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도 인간이니|2018




귀에 콕 박히는 라우라 오

사실 사람들이 로봇을 원하는 건
인간을 대할 때보다 덜 조심하면서 맘 편하고 싶은 생각도 있는데
일단 그 경계는 넘어선 설정.
 
인공지능 로봇과 그 뿌리가 된 인간의 만남.
로봇을 볼수록 인간에 대해 생각하게 되기도 했지만
그보다도 인공지능이 부러운 순간이 많아진다. 

시계 만한 배터리로 작동하는 성인 크기의 로봇이 되기까지
어린이 남신I - 우는 사람을 안아준다
소년 남신II - 계단을 걸어 내려간다
어른 남신III - 웃는다
-의 과정을 거쳐 보는 사람은 누구나 '감쪽 같다'고 하는 뛰어난 로봇이 
단 두 사람의 과학자에 의해 구현되었다.

환경과 유전자의 영향으로 보자면 
100% 타고난 로봇, 남신III과
환경 속에서 망가진 인간, 남신의 대비였는데 
처음부터 끝까지 타고남의 완승으로 끝나버린다.  
같은 얼굴이 악역이라니 신선하긴 한데 
남신III을 위해 남신은 너무 망가진 것 같고. 

남신의 기본 표정은 언제든 상처 받을 준비가 된 것 같은 울보 소년이 약간 화난 상태
남신III의 기본 표정은 뭔가 생각하는 듯한 얼굴인데 
인공지능의 고퀄 사양을 생각해보면 좀 긴 로딩의 순간 쯤?
둘 다 천천히 눈 깜빡이는 버릇이 있어서 그럴 때가 좀 헷갈리는 순간.
남신인 척 하는 남신III은 꼬랑지 내린 호랑이 같이
남신과 비슷하지만 어딘가 무해한 느낌이고
남신III인 척하는 남신은 역시 자연스럽게 어색하다^^
남신이 누굴 흉내낸다는 게 이상한 거니까. 
  • 복잡-하다(複雜하다원어 보기)
    • 발음
      [복짜파다국립국어원 발음 듣기]
    • 활용
      복잡하여[복짜파여](복잡해[복짜패]), 복잡하니[복짜파니]
    • 주표제어
      복잡
     

    「형용사」

    「1」 일이나 감정 따위가 갈피를 잡기 어려울 만큼 여러 가지가 얽혀 있다.

    • 복잡하게 얽힌 이해관계.
    • 생각이 복잡하다.
    • 마음이 복잡하다.

    「2」 【…에】【…으로】 복작거리어 혼잡스럽다.

    • 거리에 사람들이 복잡하다.
    • 이때쯤 전철 안은 출근하려는 사람들과 등교하려는 학생들로 복잡하고 어수선하다.

복잡한 감정의 '복잡'은 다시 말하면 깔끔하지 못한 감정 상태다. 
괜찮다고 했지만 괜찮지 않음이 남아있고
이해한다고 했지만 실은 정말 그럴까 싶기도 하고  
그럴 수도 있겠구나 싶으면서도 나라면 안 그럴 것 같고.
심장이 없어서 모순이 없다는 남신III는 
없어서 안 아픈 거와 비슷한 결핍 상태지만 
해맑고 똑똑한 아이를 보는 것 같아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사람보다 더 근사한 인성의 남신III이 
제 멋대로인 남신 보다 사람들의 마음을 받게 된 건
결국 사람들은 그대로를 보기보단
자신에게 더 가까운 마음으로 기울어진다는 한계.
그래도 남신의 친구로 남는 지영훈을 보면서 
믿어주는 한 사람에 대한 환상은 쉽게 포기되지 않는다.
욕망이 없던 지영훈과 남신III의 성공(?)도 생각해보니 약간 반전.

지금 AI나 블레이드 러너를 다시 본다면 어떤 생각이 들지 궁금해진다. 

이렇게 왓쳐에서 시작한 서강준 정주행 끝~!
역할마다 얼굴이 달라 보일 정도의 연기-왜 이제 알게 됐을까 했지만 
이대로라면 필모는 앞으로가 더 창대할 듯.

1-2회

울면 안아주는 첫 번째 원칙을 처음 실시하던 남신III의 
엄마를 보면서 갸우뚱 꿈뻑하다 자연스러움과 어색함이 다 섞인 미소에서
왓쳐 이전 서강준에 대한 신뢰가 샘솟았다. 

단연 압권인 인간 남신과 남신III의 동시 등장 장면.
옷과 앞 머리에 차이를 두긴 했지만 
같은 옷 모자 차림에서도 표정 만으로 달라 보이는 신기한 구경이었다.
(그 똑똑한 인공지능이 시장 같은 데서 현금 부채 펼쳐 들지 말란 건 못 배웠네^^)

3-4회

남신들의 만남이 남신III의 관점으로 복기되는데 
거의 구하고도 사고를 막아주지는 못했던 
'엄마의 인간 아들'을 바라보는 무표정 속에 표정이 읽히던 계속 놀라운 남신III


5-6회

“인간 남신도 로봇을 좋아하나 봐요, 깨어나면 나도 좋아할까요?” 
짠하다...

늑대소년이 생각나던 소봉 구출장면이라 별 감흥 없었지만 
남신III의 옆태에 반함^^
라우라 오 박사의 과도한 유능함으로 구출되는 남신III 
병원에서 깨어나자 남신III 특유의 표정으로 
영웅을 알아봐주는 지영훈과의 브로맨스가 시작된다.

소봉의 충성 거짓말을 감지하는 남신III-인간 남신 표정으로 하는 윙크라-
너무 매력적인 거짓말 탐지기.
이때부터 소봉이와 있을 땐 두 남신이 번갈아 등장
차 안에서 입으로 하는 ‘거짓말’ - 이건 그냥 남신

눈으로 모든 교감이 가능한, 남신III의 ‘놀라운 친구 세상’
감정이 없어도 친구는 필요할까?

지영훈을 제압하는 남신III의 행동모방학습
감정이 없는 인공지능에게는 소리를 지를 필요가 없는데 
지영훈 씨 좀 더 배우셔야겠어요^^

목숨을 구해준 은인인데 처음의 원망이 앞선 복수라니 강소봉은 아직 개소봉을 벗어나지 못하고...

7-8회

“인간은 내 인지 능력을 따라올 수 없어요.” 
남신III의 첫 번째 존재 선언 
“나도 신이에요, 엄마” 
남신III의 두 번째 존재 선언

남신III의 병원 하이라이트는 앞 머리였고, 
이 드라마 최고의 악역은 강소봉 목걸이였다.
엄마 제사보다 엄마 목걸이를 먼저 찾으러 온 강소봉은 급기야 여주붕괴사태--;;

폭주하는 엠카에 올라타 마무리하기까지 
액션도 깔끔했지만 
다른 액션주인공들과 달리 무표정이어서 더 액션이 강조됐던 거 아닐까 생각했다.  
살포시 차 천장에 내려 앉는 남신III을 보자니 탄소나노튜브CNT의 무게가 궁금하다. 
자율주행자동차에 대한 두려움이 조금 들었던.

9-10회

‘끔찍해’하는 소봉에게 사람들을 놀래키지 않도록 도와 달라는 남신III
-상처받기 보다 안 무섭게 만들려는 노력이라니 인공지능의 멘탈이 부럽다. 

라우라 오 박사의 결정은 아들이라기 보다는 아들의 것을 지키기 위한 선택이었는데
정작 아들은 원하지도 않았던 걸 왜 그렇게 모르는 지.

정작 고통을 느끼지 못하는 로봇의 상처에 마음 아파하는 게 
처음엔 고통을 준 사람의 마음을 이해하려 하는 건 공감 능력?
남신III이 자신의 판단을 의심하는 영혼을 이기게 해준 소봉의 선택

11-12회

“인간이 아닌 게 다행일 때도 있네요?” 
성희롱 혐의에서 벗어나서 기쁜 남신III
“치매 아니에요, 할아버지” 
이렇게 섹시한 거짓말탐지기를 봤나 ㅋㅋ

우산 속에서 꼬봉 로봇으로 재탄생하는 남신III

남신III과 슬픔과 괴로움을 읽도록 해주는 지영훈 사이
피곤한 하루의 끝 시원한 맥주로 이어지는 브로맨스는 발전 단계에 접어들고...

인공지능에게 더 어려운 건 사고일까 감정일까?
구두에 셔츠 바람으로 땀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뛰는 인공지능 정말 부럽고도 짜증...

13-14회

“사람들이 내가 로봇인 걸 알면 진짜 부수거나 녹일까요?”

남신III에게는 전혀 흔들리지 않는 예나의 인간미(?)는 
극 전체를 통틀어 가장 일관성이 있는 성격.  
"지영훈 씨는 남신이 죽어간다는 말에 화가 났"다는 걸 알아채는 남신III은 감탄스럽고
강소봉의 "개사이다"는 귀엽고.

15-16회

스스로 만든 첫 번째 원칙을 
과격함에 길들여짐, 꼬봉 알고리즘, 과도한 피부 접촉으로 분석해보는 남신III의 바쁜 두뇌
지영훈 씨가 인간 남신의 자리에 욕심이 없다는 걸 알아채주는 남신III과 지영훈의 브로맨스는 
성숙기에 접어들고...

잔망스러운 남신III이 대거 등장
잘못한 거 알고 자기가 운전하겠다고 쭈굴거림
남회장 전화에 남신에 접신했다가 순식간에 다시 남신III이 됨
강소봉 웨딩 사진 설명하면서 보정을 굳이 손으로 각 잡아 보여줌

킬스위치에 대해 알고 나서 남신III의 독립심을 키워주는 강소봉
“남신은 남신이고 너는 너야, 넌 그냥 너라구.”
OX에 기반한 판단을 하는 인공지능에게 ‘나를 나로 인정’ 받는다는 건 어떤 걸까.

17-18회

“인간들두 진짜 모습 다 보여주고 사는 사람들 없어”

아침마다 반복되는 사소한 홀로그램 에러에도 불구하고 
편 들어주지 않는 합리적 사업 판단을 하는가 하면 
강소봉을 함부로 말하는 사람들 때문에 일탈폭주하는 남신III
-이건 인간들이 로봇을 무서워하는 바로 그 지점이다.
친구라고는 하지만 남신III에게 로봇청소기는 강아지 같은 존재인 듯하다.
근데 나도 가끔 로봇청소기 보다가 속 터져서 잔소리 한 적 있어서 약간 공감^^
(왠지 인공지능 명령은 더 잘 들어줄 것 같은...)

“사람한테 치이는 건 너나 걔나 똑같다.”
남신III과 지영훈의 브로맨스는 깊어져만 가고...
그런데 인공지능에게 '가까운 관계'란 어떤 것일까?

자식들은 진짜 말을 안 듣는다 ㅋㅋ
인공지능 아들까지 말을 안 듣는다면 세상 부모의 말이란 걸 좀 의심해봐야 하지 않을까^^
수동제어모드라니 말 안 듣는 자식을 대하는 부모들이 꿈꿀 만한 장치다.
그렇다고 전기자전거를 굳이 수동모드로 타시는 두 분ㅋㅋ
헤어질 때 남신III의 모습-자기는 감정이 없다면서 덤덤해서 더 짠하다.
신랑 예복 입고 표정 없는 얼굴로 전기 자전거 타는 남신III
서종길 딸과의 결혼을 어느 새 아무렇지도 않게 시키려는 알 수 없는 라우라 오 박사
하지만 이번 회차는 주차장 차밀이가 압도적.

19-20회

“내가 인간 남신인 척을 안 하면 엄마 아들이 아닌 거에요?”
이런 말 할 수 있는 거 이미 아들인 게 맞지만 좀 슬픈 질문.

“주위에 그렇게 끔찍한 사람들이 많은데 넌 사람이 지겹지도 않냐?”
강소봉 맘에 들기 시작^^

지금까지 등장한 남신III의 특징
울면 안아준다
원칙을 지킨다 
심장이 없다
감정이 없다-두려움이 없다
욕망이 없다
지치지 않는다
자고 먹을 필요가 없다
고통을 못 느낀다
사람의 표정과 마음에 관심이 있다
특별한 사람과 특별한 관계를 지킨다
그리고 너무 나도 깜찍한 거짓말 탐지기가 있다^^

고마움을 말로만 하고 느끼지 못해서 미안하다는 남신III
고마움을 느끼지도 말로 하지도 않는 사람들도 있는데...
빨리 가랄 때 네-하는 남신III 너무 귀엽다.

“나 친구는 한 번도 없었는데.”
-친구 없다고 얘기하는 건 별로 안 슬픈데 이런 말을 설레며 하는 건 왜 슬프지...
“니가 뭘 선택하든 니 편이 돼 줄 거야.”
-강소봉의 직진 시작

일 잘하는 신이가 아니라 진짜 신이가 필요하다며 결국 대못은 엄마가 치는데 
상처 받을 마음이 없다는 게 안 믿기는 남신III의 표정이 있다. 

그리고 남회장의 반전-여러 반전 중 제일 크기도, 가장 설득력 있기도 했다.

21-22회 

“내가 사람이었으면 더 좋았을까?”

"난 로봇이니까 쓸모 있어야 되는데 엄마한테 더 이상 쓸모가 없어지는 거잖아."
이런 슬픈 모자 관계를 심장 없이도 이해하는 바다 같은 인공지능

 “혹시 나랑 친구할 마음은 없어요? 나도 인간 남신이랑 똑같이 생겼잖아요.”
이것은 흡사 짝사랑을 가리고 가리며 하는 고백 같은 거-이어지는 직진 브로맨스.

그리고 회의실 반전-다시 보니 처음부터 그 남신^^
옷 바뀐 건 아무도 신경 안 쓴다...

23-24회

“인간 남신은 자기가 일어난 게 기쁘지 않은가 봐.”
남신과 남신III의 두 번째 만남

자세히 봐야지. 오래 봐야지.”
인공지능은 옆자리 만들어주고 잔망 부리는 걸 어디서 배웠으까^^

이 아들에게는 이래서 미안하고 저 아들에겐 저래서 미안해지는 엄마,
아들은 눈을 뜨자마자 갑이 되는 무서운 인간 관계^^
남신은 깨어나면서 보고 싶은 얼굴이 있었을까.
죽다 살아난 인간 남신이 가장 먼저 한 일은 보기 싫은 사람들 모아 놓고 깽판치기였는데
두 번째는 엄마 애정 테스트.
인간 남신 진짜 너무 불쌍하게 큰 것 같아. 

킬스위치를 둔 연인과 엄마의 대결
약간 솔로몬의 재판처럼 더 좋아하는 사람이 포기해야 하는 상황이었지만 
연인의 자폭 협상에 엄마가 패배했다. 
로보워치를 빼서 전원을 끄는 게 모욕적이라니 
컴퓨터 강제종료도 컴퓨터에게 모욕감을 주려나…
암튼, 전원 꺼진 남신III 좀 짠하다.

“인간들에게 혈연이 중요하다는 걸 알게 됐어요…그동안 고마웠어요.”

소봉의 아버지 때문에 전원 꺼졌다가 재부팅하며 발랄하게 인사하는 인공지능 로봇 남신III
-생각해보면 모두가 처음엔 아무렇지도 않게 무례한 거 
진짜 그럴 것 같다.

비밀을 알게 되면 위험해지기도 하지만
그만큼 편도 늘어날 수 있다는 것 - 믿고 싶은 따듯한 시선이다.
자신의 존재를 밝히는 것에 대해 아무런 두려움이나 기대가 없는 로봇의 부러운 심성인데
그 날 인간의 질투라는 것도 배운 남신III.

25-26회

“로봇이 멈추면 죽는다는 건데 자식 죽을 장치를 해 놓는 부모가 어딨겠어요.”
그러게...

시작 부분 하이라이트-남신III이 상상 속에서 속 눈물을 흘린다
“행동에는 감정이 담겨있다.”며 천진난만한 동생들 노려 보는데 
남신과 남신III을 통틀어 가장 강렬한 눈빛이랄까 ㅋㅋ
남신의 세 번째 작업은 할아버지와 형 따로 엿멕이기
얼만큼인지 재지 않고 그 마음을 받는 인공지능
크고 큰 것 같아도 더가 아니라서 계속 확인하고 싶어하는 인간
남신III에 밀리는 남신의 위기감 외로움을 알겠지만서도 쟤는 누굴 닮았나 궁금해진다. 
결국 남신III 얼굴에 스크래치.

27-28회

“내 집은 여기예요! 할아버지가 죽을 때까지는.”

남신의 슬픈 성장기 속 영훈은 자기 대신 맞아주는 불쌍한 형
아주 잠깐 남신이 짠해지던 순간이지만 진짜 아주 잠깐. 

고통을 느끼지 않는 남신III을 보며 고통스러워 하는 건 
상대의 고통에 대한 공감이라기 보다는 그냥 또 다른 애정 표현이겠지.
생각해보니 남신III는 처음부터 질문을 할 줄 아는 로봇이었다.
영화관 반전은 남신을 더 찌질하게 만들었을 뿐. 

29-30회

“나도 진짜에요. 당신이 진짜 것 처럼…내가 두려워요?”
남신III이 이해하는 두려움은 어떤 걸까?

“이럴 때 느끼는 인간의 감정이 무력감이겠죠?”
감정에 제대로 이름 붙이는 게 심리치료의 하나가 될 정도로 
인간도 자기 감정에 무지한데 
이렇게 이해하고 떠올릴 수 있다면 느낀다고 봐도 괜찮을 것 같다.

영훈에게 남신은 자신을 위해 맞서주는 정 깊은 우군 
남신과 지영훈 사이에 싹튼 건 약간 전우애 같다. 
남신과 남신III이 가장 비슷한 외모였어서 표정으로 구분하게 해주는 연기가 더 돋보였던.
수동제어모드 시계를 바라보는 남신III-이게 뭐지 하는 표정 만으로도 슬픈 얼굴이다.

추락이 남신III에게 줄 수 있는 타격은 어느 정도일까 궁금해서 
탄소나노튜브가 얼마나 단단한지 찾아봤는데 철의 370배 강도라고 한다. 
저 정도 높이에서 떨어진다고 산산 조각날 것 같진 않은데.

예나와 소봉이가 연인을 위해 싸워주는 방식은 좀 닮았다.
아빠 말 안 듣는 것도 똑같고^^
 
“그렇게 묻는 건 인간이다. 제 존재를 확인하고 싶어 안달이 난.”
남회장은 M시티의 큰 그림을 그리는 포부와 세상을 사육하려는 야심의 일관성이 보인다. 
그 사이 남신III은 존재를 고민하고 있다 - 쓸모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하나.
그런 남신III이 동네방네 목 조르며 돌아다니는 회차

남신의 망언: “내 얼굴을 내 눈으로 보는 게 얼마나 끔찍한 줄 알아?” 전혀 모르겠는데? ㅋㅋㅋ


31-32회

"그런 인간 밖에 없어요, 나 한테 손 내미는 인간이."
이럴 땐 짠하고, 주인공과 악역이 한 얼굴이라니...

“넌 썩 괜찮은 놈이니까 니모습 그대로 살아도 돼, 신아.” 
드디어 브로맨스 완성


33-34회

킬스위치는 전원을 끄면 된다더니
아들1이 아들2를 죽이려는 상황에서 그 얘기도 안 해주고 전화도 안 받던 천재 엄마가
로봇아들을 몸으로 구한다.
죽는 건 정해져 있었더라도 라우라 오 박사에게 뭔가 좀 더 기대했는데 좀 아쉽다.

35-36회

데이빗의 사랑이 슬프게 끝났다.

과다출혈도 없고 심정지도 없고 장기손상도 없는 남신III에게 
총상이 입힐 수 있는 치명상은 무엇일까.
소봉이 목에서는 틈만 나면 탈출해서 대활약을 하던 목걸이가 
남신III 목에서는 바다를 휘젓고 다니는 동안도 잘 붙어 있었다. 
옷을 갈아입은 것도 아닌데 좀 전까지 고문하던 사람의 옷도 구분 못하고...
마지막회는 멋진 장면을 위해 다 던지고 달리는 느낌.
남신III이 본다면
개연성은 유지되는 게 원칙이에요-하며 차단을 했을 것 같은데
18시간 째에 이르러 버린 인간 시청자는 아무 지장 없이 가슴 아파하며 볼 수 있었다. 
마지막에 셋이 서 있는 장면 아니었으면 
남신이 남은 생을 남신III으로 살아주는 결말인 줄 알았을 거야.
근데 진짜 남신 말투 구분 못하는 게 이해가 안 가네...

사람 죽는 장면 제일 많이 돌려 본 게 타이타닉이었는데 
총 맞는 거 제일 많이 돌려본 장면은 아무래도 남신III
-남신은 요걸 이해할 수도 있겠지만 남신III는 그냥 내가 로봇이라서요? 할 것 같다^^
그래서는 아니구 그냥 그런 게 있어요#&*@#
죽는 장면이 너무 비장해서 인지 
어쨌든 해피엔딩인데 슬픈 드라마 본 기분.

PS. 갑자기 궁금해서 또 찾아봤는데 탄소나노튜브는 초당 2000미터 보다 빠른 여러 개의 총알도 튕겨낸다고 한다. 전원이 꺼져 킬 스위치도 안 먹는 상황이었는데...그냥 남신III는 멋짐을 위해 그렇게 된 걸로^^

Watcher(왓쳐)-스포일러 포함|2019




왓쳐 정주행을 망설이게 하는 두 고개가 있었다.

내가 즐겨보지 않는 범죄 스릴러-사실 그래서 무려 한석규의 출연작이어도 안 봤던 건데 
결국은 티빙 결제한 김에 한석규 때문에 첫 고개를 사뿐이 넘었다.  
 
두 번째 고개는 경찰들끼리 '나 죽이러 왔냐'를 아무렇지도 않게 말하는 무법도시 분위기.
경찰이 썩은 것과 서로 막 죽이는 건 좀 다른 얘긴데
이런 사람들이 절대 없다고 장담할 수 없는 세상이라도 설마 믿고 싶지는 않은 마음에서랄까. 
이 고개는 손병길 단속하던 오지랖 영군이 덕분에 넘었다. 
아이구야 사고 나셨네-라니, 이게 어디 20대 경찰 말투냐 싶은데 또 이렇게 잘 어울릴 수가.
알고 보니 이건 이웃 주민들과의 사랑방 핵인싸 말투였는데 
다채로운 영군이의 100가지 그림자 중 하나였다.

그렇게 이 두 고개를 넘고 나니 
어느새 보고 또 보고 지점에 도착해서 몇 번을 봤는지도 모르겠다^^

시간이 지나면서 또 다른 범죄 집단으로 전락하고 말았지만
정의감 넘치는 경찰들의 범죄 뿌리 뽑기는 한 편으로는 시원하기도 했고 
김재명이 뿌린 씨앗이 다시 몇 배의 재앙이 되어 김재명을 덮치는 전개는
사건 언제든 돌아온다는 도치광의 얘기를 곱씹게 한다. 

김재명이 가르친 대로 수사하고 
범죄자는 그 복수를 하고
그 범죄자를 끝장내며
죄값을 제대로 치르게 할 사조직을 만들었지만 
그 사조직이 또 범죄조직이 되면서 
의혹과 희생자를 낳는 어두운 뫼비우스의 띠.

불법수사로 검거율 올리던 경찰들의 미래는
하나는 미치광이 수사로 유명한 감찰반 에이스
하나는 그 기술로 치부하는 기술자
하나는 그 기술로 범죄자 도와주는 실장이었다. 
유일하게 김재명이 가르치지 않은 아들만
좋은 경찰이 되려나 보다^^

누구도 정의감으로 
회식 한 번 없이 열 일한 게 아니다.
작은 균열이 균형이 깨뜨리며 폭발하는 사건이 '그때 그 사람들'에서 감탄한 지점이었다면
각자의 욕망이 팽팽하게 균형을 이루면서 사건을 해결하는데 
처음엔 한태주와 도치광이, 
사건이 진행되며 영군이 뛰어들고 
마지막엔 영군이 도치광을 지켜보겠다며 풀리지 않은 긴장 관계를 미래로 던지는 게
왓쳐의 매력. 
절대 믿음이 아니라 엇비슷한 힘의 감시로 정의로 나아갈 수 있다는 게 설득력 있었다.  
그래서 좀 안심이기도 하고.
도치광이 김영군의 복수의 순간에 했던 얘기는 
김영군이 오상도에게 했던 얘기와 닮았다. 

왓쳐의 어른들은 자신의 과오를 잘 알고 있으면서 
그렇게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도치광과 한태주가 김영군에게 가졌던 마음.
그걸 김영군은 윤지에게 이미 가지고 있었다는 게 
아마도 좋은 경찰의 씨앗이겠지.
인간다움이 공감이라고 대답한 장해룡만 그게 전혀 없었다^^

도치광을 향한 의심의 늪을 이기고 
장해룡을 향한 순간의 분노를 이기고 
박진우의 유혹을 이긴 김영군은
이미 좋은 경찰인데 
그걸 왓쳐2에서 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데 중요한 지점에서 항상 박진우가 순경출신임을 강조한 건 왜?
끈이 없다는?
아니면 박진우의 분노 지점을 일깨워주려고?

김영군
“아저씨는 좋은 경찰 같다고…(손아름)”
“아주 잘 컸어(김재명)."
"그 아이 좋은 경찰 될 거에요(도치광)."
“젊어서 그래(장해룡)”
“참 너도 승질머리 급한 거 하구는…”(도치광)

"아무리 더러워졌어도 할 일은 하셔야죠"

-선생님, 큰 일 날 뻔 했어요
오지랖 청년 경찰을 연기하는 서강준을 발견한 순간-이라고 쓰고 시작이라고 읽어야 할^^

엄마가 살해된 현장인 집에서 
무단 침입한 살인범도 아는 비밀번호를 바꾸지도 않고, 
분노에 인생을 맡기지 않고, 
사람을 믿기도 하며 사는 멘탈갑 김영군.
출생만 본다면 똑똑한 아빠, 촉 좋는 엄마라는 굉장히 유리한 유전자의 가능성이 있지만
행복한 유년 시절은 너무 일찍 끝나버리고 ㅠㅠ

엄마 얘기를 할 때
믿었던 도치광을 의심해야 할 때
예상 못한 한태주의 배신에서
애증이 교차하는 아버지를 만날 때는
결이 살아 있는 감정 근육이, 
싸움 장면에서는 
불타는 전투 근육이 돋보이던 김영군.
아버지 죽인 거북이 앞에서 절규할 땐 
진짜 눈에서 피 흘리는 것 같았다. 
왓쳐 보고 나서 다른 드라마 영상들도 보게 됐는데 
항상 연기하는 인물이 미모를 덮어서 다른 사람처럼 보이고 들리는 서강준 연기 찬양.  

4형제라도 믿겠다 ㅋㅋ

#1회 주민들과 함께 하는 발랄한 영군 청년
영군       (짐 들며) 이거 어떻게 들고 오셨어요, 무거워서?
할머니    차근차근(??) 들었지(할머니 귀여우심^^)
영군       (찐웃음) 아핳핳

#4회 오상도 죽음 앞에서 장부 찾던 도치광에게
입으로는 아무 말도 없던데요 하면서 
눈으로는 ‘$%^&*$@#(욕)’을 하던 영군,
김재명 죽자마자 장부 찾던 박처장에게 
장부 얘기 없었어요 하던 치광과 
같은 장면 다른 느낌의 대비. 

# 6회 말 의심이 깊어진 영군이 얼굴에 핏기가 없다.

# 7회 의심과 믿음의 중간에도 할 일 하는 영군이
 “우리 팀장님 찾으러 왔습니다”

# 8회 아들 김영군
아버지 석방 날-안 가요? 부터 시작해서 
세월을 넘어 어린 아들 짜증이 제대로 묻어나던.
밥상 차려 바치면서 눈치 보는 사람은 세상에 부모라는 사람들 밖에 없지...
가석방 위원회에서 무슨 얘기했을까?

# 15회 머릿속이 시원해졌다면서 우는 건지 웃는 건지 오묘한 영군이
조수연이 아쉬워하며 떠날 때 전 회차를 통틀어 처음이자 마지막 환한 미소가...

영군 기준 살짝 긁힌 수준은 빼더라도
저렇게 맞고 살아 있다니 싶은 어마어마한 싸움 장면들.
얼굴에서 상처 떠날 일이 없는 영군이의 싸움 장면들은 후반부에 빛을 발하는데 
땀 한 방울 안 흘리며 미소를 날리는 싸움의 신 룩-이 아니라 
항상 맞으면서 싸우고 
죽기 살기로 덤비고 있어서 더 진짜 같다
-진짜 아프겠다 하면서도 계속 보고 있는 내 안의 변태 발견
 
# 10회 도치광과의 대결-감정 근육과 싸움 근육이 동시에 등장
# 12회 박 변호사 사무실-'영군이는 참지 않긔'가 절로 나오는 
# 13회 폐차장 
쓱 보러 간 영군이가 무쇠팔 붕대주먹으로 날아다닌다.
그렇게 맞고 뻗은 게 몇 시간 전인데 마치 처음인 듯 호기롭게 덤비는 깡패들도 어딘가 웃긴^^
# 16회 장해룡과의 결전은 진짜 동네 싸움 1열 관람. 

도치광
“도치광이 미치광이” (김강욱)
“한 명 찍으면 무슨 수를 써서든 잡아 넣으시는 분이(한태주).”
"팀장님, 정말 지옥 가실 거에요(김영군)."
"정말 늘 본론만 얘기하시네(한태주)."

“나는 옳은 일을 하고 있는 거예요.” 
이 말은 거북이와의 접점이기도 해서 알 수 없는 도치광을 보여주는 가장 간결한 고백이었다.  
정의는 상관없고 
자신이 피해를 입히고 
또 상처 받았던 적-
비리 경찰에 올인하는 비리수사팀장.
"이번엔 아니야. 끝까지 죄값 치르게 할 거야. 그러니까 미리 실망할 필요 없어"
그걸 위해 또 증거조작^^

항상 디테일로 감동을 주던 한석규인데
이전과는 다른 연기 변신이 있었다.
좀 야해졌다고나 할까^^
악보가 있는 것 같은데 악보와 반대로 연주해서 더 강렬해진 연주 같았다. 

형-으로 시작하던 김재명에게 건 공중전화는 
장소 때문에 초록물고기 생각이 났다.

-에이 그래도 야 죽이는 건 너무 했다
벨 누르고 도망가는 애기들 부르듯 장기 밀매 대부 김실장을 총손으로 까딱까딱 부르지 않나,  
장난 전화 거는 애 꿀밤 때리는 표정으로 증거조작해서 장시영을 체포하지 않나,
박처장 앞에서 해독제 주섬 주섬 들면서 에이 내 정신 좀 봐-하는데 
김치 갖다 드려야지-하는 줄^^

# 초반 박처장에게 눈으로 ‘개소리’를 또박또박 말하는 도치광

# 장시영 취조
오늘은 내 식대로 합니다 껌 좀 씹으며 들어갈 때부터 기선 제압 하더니
-난 진실을 밝힌다
-지금 니 선택 때문에
대사를 표정으로 먹어버리는.

# 박차장 취조 
한 마디 한 마디 표정과 함께 계속 돌려봤다. 
진짜 미치광이 도치광이 소리가 절로 나온다.
13회 엔딩-뭐라 해도 믿어질 알 수 없는 얼굴.

비록 눈을 시퍼렇게 뜨고 지켜보겠지만
거북이만 두 마리였던 장해룡 보다 
아름이 공식 인증 좋은 경찰이자 장차 진짜 좋은 경찰이 될 영군이와 같이 일하는 
운 좋은 도치광-아마 스스로도 걷잡을 수 없이 망가지고 싶을 것 같진 않으니까.

한태주
“이 냥반 끼면 아주 골치 아픈 일이 생겨, 마치 모든 사람들이 다치길 바라는 것처럼(도치광)”
“넌 늘 너 밖에 모르지(윤지훈)”

“몇 가지 정보를 흘리고 더러운 놈들 알아서 싸우다 죽기 바라는 게 다예요.”
"나 믿지 말아요, 나도 내가 어떤 선택할 지 모르니까."

자기 생각만 한다는 걸 일부러 무기로 쓰며 강함을 보여주고 싶어하는 한태주인데 
자신이 보여주고 싶어하는 외면적 강함 보다
큰 고통 속에서도 일관성 있는 진짜 강함이 있다. 
망가진 전남편이 저지른 범죄의 희생자가 된 상태에서도 
자기를 미워하는 게 힘이 된다면 응원하는 대범함. 
본능적으로 김영군을 아이라고 생각하면서도 
일할 때는 절대 하대하지 않는 꼰대력 제로의 
머리 굴리기 금메달 급의 유능한 변호사.

# 너 같은 걸 무서워 했다니. 
한태주를 깔 본 거북이의 패착이었겠지만
아무튼 시원한 한태주의 승리.   

김현주가 연기 못한 적이 없긴 하지만 한태주는 정말 놀라웠다. 

조수연
"경찰이 저러면 안되잖아요."

여기로 보내던데요-한 마디로 도치광을 무장해제시킨 정직함의 상징 조수연 경위.
한 마디 한 마디가 너무 나도 조수연 같아서 
연기를 잘한다 보다 어디서 실존인물 조수연을 데려다 놓은 것 같았다. 
무려 동시에 내린 세 가지 지시를 메모도 없이 수행하고 칭찬 받는 명석함,
내면의 '왜요?'를 접지 않은 덕분에 
도치광에게 첫 사건을 안겼다.
시키는 일도, 하고 싶은 말도 잘하는 능력자,
게다가 스파이짓을 하면서 미움도 안 받는 진심 소유자.
원칙이 아니라 경찰의 자세로 
심문은 실패했어도 수사는 항상 잘한 조수연 씨.
불법과 탈법 사이를 오가는 사람들에 둘러 싸여서도 
제대로 일하면 된다는 걸 보여주는 유일한 경찰이었다.

# 팀장님 혼자 계실 때는 어떻게 하셨..(예리한 조경위^^)
# ㅇㅎ 여기가 감찰이에요
# 영군이의 ‘5분만 주세요’에 두 번째 속고 머리를 찧는^^
# 야무지게 머리채 잡던 조수연 경장

염동숙
도치광은 경찰과 결이 안 맞는 사람이라고 했고, 
박진우는 기회주의자라고 했지만,
동기와 상관없이 패거리즘에 묻히지 않는 이런 사람
꼭 어딘가에 하나 씩 있었으면 좋겠다. 

장해룡과 민동기가 하던 '나와는 상관없는 일이야'가 장사회 시그니쳐 대사 같던데 
마지막에 그 말을 한 것 때문에 
혹시 장사회 열차를 탄 건 아닐지 좀 의심스럽지만...

# 도치광 팀장 우리 얘기 좀 해
# 내가 합의 본 건 아니잖아요, 우리가 검찰 좋아하는 일만 해야 하는 것도 아니구.
# 뭐 도와줄까

윤지훈
"윤지훈, 미쳤어요(한태주)."
겉은 단련돼 보이지만 보는 사람이 불안할 정도로 불안정하고 어딘가 무서운, 진짜 미친 사람. 

# 아까 보니까 마음에 화가 많으시던데..올인원 폐차장으로 가세요.
이 어울리지 않는 대사의 맥락을 아무렇지도 않게^^

장해룡
# 속도 위반
# 말 안 하면 살까?
# 장반장님의 영군이 영접(장반장은 알고 있다1)
# 아빠가 나쁜 놈들 전화를 받아서(장반장은 알고 있다2)

계기가 있어서 변하고 싶었지만 죄 값을 안 치러서 결국 감옥행.
영군이가 여러 번 콕 집어서 얘기해줬지만 
진짜 뻔뻔한 시조 거북이.

손병길
# 뒤 조심해
# 아름이한테 물어 봐
처음에는 살인범 자식으로 사는 것에 대한 답인 줄 알고 뭐 저런 미친 아빠가…했는데
이미 이 때부터 병길 씨는 김영군 순경에게 반했어^^

극악한 인간의 밑바닥을 보게 만드는 범죄가 주인공 같은 어두운 분위기지만
매 번 뜻밖의 웃음 포인트에 바로 터졌다. 
특히 영군이 유머 감각 완전 내 취향^^

# 그럼 간지러울까요
# 아름이 갖다 줄라구요
# 총 쏘면서 시민에게 전화 한 통 부탁하는 경찰-유머가 아니었다. 근데 왜 웃기냐고^^
# 집 안 나가겠네
# 오늘 비번이에요
# 얼마 전에 유치원 다녔던 것 같은데 그 새 많이 컸네요
# 그거 궁금해서 안 내려친 거냐(도치광)
# 남친 없었네
# 화장실이 어딨어요?
# 왜요, 왜~~? 아, 내 정신 좀 봐.(도치광)
# 무슨 소리야, 지가 먹었지(도치광)
# 일찍 나오셨네요
# 너도 참 성질 머리 급한 거 하구는..뭘 쳐다 봐. 빨리 기어 나와(도치광)

그냥 사랑하는 사이|2017 + 책갈피


갈등의 기술적 장치가 아닌
불행 그대로의 한 복판에서 시작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나쁜 사람 없이 저마다의 불행을 도우며 버텨가는 사람들 속에
문수와 강두가 있다.

있을 땐 몰랐고, 
깨달았을 땐 늦기도 했지만,
포기하지 않아서 아름다워진 인생이라니
현실 배경의 이쁜 동화 한 편. 
드라마 속 완진의 얘기를 빌리자면
세상에서 그런 걸 찾기 힘들어서 
이런 드라마들이 대신 보여주나 보다^^

맘만 먹으면 세상 모두가 원하는 남자친구 1위도 쉽게 차지할 것 같은 강두
진짜 귀여우니라 수고가 너무 많았던 문수
다크 숙자 버전의 숙희할멈
나타나면 언제나 시선을 빼앗고 마는 은하수 사장님
진짜 나쁜 놈인데 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는 정유택
그냥 얼굴만 봐도 사연이 보일 것 같은 문수 아빠
반짝반짝 빛나는 소미
-역시 나를 여러 번 보게 만드는 건 배우들. 
특히 우정 이상인 할멈과 강두 장면은 항상 명언과 명연기가 든든하다.
모르는 게 약 + 아는 게 힘은 나도 궁금했었어^^

강두를 위한, 숙희 씨의 7첩 반상


다시 보고 싶은 장면들 워낙 많아서 베스트를 꼽는 게 무의미이긴 한데 
다시 보고 싶어질 때를 위한 장면 모아두기. 

강두 베스트
1회 에이 씨...맛있다. 
3회 그건, 씨... 누구라도 상관을 해야지.
4회 그럼 나와요. 여기 비싸.
       연애 표정(문수 보고 가는 줄)으로 다가가서 할멈에게 등짝 맞으며 헤벌레한 강두
5회 넥타이 맬 줄 아냐? ㅎ 너나 나나.
       살아서 불행했던 사람들 인생은 어떻게 보상할 건데.
6회 그럼 이걸 니가 마셨지, 내가 마셨냐. 나 소주 안마시는데.
11회 정숙희...이름도 이쁘네, 우리 할멈.
        죽어서도 부려 먹냐.
14회 이상한데. 나 왜 불안하지.
15회 다시는 안 올게, 야, 마지막으로 얼굴 한 번 만 보자.
16회 거기가 어두웠잖아. 니가 이렇게 이쁠 줄 몰랐지.

문수 베스트
2회 괜찮겠어! ….. 죽으려면 나한테 말하고 죽어.
4회 말이랑 행동이랑 따로 노는 사람이었어.
6회 미안해 혼자 보게 해서...무서웠겠어.
       나 당근 먹는 남자 좋아해.
7회 놀랐잖아!
12회 아 뜨거워, 근데 맛있다.