 던져주고 갔다. 

눈이 부시게-를 볼 때도 
조금은 더 잘 알게 된 것 같다고 생각했었지만
더 파더는
치매증상이 가장 두려운 건 
보는 사람이 아니라 
그 증상을 겪고 있는 사람이란 걸 
확 와닿게 해준다. 

내가 익숙해질 만큼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한 세상과 가족과 경험이 
어느 날은 다 거짓이 되고
심지어 그 두려움과 공포를 다 표현해서는 더더욱 세상과 멀어질 뿐이라
드러내지 말아야 한다니. 

익숙한 것들을 기억하지 못하고 
새로운 것은 더 이상 저장되지 못하여 
알던 것들이 흔들리는 것
죽음이 무로 돌아가는 과정이라면 
이건 그 다리 쯤 되겠지.
그런 와중에 기억하고 싶은 강렬한 것들은
의지로 남을 수 있게 되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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